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설정 장수펀드, 수익률 816%…“장기투자 원칙 고수 영향”
장수펀드, 비교 지수 연환산수익률 2배 기록
장수펀드의 설정 연도별 평균 누적수익률이 최고 816%(2002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KCGI자산운용에 따르면 제로인이 제공하는 펀드데이터를 기준으로 2001년 이후 설정된 국내주식형펀드 668개 중 지수연계펀드를 제외하고 설정액 500억원을 넘고 설정 후 10년이상 경과된 45개 펀드의 8월 말 기준 수익률과 변동성 지표 등을 분석한 결과, 2002년 설정된 장수펀드의 평균 누적수익률은 816.0%를 기록했다.
2004년 설정된 장수펀드의 평균 누적수익률도 634.7%에 달했다. 이어 2001년(477.2%), 2005년(437.8%), 2003년(331.7%), 2006년(303.2%) 순으로 높았다.
상대비교를 위해 누적수익률을 연복리 수익률로 환산한 결과 장수펀드의 연환산수익률은 7.4%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 등 비교 지수의 연환산수익률이 4.0% 였음을 감안하면 2배 가까운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설정액 500억 미만 펀드의 연환산수익률은 5.9%, 설정액이 500억 미만이고 설정 기간이 10년이 되지 않은 펀드의 연환산수익률은 4.7% 임을 감안하면 장수 펀드의 수익률이 일반펀드보다 높았다.
손실확률도 낮게 나타났다. 45개 장수 펀드 모두가 8월 말 기준 설정일 이후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했고 40개 펀드가 비교 지수 수익률을 상회했다.
단기 성과는 평균적으로 비교 지수 대비 좋지 않았으나 3년 이상 장기 성과는 좋았다. 1년 성과를 보면 비교 지수를 상회하는 펀드는 45개 중 20개로 절반이 안됐지만 5년 성과는 37개로 82%가 비교 지수를 상회했다. 설정 이후로는 40개펀드, 89%가 비교지수 대비 좋은 성과를 냈다.
이는 시장 변동에 적절한 대응과 리스크 관리 영향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펀드가 기대 수익률보다 얼마나 더 높은 수익을 냈는가를 측정하는 지표로 많이 사용되는 젠센의 알파 값을 보면 장수 펀드의 알파 값은 5년 3.7%, 10년 2.4%로 같은 기간 장수펀드를 제외한 펀드들의 알파값을 상회했다.
알파값이 플러스면 펀드매니저의 매매타이밍과 종목 선정능력이 우수해 시장대비 기대수익률 대비 높은 성과를 냄을 의미한다. 매매타이밍이나 종목선정 능력에서 일반펀드 대비 우수했다는 의미로 해석 될 수 있다.
장수펀드들은 시장대비 민감도는 낮게 나타났다. 과거 수익률 변동성을 보여주는 표준편차는 시장과 비슷했으나 시장대비 수익률 민감도가 큰가를 보여주는 베타값은 0.87~0.93%로 낮았다.
베타는 시장변화에 대한 펀드수익률의 민감도를 나태내는 지표로 코스피200지수를 시장으로 간주하고 지수가 1% 변할 때 펀드수익률이 몇 % 변하는지를 보는 지표다.
베타값이 1인 펀드는 종합주가지수와 평균적으로 동일한 방향으로 동일한 비율만큼 움직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타값이 0.87%라면 지수가 1% 움직일때 같은 방향으로 0.87% 만 움직인다는 의미이다. 시장대비 민감도가 덜하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액티브 펀드매니저들은 시장하락기에는 민감도가 낮은 포트폴리오를 편입하고 시장 상승기에는 민감도가 높은 포트폴리오를 편입해 시장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을 추구한다.
베타값이 작으면서 알파값이 크다는 것은 시장 민감도가 덜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적절한 시점에 종목 선택과 매매를 통해 초과 수익을 내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꾸준히 실행해 왔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장수펀드의 투자대상별 펀드 설정액 및 펀드수는 일반주식형이 가장 많았다. 일반주식형은 4조877억원이 설정돼 전체 장수펀드의 58%를 차지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테마주식형에 투자하는 펀드는 6954억원으로 10% 수준으로 낮은 편이었고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중소형주식형은 2632억원으로 4%에 불과했다.
일반주식형의 연환산 수익률은 6.98%로 비교지수의 연환산수익률 4.21% 대비 2.77%의 초과수익률을 기록했다. 베타는 0.9%로 지수대비 낮은 민감도를 보였다. 반면 테마주식형은 연환산 수익률 6.0%로 비교지수의 연환산 수익률 5.01% 대비 0.99%포인트를 초과하는 데 그쳤다.
장수펀드인 ‘KCGI코리아증권1호’(설정 12년차, 연환산 수익률 7.66%, 베타 0.94%)와 ‘KCGI코리아퇴직연금자’(설정 11년차, 연환산 수익률 6.21%,베타 0.92%)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김홍석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장수 펀드의 성과는 훈련된 펀드매니저가 장기투자 관점에서 자산배분과 종목 선정 및 매매에서 원칙(discipline)을 잘 지켜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수에 연동된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주가 과열기나 과도한 하락기에도 무조건 비중대로 매수, 매도를 하는 반면 액티브 펀드는 운용역의 종합적인 판단과 원칙에 따라 운용을 함으로써 초과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며 “장기투자시에는 액티브펀드가 지수 연동 ETF나 패시브펀드보다 유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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