성범죄 인정 황의조 '감옥행' 위기…외신도 "넷플릭스 범죄물의 끝", "한국 축구선수 유죄 시인" 일제히 보도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황의조가 불법촬영혐의를 시인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도록 사실상 읍소하는 가운데, 외신도 이를 빠르게 전하고 있다.
한국 축구 간판 스트라이커의 성범죄 혐의가 유죄로 사실상 인정되는 순간이다. 국가적인 망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 16일 "한국 축구 선수 황의조가 파트너와의 성관계를 몰래 촬영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며 "한국 검찰은 31살 공격수가 2022년 6월부터 9월 사이에 네 차례에 걸쳐 파트너 2명과의 성관계를 동의 없이 촬영했다고 말했다. 황의조는 수요일 서울 첫 재판에서 '실망스러움을 끼쳐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며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영상은 황의조의 형수가 지난 6월 그를 협박하기 위해 SNS에 공유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황의조가 형수를 고소한 후, 형수는 지난 9월 협박 혐의로 3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황의조가 불법적으로 영상을 촬영했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대한 기소가 진행됐다"고 황의조 혐의를 상세하게 소개했다.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 역시 황의조 사건을 다뤘다. 독자들은 지난달 알콜 중독 상태로 낯선 여성 앞에서 성추행을 저지른 전 프랑스 국가대표 위삼 벤 예데르와 비교하면서 황의조의 4년 구형이 솜방망이 아니냐는 댓글도 달았다.
황의조 사건을 '넷플릭스 범죄물' 수준으로 평가하며 지난 여름 자세하게 알린 글로벌 스포츠 미디어 '디 애슬레틱'도 황의조의 4년 구형 소식을 빠르게 알렸다.
'디 애슬레틱'은 지난 7월 불법 촬영 혐의로 밑바닥까지 추락한 황의조의 사연을 상세히 소개한 적이 있다.
디 애슬레틱은 당시 "황의조의 충격적 사연. 비밀 성관계 영상 혐의, 협박, 그리고 가족 사기까지"라는 제목을 통해 "넷플릭스 범죄 다큐멘터리에서 기대할 만한 스토리다. 협박 음모, 유출된 성관계 영상, 가족의 사기, 피해자에서 피고인이 된 국제 축구 선수의 이야기다. 해당 선수는 노팅엄 포레스트 소속으로 스페인에서 프리시즌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 황의조는 프리미어리그 노팅엄 소속이었다.
매체는 이어 "황의조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62경기나 출전한 선수로, 네 차례에 걸쳐 허락 없이 두 여성과의 성관계를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1월부터 대표팀에서 제외됐고, 유죄 판결이 내려질 경우 최대 징역 7년을 받을 수 있다"고 황의조의 현 상황을 설명했다.
아울러 "황의조는 법 어겼다는 혐의를 부인했다. 황의조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을 대표해 모든 경기에 출전한 선수였고, 10년 가까이 국제 무대에서 활약했다"라며 "프랑스 1부리그에서 강등된 보르도에서 2022년 여름 노팅엄으로 이적했으나 지난 2시즌 동안 2부리그 노리치 시티를 포함해 다른 4개 클럽에서 임대 생활을 했고, 노팅엄 공식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는 도중 전 연인이라고 밝힌 한 SNS 계정이 공개한 영상으로 인해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영상을 게시한 사람은 황의조의 전 애인 중 한 명이라고 주장했으며, 그가 수많은 여성과 관계를 맺고, 여성을 가스라이팅하고, 동의 없이 성관계를 비밀리에 촬영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황의조 매니지먼트사는 이러한 주장을 '근거 없는 루머와 성적 모욕'이라고 설명하며 익명 계정에 대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변호사를 고용했다. 황의조는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자필 성명에서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고, 게시물에 근거가 없으며, 공유한 사람도 모른다. 그 사람은 날 모욕하고 사생활 영상을 사용해 위협한 범죄자다'라고 밝혔다"며 황의조 측 대응 과정도 설명했다.
하지만 그간 혐의를 부인하고 여성들이 자신과 합의 아래 동영상 촬영했다고 주장했던 황의조는 16일 공판에 출석한 뒤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선처를 호소, 눈길을 끌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16일 황의조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으며 황의조는 측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재판부에 같은 취지의 의견서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의조가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이날 곧바로 결심 절차가 진행됐으며 검찰은 황의조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 5년간의 취업제한 명령도 부과해 달라고 요청했다.
황의조는 "제 잘못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를 드린다"며 "저를 아껴주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잘못된 처신으로 인해 실망을 끼쳐드려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어떤 잘못도 하지 않고, 축구선수로 최선의 노력을 하며 살아가겠다"며 "이번에 한해 최대한 선처해주시기를 간절히 청한다"고 호소했다.
다만 피해자 두 명 중 한 명은 황의조 측 합의에 응하지 않고 엄벌을 촉구하고 있어 황의조가 징역에 처해 감방살이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엄벌을 촉구한 피해자 측 변호사는 공판 후 "이런 범죄를 저질러선 안 된다는 걸 국민에게 선언하고 보여줄지는 법원의 선택"이라며 "피고인(황의조) 측과 합의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했다. 아울러 선고 공판이 왜 2개월이나 뒤로 미루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과 함께 튀르키예에서 뛰는 황의조의 스케줄에 너무 맞춰준 것 아니냐며 격분했다.
사진=연합뉴스 / 디 애슬레틱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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