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읽기] 중국이 먼저 판 깰 수도

중국이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다. 지난달 8일부터 한국인에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게 대표적이다. 상호주의가 아닌 중국의 일방적 조치로 수교 32년 만에 처음이다. 2주 후엔 무비자 체류 기간을 15일에서 30일로 늘리고, 사유도 기존 ‘관광과 비즈니스, 친지 방문’에 ‘교류 방문’을 추가했다. 꼭 우리에게만 그런 것도 아니다. 일본에도 화해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중국은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빚는 센카쿠(尖閣, 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에서 갈등을 최소화하려 노력 중이다. 일본 배타적경제수역 내 설치했던 부표를 밖으로 옮기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또 중국 군용기의 지난 8월 일본 영공 침범 사실을 인정하고 일본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도 허용키로 했다. 싸움닭 같은 중국의 전랑(戰狼) 외교 모습은 찾기 어렵다. 변화의 기저엔 트럼프의 귀환이 도사리고 있다.
![중국이 미·중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신화=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02/joongang/20241202002756775zost.jpg)
트럼프 2.0 시기의 충격에 대응키 위해 인접국 관리에 나선 모양새다. 한데 중국이 경우에 따라선 먼저 미·중 관계의 판을 깰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지난달 22일 제주평화연구원(원장 강영훈)이 ‘중국 정세 전망과 한·중 관계 발전’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 자리에서다. 중국은 현재 높은 청년 실업률과 경기 하강 등 국내 문제 해결을 위해 안정적 미·중 관계가 긴요하다.
그러나 트럼프의 압박이 가중되고 중국 내 위기관리 실패감이 고조될 경우 중국이 오히려 미·중 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최악의 경우 미·소 간 ‘쿠바 위기’를 연상시키는 강경 대응을 함으로써 미 정부가 중국의 레드 라인을 진정으로 이해하게끔 할 수 있다”는 말이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지도자를 넘어 글로벌 리더를 꿈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미 대통령과 다시 만날 때 1기의 수세적인 자세와는 달리 이번엔 보다 자신감을 갖고 공세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 또한 크다고 한다. 이래저래 내년 초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간 격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관건은 우리의 처신이다. 일각에선 양다리 걸치기보다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전략적 모호성이 아닌 명확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미국 편에 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1989년 천안문(天安門) 사태 때 중국 제재를 주도한 미국이 다른 나라 몰래 중국과 가장 먼저 거래했던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섣불리 총대를 메는 우(愚)를 우리가 굳이 범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유상철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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