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을 수미로' 페예노르트가 보여준 대표팀 중원 '새로운 가능성'

김희준 기자 2024. 10. 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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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표팀에서 스트라이커와 함께 가장 큰 고민은 수비형 미드필더다.

대표팀 붙박이 미드필더인 황인범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우려는 시도도 있었다.

어쩌면 대표팀의 오랜 고민거리인 수비형 미드필더에 대한 해법도 황인범이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황인범 앞에서 너른 활동량으로 상대 수비를 끌어들일 저돌적인 미드필더가 필수이며, 대표팀과 K리그 선수 중에는 이러한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 분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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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페예노르트).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현재 대표팀에서 스트라이커와 함께 가장 큰 고민은 수비형 미드필더다.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를 책임지던 정우영은 황혼기를 보내고, 박용우도 현재 31세로 2년 뒤 월드컵에서 몸 상태를 장담하기 힘들다. 이후에는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로 분류할 만한 선수들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대표팀 붙박이 미드필더인 황인범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우려는 시도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공격적인 전술을 시도할 때 황인범을 홀로 3선에 배치하는 4-1-4-1 전형을 사용했다. 그런 클린스만 감독조차 해당 전술을 약팀과 경기에서만 사용했을 뿐 웬만하면 황인범을 보좌할 수비형 미드필더를 함께 기용했다.


황인범이 실력을 100% 발휘하기 위해서는 수비 부담을 줄여줄 선수가 필수적이다. 이왕이면 체격이 좋은 선수가 옆에 있는 게 좋다. 벤투 감독이 정우영을 황인범 옆에 배치해 명확한 역할 분담을 시킨 게 그 예다. 황인범의 기량을 온전히 살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새로운 수비형 미드필더를 찾는 거다.


다른 방법도 있다. 페예노르트는 지난 몇 경기를 통해 해법을 제시했다. 6일 열린 페예노르트와 트벤터 경기에서 황인범은 수비형 미드필더에 가깝게 나왔다. 퀸턴 팀버르, 안토니 밀람보가 황인범보다 반 칸 정도 높은 곳에서 너른 활동량을 가져갔다. 황인범은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공을 소유해 전체적인 경기를 조율했고, 이따금 팀버르와 위치를 바꿔 공격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그 결과 기점패스 1개와 득점 1개로 팀의 2-1 승리를 견인할 수 있었다.


황인범(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황인범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우고 양옆에 저돌적이고 활동량 좋은 미드필더를 세우면 가장 좋다. 이번에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만 놓고 보면 공중 경합의 불리함을 감수하더라도 이재성이나 홍현석처럼 활동량이 많고 공수에 널리 기여할 수 있는 선수들을 조합해 황인범의 자유도를 높이는 방법이 가능하다.


이왕이면 정호연이나 고승범 같이 수비적으로 보다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선수가 함께 배치되는 편이 좋다.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니라도 공간 이해도와 수비력이 좋다면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상기한 두 선수는 활동량이 좋고 체격 조건도 상대적으로 탄탄하다.


장기적으로 가장 좋은 파트너가 될 만한 선수는 권혁규다. 권혁규는 이번 시즌 셀틱에서 히버니언으로 임대를 떠나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192cm, 86kg으로 체격 조건이 좋아 수비형 미드필더도 소화할 수 있지만 기동력을 발휘할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될 때 실력을 발휘한다. 마냥 수비적으로 머물기보다 황인범과 자유자재로 위치를 바꿔가며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형태로 중원을 구성한다면 대표팀에서 시너지가 날 걸로 기대된다.


권혁규(히버니언). 게티이미지코리아

황인범은 대표팀에서 대체 불가능에 가까운 선수로 현재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네덜란드 리그에서도 수위급임을 증명하며 자신감도 붙었다. 어쩌면 대표팀의 오랜 고민거리인 수비형 미드필더에 대한 해법도 황인범이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황인범 앞에서 너른 활동량으로 상대 수비를 끌어들일 저돌적인 미드필더가 필수이며, 대표팀과 K리그 선수 중에는 이러한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 분명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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