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결장' 손흥민 공백 너무 컸다…토트넘 '와르르' 2연패

김현기 기자 2024. 10. 28.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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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이 예고대로 2경기 연속 결장한 가운데, 그의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도 손흥민 공백을 절감하며 적지에서 충격패했다.

빅6 중 하나로 꼽히는 클럽치고는 초라한 행보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9경기 가운데 벌써 4번째 패배를 당했다. 특히 이번엔 상대팀이 강등권 구단으로 토트넘전에서 시즌 첫 승을 챙겼다는 점에서 타격이 더욱 크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지휘하고 있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대로 손흥민이 선발은 물론 교체명단에서도 빠졌다.

손흥민은 28일 영국 런던 셀허스트파크에서 끝난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결장했다.

토트넘은 역대 크리스털 팰리스와 맞대결에서 16경기 9골 2도움으로 매우 강했던 손흥민을 투입하기 위해 직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그를 빼놓고 경기하는 결단을 내렸으나 손흥민은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손흥민 결장은 앞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크리스털 팰리스전 사전 기자회견을 통해 예고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손흥민의 크리스털 팰리스전 결장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알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어젯밤 경기(유로파리그 AZ알크마르전) 뛴 선수들은 모두 괜찮다. 오랫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일부 선수들이 피로를 느낀 것 외에 다른 이슈는 없었다"며 "쏘니(손흥민)의 상태는 아직 온전하지 않다. 손흥민의 몸 상태는 100%가 아니다. 손흥민은 오늘 훈련에 참가하지 않을 예정이기 때문에 그가 크리스털 팰리스전에 출전할 가능성은 낮다. 이후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손흥민 부상은 지난달 27일 홈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본선 1차전 가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의 홈 경기에서 비롯됐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뒤 후반 중반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 아웃됐다. 당시 손흥민은 토트넘이 2-0으로 앞서던 후반 중반 슈팅을 날렸고 이걸 상대 골키퍼가 쳐내자 토트넘 스트라이커 도미니크 솔란케가 재차 슈팅해 득점했다. UEFA 규정에 따라 먼저 슈팅한 손흥민이 어시스트를 올렸다.

그런 기분 좋은 순간은 잠깐이었고 곧장 그라운드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더니 교체를 자청했다.

이후 손흥민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페렌츠바로시전(유로파리그), 브라이턴전 등 3차례 공식전에 연달아 빠졌다. 지난 10일과 15일에 있었던 국가대표팀의 2026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3~4차전 명단에서도 제외되는 등 재활을 위해 대표팀까지 빠지는 초강수를 뒀다.

다행히 A매치 브레이크 직후 열린 지난 19일 웨스트햄과의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홈경기에 복귀했다. 화려한 복귀전이었다. 한 골을 넣고 자책골을 유도하는 등 후반에 펄펄 날면서 영국 공영방송(BBC)가 선정한 8라운드 '이 주의 팀'에도 뽑힐 정도였다.

그러나 손흥민은 다시 명단에서 빠졌다. 25일 알크마르전에서 선발은 물론 벤치 명단에서도 그의 이름이 사라졌다.

물론 알크마르전 결장은 손흥민이 부상이 아니었어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어서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알크마르 전력은 토트넘이 경쟁하는 프리미어리그 수준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방심할 이유는 없지만 당장 급한 프리미어리그 순위 상승을 위해선 알크마르전 1.5군 출격이 필요했고 그렇다면 손흥민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게 이해가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은 통증이 남아 있다"면서도 "원래 빼려고 했다"고 했다.

실제 주전 선수들 중 8명이 빠진 가운데 홈에서 알크마르를 상대한 토트넘은 1-0으로 이겨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그렇다면 손흥민은 27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엔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와야 했으나 일찌감치 결장이 예고됐고 결국 벤치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손흥민이 사라진 가운데 토트넘은 강등권 팀에게 충격패했다.

토트넘은 크리스털 팰리스전 선발 명단으로 굴리에모 비카리오 골키퍼를 비롯해 데스티니 우도기,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더펜, 페드로 포로(이상 수비수), 이브 비수마,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세브스키(이상 미드필더), 브레넌 존슨, 도미니크 솔란케, 미키 무어(이상 공격수)를 발표했다.

볼점유율 66.2%를 기록했지만 슈팅 수에서 14-20으로 밀리는 등 훤히 보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축구, 이른바 '안지볼'을 홈팀이 꿰뚫고 적절히 대처한 끝에 쓴 맛을 봤다.

전반 31분 크리스털 팰리스의 오른쪽 측면 공격이 크로스를 통해 페널티지역 안으로 넘어왔고 문전 혼전 뒤 뒤로 흐르자 윙어 장-필리프 마테타가 이를 노마크 찬스에서 가볍게 왼발로 차 넣어 골망을 출렁였다. 홈팀은 전반 막판 에체베리 에제가 다시 한 번 골문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토트넘은 이후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0-1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선 알크마르전에서 맹활약하며 '토트넘 네이마르' 별명을 얻은 17세 초신성 마이키 무어가 프리미어리그 선발 데뷔전을 치렀으나 별다른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더니 후반 17분 티모 베르너와 교체아웃됐다.

결국 토트넘 입장에선 손흥민의 공격력, 그리고 리더십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확인한 한 판이 됐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이 입단하고 부상이 많지 않았다. 스피드와 슈팅을 주무기로 삼는 만큼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리긴 했지만 재활을 마치고 나면 훌훌 털고 돌아왔다. 가장 치명적인 부상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직전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상대 선수와 헤더를 하다가 안면 안와골절상을 입은 것인데 이는 축구과 직접 연관되는 다리 부상은 아니었다. 손흥민도 마스크를 쓰고 월드컵에 출전했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부상에서 복귀한 뒤 다시 통증이 재발하는, '철강왕' 손흥민과는 어울리지 않는 현실에 처했다.


손흥민은 웨스트햄전 직후 이례적으로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중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슬프게도 32살이다. 내겐 모든 경기가 정말 진지하게 임하고 싶은 맞대결들"이라며 "지나간 경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그래서 모든 경기를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내 커리어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토트넘 10년 차가 된 자신의 현실을 스스로 돌아보면서 남은 경기를 더욱 소중히 여기고 뛰겠다는 뜻이었는데 팬들 입장에선 손흥민의 시대가 조금씩 저무는 느낌을 주는 코멘트여서 여러가지 의미를 띠었다.

일단 손흥민은 다시 한 번 재활을 충실히 소화해 31일 열리는 리그컵 맨체스터 시티와의 홈 경기 혹은 11월3일 지난 시즌 4강에 올랐던 애스턴 빌라와의 원정 경기 출격을 노릴 수밖에 없게 됐다. 둘 다 토트넘이 상대하기 힘든 팀들이라 손흥민의 실력과 경험이 필요하다.

영국 언론은 리그컵 맨시티전보다는 당장 순위 상승이 시급한 프리미어리그 애스턴 빌라전 복귀를 점치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 토트넘 홈페이지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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