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 ‘러시아 파병’ 공식 인정…‘북러 혈맹’에 한반도 휘감는 전운
최은희 2024. 10. 19. 16:06
北 억양으로 “나오라”…우크라 “파병 북한군 영상 입수” 공개
러, 北 ICBM 기술 제공 가능성도…美 백악관 “사실이라면 매우 우려”
“북한 특수부대원 1500여명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 파견이 시작된 사실을 확인했다”
국가정보원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인정했다. 북한이 특수부대 1500여명을 시작으로 향후 파병할 규모가 1만여 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북·러 관계가 전장에서 함께 싸우는 혈맹(血盟)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북·러 간 밀착이 가속화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 긴장도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국정원은 18일 “북한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했다”며 “북한군의 참전 개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 지상군의 대규모 파병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미 1500명이 청진·함흥·무수단 인근 지역에서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상륙함 4척 및 호위함 3척을 이용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동했다. 조만간 2차 수송 작전이 진행된다고 국정원은 예상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같은 날 긴급 안보회의를 열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과 회의 참석자들은 상황을 좌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北 억양으로 “나오라”…우크라 “파병 북한군 영상 입수” 공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모습을 담은 영상도 공개됐다.
우크라이나군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는 18일(현지시간)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에서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군 장비를 수령하는 영상을 새롭게 입수했다며 영상을 게재했다.
공개한 27초 분량의 영상에는 동양인 군인들이 줄지어 러시아군 보급품을 수령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곳곳에는 “넘어가지 말거라”, “나오라 야”, “야, 야, 야” 같은 북한 억양의 어투들이 청취됐다.SPRAVDI는 영상이 입수된 지 72시간도 안 되는 것이라면서 영상 속 북한 군인들이 연해주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에서 우크라이나 배치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이 실제 북한군인지는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AFP통신에 “러시아가 더 크고 긴 전쟁을 원하면서 동맹국을 끌어들이려 한다는 사실이 재차 입증됐다”며 주장했다. 또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도 “텔레그램의 친러시아군 계정인 ‘파라팩스’(ParaPax)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이 훈련 중이라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며 “이 영상에서는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 수십 명이 군사기지에 들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러, 北 ICBM 기술 제공 가능성도…美 백악관 “사실이라면 매우 우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6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유사시 상호 군사개입에 합의했다. 북한은 이전까지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간접적으로 관여해 왔으나, 이번 전투병 파병으로 사실상 참전국이 됐다는 평가다. 북한까지 뛰어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장기화에 더해 확전 흐름으로까지 치닫게 됐다. 향후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의 자동 참전이 이뤄지는 ‘혈맹’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위한 기술 뿐 아니라 핵잠수함, 군사정찰위성 등 첨단 군사기술을 러시아로부터 제공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이 러시아 장비와 군사기술을 습득하면서 ‘군 현대화’를 이룰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지난해부터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주장하며 최근 남북 육로 단절 및 ‘요새화’를 선언하고 나선 것은 이번 파병을 위한 준비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백악관은 북한의 대규모 러시아 파병 소식에 우려를 표했다.
숀 사벳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각) “우리는 이러한 보도들이 정확한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전제를 달아 “고도로 우려한다”(highly concerned)는 반응을 내놨다. 이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에서 위험한 전개일 것”이라며 “북한이 러시아에 합세한다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이러한 극적인 움직임의 함의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 소식을 우려하며 향후 대응 조치를 시사했다.
미국의소리(VOS)에 따르면 피터 스타노 EU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각) 북한의 러시아 대규모 파병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내 북한 병력 개입 가능성에 대한 보도를 주목하고 있다”며 “확인 시 추가 EU 제재 고려 등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러, 北 ICBM 기술 제공 가능성도…美 백악관 “사실이라면 매우 우려”
“북한 특수부대원 1500여명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 파견이 시작된 사실을 확인했다”
국가정보원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인정했다. 북한이 특수부대 1500여명을 시작으로 향후 파병할 규모가 1만여 명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북·러 관계가 전장에서 함께 싸우는 혈맹(血盟)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북·러 간 밀착이 가속화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 긴장도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국정원은 18일 “북한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했다”며 “북한군의 참전 개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한 지상군의 대규모 파병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미 1500명이 청진·함흥·무수단 인근 지역에서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상륙함 4척 및 호위함 3척을 이용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동했다. 조만간 2차 수송 작전이 진행된다고 국정원은 예상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같은 날 긴급 안보회의를 열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과 회의 참석자들은 상황을 좌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北 억양으로 “나오라”…우크라 “파병 북한군 영상 입수” 공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모습을 담은 영상도 공개됐다.
우크라이나군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는 18일(현지시간)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에서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군 장비를 수령하는 영상을 새롭게 입수했다며 영상을 게재했다.
공개한 27초 분량의 영상에는 동양인 군인들이 줄지어 러시아군 보급품을 수령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 곳곳에는 “넘어가지 말거라”, “나오라 야”, “야, 야, 야” 같은 북한 억양의 어투들이 청취됐다.SPRAVDI는 영상이 입수된 지 72시간도 안 되는 것이라면서 영상 속 북한 군인들이 연해주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에서 우크라이나 배치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이 실제 북한군인지는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AFP통신에 “러시아가 더 크고 긴 전쟁을 원하면서 동맹국을 끌어들이려 한다는 사실이 재차 입증됐다”며 주장했다. 또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도 “텔레그램의 친러시아군 계정인 ‘파라팩스’(ParaPax)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이 훈련 중이라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며 “이 영상에서는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 수십 명이 군사기지에 들어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러, 北 ICBM 기술 제공 가능성도…美 백악관 “사실이라면 매우 우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6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유사시 상호 군사개입에 합의했다. 북한은 이전까지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간접적으로 관여해 왔으나, 이번 전투병 파병으로 사실상 참전국이 됐다는 평가다. 북한까지 뛰어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장기화에 더해 확전 흐름으로까지 치닫게 됐다. 향후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의 자동 참전이 이뤄지는 ‘혈맹’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위한 기술 뿐 아니라 핵잠수함, 군사정찰위성 등 첨단 군사기술을 러시아로부터 제공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이 러시아 장비와 군사기술을 습득하면서 ‘군 현대화’를 이룰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지난해부터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주장하며 최근 남북 육로 단절 및 ‘요새화’를 선언하고 나선 것은 이번 파병을 위한 준비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백악관은 북한의 대규모 러시아 파병 소식에 우려를 표했다.
숀 사벳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각) “우리는 이러한 보도들이 정확한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전제를 달아 “고도로 우려한다”(highly concerned)는 반응을 내놨다. 이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에서 위험한 전개일 것”이라며 “북한이 러시아에 합세한다면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이러한 극적인 움직임의 함의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 소식을 우려하며 향후 대응 조치를 시사했다.
미국의소리(VOS)에 따르면 피터 스타노 EU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각) 북한의 러시아 대규모 파병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내 북한 병력 개입 가능성에 대한 보도를 주목하고 있다”며 “확인 시 추가 EU 제재 고려 등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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