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혼자 있다"…주민센터 직원에 '음란 편지' 건넨 노인

장구슬 2024. 9. 23.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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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센터 직원이 받은 편지 일부. 사진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노인에게 음담패설을 적힌 편지를 받았다는 주민센터 직원의 사연이 온라인상에서 퍼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1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애인 구하는 할아버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주민센터에 근무한다고 밝힌 A씨가 작성한 것으로, A씨는 근무 중에 한 할아버지 민원인으로부터 봉투 하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편지라고 생각하고 열어 본 A씨는 “성희롱당한 기분”이라며 분노했다.

봉투 안에 든 종이 4장에는 성적인 행위를 적나라하게 적어놓은 음담패설이 가득했다.

공개된 종이엔 “전화하세요. 그러면 ○○이가 마당으로 나갈게요. 토요일과 일요일 저녁에는 아무도 안 오고 혼자 있습니다. 인천에서 사는 동생 있는데 동생은 두 달에 한 번씩 토요일과 일요일은 안 오고 다른 날 옵니다. ○○과 애인한다면…”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A씨는 “충격을 받아서 가만히 있다가 옆에 직원을 불러서 (할아버지를) 쫓아냈다”며 “옆에 직원이 ‘뭘 원하시냐’고 물어보니까, 애인을 구한다더라. 왜 여기서 애인을 찾냐”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쫓겨난 할아버지는 주민센터를 다시 찾아와 “애인을 구할 수 없느냐”고 재차 물었다.

A씨는 “할아버지를 신고하려니까 팀장님들이 말렸다”며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하더라. 신고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별로 소용없을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은 “공무원 극한 직업이다” “성희롱 맞다. 신고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공무원을 상대로 한 악성 민원은 연평균 4만을 훌쩍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6년간 전국적으로 24만9714건의 민원인 위법행위가 발생했다. 이 중 욕설과 협박이 22만8837건(연평균 3만8000여건)으로 가장 많았다. 성희롱과 폭행은 각각 2851건(연평균 475건)과 1614(연평균 269건)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 5월 악성 민원에 따른 공무원 피해를 줄이고자 악성 민원 방지 및 공무원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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