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남" 장인 어른에 막말하는 남편의 본심
[이준목 기자]
아내와 장인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망언을 퍼붓는 역대급 불통 남편이 등장했다, 그러고도 자신은 그저 솔직한 것뿐이고, 오히려 자신이 참다 못해서 폭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 남편의 심리는 대체 무엇일까.
9일 방송된 MBC 부부상담 솔루션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는 '당신의 가시돋친 솔직함, 따끔 부부'편이 그려졌다.
|
|
| ▲ 방송 장면 갈무리 |
| ⓒ MBC |
부부의 일상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남편은 중공업 회사에 다녔고, 아내는 팥빙수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아내는 친정아버지의 노후자금까지 지원받아 어렵게 가게를 열었지만, 정작 수익은 저조했고 덩달아 가사와 육아에 소홀해지면서 남편과 갈등을 빚고 있었다.
부부는 오랫동안 소통상의 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이었다. 촬영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이혼서류를 앞에 두고 논의하고 있었다.
부부는 과거 생활비 문제로 '내 돈이냐, 네 돈이냐'며 언쟁을 주고받다가 사소한 표현이 빌미가 되어 큰 싸움까지 번졌다. 아내는 언쟁 중 자신의 순간적인 반말 호칭에 예민한 남편이 크게 분노해 크게 화를 냈고, 당시 공포감을 느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반면 남편은 아내가 뭔가 한 가지 표현에 꽂히면 다른 이야기는 전혀 듣지 않는다며 상반된 입장차이를 드러냈다.
답답했던 남편은 다음날 휴대전화로 녹음한 아내와의 대화를 천천히 복기했지만, 여전히 아내와 이렇게 관계가 틀어진 원인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내는 남편이 처음 크게 화를 냈던 그날 이후, 여전히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두통을 호소했고 남편과의 대화를 두려워했다.
부부의 또 다른 갈등은 남편과 장인의 불화였다. 장인은 예전부터 사위의 거친 화법으로 인하여 아내 못지않게 여러 번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과거에 남편은 장사가 잘 안되고 있는 아내의 팥빙수 가게 문제를 상의하던 장인에게 "솔직히 헛짓거리하는 것 같다"라는 무례한 표현을 사용했다. 또 장인은 어른이 건네준 돈봉투를 남편이 한 손으로 건네받는 결례를 저질렀던 일화를 거론하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
|
| ▲ 방송 장면 갈무리 |
| ⓒ MBC |
진전이 없는 고구마 대화에 남편과 장인의 감정은 점점 격해졌다. 지켜보던 아내는 두려움과 답답함에 괴로운 듯 귀를 막아버렸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와 장인은 원하는 대답이 정해져 있다. 저는 그러기 싫다. 그건 제가 아니라 상대에게 맞춰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남편은 장인과 사위 관계에 대하여 "어차피 남"이라고 해 장인과 아내는 물론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패널들까지 모두 충격에 빠졌다. 급기야 남편은 대화가 막히자 장인 앞에서도 언성을 높이며 격한 분노를 드러냈다.
아내는 "남편은 항상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고 뒤에 설명한다. 저도 친정아버지도, 결론만 듣고 그 단어에 꽂히면 그 뒤의 이야기에 안 들린다"고 토로했다. 반면 남편은 '남'이라는 의미에 대해 "남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제가 생각하는 가족은 제가 직접 돌볼 수 있는 아내와 자녀들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제 부모님이 진짜 남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냐"고 해명했다.
