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잡이 감독 앞에서…공격수 3인 ‘원톱 경쟁’

송지훈 2023. 3. 2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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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스트라이커 경쟁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황의조(31·서울)와 오현규(22·셀틱) 그리고 조규성(25·전북)까지, 이른바 ‘조-규-성 트리오’가 최전방 원톱 자리를 놓고 삼색 대결을 벌인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이 전술의 무게 추를 ‘화끈한 공격’에 두면서 나타난 긍정적 변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5위 한국은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16위)를 상대로 A매치 평가전을 치른다. 지난 24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콜롬비아(17위)를 상대로 한국 A매치 데뷔전(2-2무)을 치른 클린스만 감독의 두 번째 모의고사다.

황의조

24일 콜롬비아전은 신임 클린스만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의 지향점이 명확하게 드러난 한 판이었다. 전임자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완성한 ‘빌드업(build-up·패스 플레이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의 뼈대를 유지하되, 전방 압박을 강화했고, 역습 속도를 끌어올렸다. 최전방에서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다 볼을 빼앗으면 신속한 역습으로 상대 진영을 파고들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에이스’ 손흥민의 장점을 살리는 팀플레이로 전반에 2골을 수확했지만, 후반 초반 수비 집중력이 무너지며 2실점했다. ‘독일식 압박 축구’가 뿌리를 내리려면 90분 내내 체력과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측면을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가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 과정에서 스트라이커의 투지와 희생을 강조한다. 주위 동료들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한편, 적극적인 압박으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야 한다. 공격 상황에선 강력한 포스트플레이로 공간과 찬스를 열어주는 임무도 맡는다.

조규성

벤투 전 감독 재임 기간 축구대표팀 최전방은 황의조-조규성의 2파전이었지만, 카타르월드컵 이후 오현규의 존재감이 커졌다. 오현규는 친정팀 수원 삼성을 떠나 스코틀랜드 셀틱으로 이적한 뒤 유럽 무대에 연착륙(10경기 3골)하며 급성장했다. 특유의 저돌적인 플레이 스타일은 ‘매끈하다’는 느낌을 주는 두 선배(황의조·조규성)의 움직임과 비교되는 특징이다.

콜롬비아전에선 ‘카타르월드컵 2골 주인공’ 조규성이 선발로 낙점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조규성을 최전방에 세워두고 왕성한 활동량, 견고한 포스트플레이 능력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후반 15분엔 오현규를 대체 투입해 흐름에 변화를 줬다.

오현규

우루과이전에선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수준급 테크닉과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가 돋보이는 황의조를 어떤 방식으로든 테스트할 가능성이 크다. 카타르월드컵 이후 부상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스트라이커 중 A매치 최다 득점자(53경기 16골)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조규성은 “활동량을 높여 동료들이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현규는 “팀이 승리하는 동시에 골 욕심도 내면서 저돌적으로 뛰어보겠다”고 다짐했다. ‘벤투호 황태자’였다가 클린스만호에서 도전자 입장으로 출발한 황의조는 “다른 선수와 경쟁하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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