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홍명보 감독에 대한 비판, 선수에게도 타격…자제해야"

축구 국가대표팀 이강인이 10일 쿠웨이트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최종전에서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팀 사령탑인 홍명보 감독을 거론하며 그와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비난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이강인은 이날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두 번째 골을 책임져 4-0 완승을 이끌었다. 이강인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 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께서 감독님과 협회를 공격하신다"고 언급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저희도 협회 소속이고 감독님은 우리의 보스"라며 "그렇게 너무 비판을 하면 선수들에도 타격이 있다"고 했다. 이어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며 "그래야 월드컵에 가서 잘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강인은 기자회견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도 "기자분들 그리고 요즘은 유튜브 쪽에서 협회 얘기를 많이 한다"며 "비판하는 건 당연한 부분이지만, 너무 과도한 비판은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내가 국가대표가 되고 나서 오늘 경기장 빈자리가 가장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표팀 경기가 열리면 6만5000명 규모의 좌석이 가득 찼으나 이날 관중 수는 4만1911명이었다. 또 이날 경기 전 홍 감독의 얼굴이 전광판에 나오자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을 그라운드에서 직면한 이강인이 작심 발언을 통해 홍 감독과 협회를 두둔하고 나선 것이다. 이강인은 "선수들이 좀 더 행복하게, 그리고 많은 분께 더 행복을 드릴 수 있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조금만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선임 과정의 공정성 논란 속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논란이 확산하자 문화체육관광부가 홍 감독 선임 파문과 관련해 협회에 대해 감사를 하기도 했으나 홍 감독과 협회를 향한 비판적인 시선은 여전히 남아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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