이어 "아내와 장인은 아무렇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인데 상처를 받고 화를 낸다. 그 정도로 자기 자신에게 자신감이 없는 것"이라며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상대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남편은 직장에서도 부적절한 말투와 표현 때문에 동료에게 오해를 사거나 트러블이 생긴 경우가 잦았다. 심각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오은영은 "아주 냉철하고 날카롭게 문제의 본질을 이야기하겠다"며 "남편이 직장에서 잘 지낼 수 있는 건 주변 사람들이 잘 참아주고 이해하는 '보살'이기 때문"이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오은영은 "남편은 성인이다. 주변 사람들의 이해를 요구하며 지내는 건 어린아이들에게나 해당하는 것이다. 남편은 성인이니까 계속해서 주변의 이해를 구하기보다는 본인이 바뀌어야 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이 말을 하면 상대가 기분 나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난 원래 이런 사람이다''내 진심이니까 이렇게 말한다'는 식이다. 그래서 남편은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게 솔직한 것이고, 좋게 말해주는 건 '가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남편이 장인에게 구사했던 '헛짓거리'라는 단어의 사전적 정의는, '헛되거나 쓸모없는 행동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었다. 단어 자체부터가 상대방, 특히 어른에게는 함부로 써서는 안 되는 비하적인 표현이었다. 오은영은 이를 설명하며 "남편은 단어의 정확한 뜻을 잘 모르는 게 너무 많다. 그리고 본인만의 해석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말한다"고 남편의 잘못된 대화 방식을 지적했다.
이어 "내가 이 말을 했을 때 상대방이 기분 나쁠 걸 뻔히 알면서도 하는 건 '공격'이다. 다듬어서 표현하는 건 가식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배려'"라고 설명하며 "남편의 말에는 배려가 없다. 그런데 본인은 솔직하다고 생각한다. 가식과 배려에 대한 개념정립이 되어있지 않으면 남편의 문제는 반복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인과의 돈봉투 사건을 두고는 '행동'과 '생각' '감정'으로 나누어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돈봉투를 받았을 때 한 손이냐 두 손이냐, 일어났냐 앉았냐는 하나도 중요한 게 아니다. 문제는 감사함의 표현이 빠져있다는 거다"라고 핵심을 일깨웠다.
|
|
| ▲ 방송 장면 갈무리 |
| ⓒ MBC |
잠시 혼돈에 빠졌던 남편은 오은영의 긴 설명을 듣고 난 후에야 비로소 자신의 실수를 이해했다. 오은영은 "마음은 마음으로 다가가야 하는데 남편은 모든 걸 행동의 변화로만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리검사에서도 남편은 불만감이 컸고 무성의하고 방어적인 태도로 조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남편은 정서성이 미분화(감정표현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되었다는 진단이 나왔고, 타인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고 둔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일상관찰 영상을 지켜본 남편은 비로소 "제가 너무 답만 찾으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나 해야 할 일만 찾고 있고, 아내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제대로 안 들어준 것 같다. 저도 영상을 보면서 제 자신이 갑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깊이 반성했다.
부부를 위한 최종 힐링리포트가 내려졌다. 오은영은 남편에게 "솔직함과 무례함을 구분할 것"이라는 솔루션을 내리며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잘 다듬어 표현하는 건 가식이나 위선이 아니다"라고 당부했다. 또한 아내에게는 친정아버지의 노후자금을 지원받아 운영하는 가게를 좀 더 현실적이고 책임감 있게 운영하라고 조언했다.
남편은 "유익한 시간이었다. 결혼생활을 13년을 정리하면서 앞으로의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하며 아내에게 "앞으로는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마음은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내 역시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여기서 다 해주셔서 묵은 체증이 내려갔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남편은 모든 솔루션을 마친 뒤, 장인어른에게도 전화를 걸어 그동안의 실수와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죄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행히 장인은 기쁜 마음으로 사위의 사과를 흔쾌히 받아들였고, 지켜보던 아내도 미소를 되찾았다. 남편은 "앞으로도 제가 더 노력해보겠다"고 약속하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고교 최강 만난 몬스터즈... 승리 확률 고작 30%?
- 계엄군이 선관위 찾은 이유... 윤석열, 음모론 심취했나
- 장기 자랑 앞두고 찔끔, 요실금 앓는 소녀의 속사정
- 이효리 뮤비보며 꿈 키운 감독 "임신·출산으로 선례 되고파"
- 윤석열 탄핵집회에 꼭 알고 가야 할 '플레이리스트' 5곡
- 97년생 촛불집회 사회자가 밝힌 선곡 비하인드
- "내란으로 영화제 멈추는 줄..." 역대 최다 관객 동원한 서독제
- "욕하면서 본 건 처음"... '워크맨' 최악 평점에 구독자 항의까지
- 교장 선생님 스포츠카 박은 고등학생들의 최후
- 결혼 2주 앞두고 본 '계약결혼'의 전말... 잘살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