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집으로 돌아온 아티스트 이찬혁, 무섭게 성장했다
[유정렬 기자]
현시점, 남자 가수 한정 국힙 원탑은 이찬혁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를 보고 있노라면 시대를 풍미했던 몇몇 가수들의 이미지가 겹쳐 지나간다.
먼저,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 면에서는 GD가 떠오른다. 지향하는 장르는 다르지만, 무대 위에서 이찬혁이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그의 힙함과 괴짜스러움을 꽤 닮았다.
GD를 따라 하는 듯한 이찬혁의 모습을 보며 팬들이 얄궂은 댓글로 그를 놀렸던 것도 사실이다. 동생 이수현과 악뮤로 활동하던 시기, 한 유튜브 영상에 달린 베스트 댓글이 있다. 이는 물론 찬혁을 조롱하는 뉘앙스는 전혀 아니었다.
"CD를 삼킨 수현, GD를 삼킨 찬혁"
당시 새로운 시도를 하기 시작한 어린 나이의 찬혁 군을 응원하는 메시지임은 분명하다. 다만, 청량하고 매력적인 보이스로 사랑받았던 동생 수현에 비한다면 오빠 찬혁의 존재감이 다소 희미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의 노력하는 모습을 엄마 미소로 바라보면서도, 한편으로는 약간의 걱정 아닌 걱정을 하게 되는 마음. 그 복합적인 감정이 응축되어 만들어진 밈이 아닐까 싶다.
GD를 흉내 낸다는 뉘앙스의 댓글이 사라진 시점은 그의 솔로 1집 < ERROR >가 나왔을 때다. 첫 솔로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실험적인 음악으로 가득 차 있다. 예상 밖으로 대중적이지 않은 그의 음악적 색채는 낯설고 신선했다. 어느 누구도 삼키지 않은 '이찬혁'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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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수 이찬혁의 정규 솔로 2집이 발매되었다 |
| ⓒ 유튜브채널 악뮤 갈무리 |
이번 신보에 수록된 전곡을 이찬혁이 직접 작곡, 작사, 프로듀싱했다. 1집이 색을 빼는 과정이었다면, 이번에는 한층 이찬혁 고유의 색이 진해졌다. 그리고 가사는 더 깊어졌다. 타이틀곡 '비비드라라러브'는 "진실되고 이상적인 사랑이 실재하는가"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가장 신기한 부분은, 그의 음악이 꽤 실험적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대중이 듣기에도 거부감이 없다는 점이다. 자신의 색을 지키면서도 대중의 마음을 건드리는 음악을 한다는 점에서, 그는 분명 천재다. 철학적인 가사이지만 결코 어설프지 않고, 충분한 고뇌의 흔적이 드러나 있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음원 사이트에서 듣는 것도 좋지만, 뮤직비디오로 감상하기를 권한다. 수록된 음악만큼이나 뮤비도 훌륭하다. 디스토피아적이면서도 과거 199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연출이 무척 흡입력 있다. 촌스럽지 않은 레트로 감성, 듣기만 하는 음악이 아닌 '보면서 듣는 종합 예술'의 경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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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집 수록곡 '돌아버렸어'의 한 장면 |
| ⓒ 유튜브채널 악뮤 갈무리 |
세상 어느 곳에도 없는 자신만의 음악을 들려주고, 보여주려는 가수 이찬혁. 기타를 튕기며 다리 꼬지 말라고 순수하게 노래했던 그가, 어엿한 성인 아티스트가 되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음악을 하는 것 같은데 너무도 대중적인, 희망만을 노래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절망적이지도 않은. 이렇게 밖에는 딱히 지금의 그를 수식할 만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음악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무섭도록 성장하고 있는 아티스트 이찬혁. 앞으로 공개될 뮤직비디오는 물론이고, 차기 앨범들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한층 깊어진 이야기를 담아낸 가사와 독창적인 그의 음악에 흠뻑 취한 팬의 한 사람으로서, 앞으로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앞으로도 찬혁이 하고 싶은 대로 계속 다 해!"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와 개인 SNS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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