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 달릴수록 마이너스…“한 대 당 매일 7만원씩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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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을버스가 승객 감소와 재정난, 운전기사 이탈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시민의 발'로 불리는 마을버스 운행 축소에 따른 시민 불편을 막기 위해 서울시가 재정 지원을 더 늘리고, 기사 수급 개선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강동구의 한 마을버스 회사 대표 이모(59)씨는 "마을버스 한 대의 하루 손익분기점은 55만원"이라며 "서울시에서 재정 지원을 받아도 1대 당 매일 7만원씩 적자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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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을버스가 승객 감소와 재정난, 운전기사 이탈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시민의 발’로 불리는 마을버스 운행 축소에 따른 시민 불편을 막기 위해 서울시가 재정 지원을 더 늘리고, 기사 수급 개선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3일 오후 7시쯤 서울 지하철 3호선 옥수역 2번 출구 앞 버스 정류장. 20명가량이 탑승 가능한 ‘성동01’번 마을버스에 승객 6명이 앉아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버스는 정류장 12곳을 지나쳐 회차지인 신당역에 도착했다. 그 사이 승객은 한 명도 더 타지 않았다.
서울시 마을버스 승객 감소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0년 3억1125만명이던 연간 마을버스 이용 승객은 지난해 2억9794만명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급감한 승객 수가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승객 감소 여파로 현재 대부분의 서울 마을버스 회사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안고 있다. 마을버스 재정 상황은 2018년 134억원 흑자에서 2019년 17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후 매년 적자 폭이 커지면서 2022년엔 적자 규모만 880억원을 넘긴 상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적자 업체 재정 지원 정책을 통해 마을버스 1대당 최대 23만원을 지원해 하루 수송 원가(약 48만원)을 맞춰주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9년 192억원이었던 마을버스 재정지원금은 지난해 455억원으로 배 넘게 증가했다.
다만 마을버스 회사들은 이 정도 지원으로는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강동구의 한 마을버스 회사 대표 이모(59)씨는 “마을버스 한 대의 하루 손익분기점은 55만원”이라며 “서울시에서 재정 지원을 받아도 1대 당 매일 7만원씩 적자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구인난도 골칫거리다. 서울 성동구 소재 마을버스 회사 임원 최모(51)씨는 “최근 기사 5명이 갑자기 회사를 그만둬 버스 9대가 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을버스 기사들은 처우가 더 좋은 시내버스나 택배, 배달 업종으로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시내버스의 월 급여(상여·수당 포함)는 460만원에 달했지만, 마을버스는 320만원 정도에 그쳤다. 막말 승객 등을 꺼리는 젊은 운전자들이 마을버스 기사 직업을 기피하면서 운전자 고령화도 심화하고 있다.
구인난이 지속되면서 현장 기사들의 업무 환경도 더 열악해지는 추세다. 성동구 마을버스 기사 A씨는 하루에 10~12번가량 운행을 하고 있다. A씨는 “운행 때마다 쉬는 시간은 7분에 그치고, 식사 시간도 30분밖에 없어서 컵라면이나 견과류로 끼니를 때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을버스가 재정난과 기사 부족 등으로 점차 사라지면 고령층을 비롯한 시민의 이동권이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동민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마을버스는 고령자를 위한 교통수단이기에 폐선이나 폐업에 이르면 사실상 대책이 없다”며 “지자체에서 지원을 더 늘리는 등 대승적인 정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사례처럼 외국인 기사 고용을 허용해 구인난을 타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최원준 기자 1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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