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폭탄선언…"월드컵 간다, 그러나 美 안 간다" 대사관 오피셜 공식 발표→FIFA, 멕시코와 협상하나

김정현 기자 2026. 3. 1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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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미국의 공습을 받은 이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참가를 위해 FIFA와 협상을 시작했다. 

주멕시코 이란 대사관은 17일(한국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를 통해 메흐디 타지 이란축구협회회장이 이란 축구대표팀의 멕시코에서의 경기를 위해 FIFA와 협상하고 있다고 알렸다. 

대사관 측은 타지 회장의 발언을 직접 SNS에 전했다.

타지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국가대표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우리는 절대로 미국에 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란의 월드컵 경기를 멕시코에서 개최하기 위해 FIFA와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1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 축구대표팀은 월드컵에 오는 것을 환영받지만, 나는 그들이 거기에 있는 것이 그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오는 6월 개막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은 미국·멕시코·캐나다 3개국이 공동 개최한다. 

현지시간 6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인근 잉글우드에서 뉴질랜드와 첫 경기를 치르고 21일 벨기에와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펼친 뒤 26일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이집트와 최종전에 나서는 일정이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이란에 군사 공격을 감행하면서 적국에서 치르는 월드컵을 기권할 거란 이야기가 쏟아졌다. 

지난 12일 아흐마드 도냐말리 이란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이란 국영TV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침공으로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살해된 상황에서 이란의 월드컵 참가는 불가능하다"라고 밝히며 월드컵 기권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어 "우리 아이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며, 근본적으로 월드컵 참가를 위한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다"면서 "미국이 이란에 자행한 악의적인 행동들을 고려할 때 8~9개월 만에 우리에게 두 차례 전쟁을 강요했고 수천 명의 국민을 죽이고 순교하게 했다. 따라서 우리는 절대로 그들의 주둔을 용납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앞서 타지 회장 역시 "월드컵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없다"며 정부의 결정을 예고한 바 있었는데, 실제 도냐말리 장관의 발언으로 보이콧은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 됐다.

도냐말리 장관 발언으로 보이콧이 예상됐지만, 월드컵 출전 자체를 포기하지 않은 듯하다.

미국, 캐나다와는 정치적 스탠스가 다른 멕시코가 이란의 출구로 꼽힌다.

16일, 존 윈저 아시아축구연맹(AFC) 사무총장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AFC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이 월드컵 포기 의사를 전하지 않았다며 월드컵 출전 의사가 있다고 알렸다. 

윈저 사무총장은 "아주 감정적인 순간이다. 모두가 많은 말을 하고 있다. 결국 이란축구협회가 출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집단이다. 오늘부로 이란축구협회는 그들이 월드컵에 갈 거라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AFC 회원국이다. 우리는 그들이 경기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알다시피 그들은 본선에 진출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이 어떤 것이든 문제를 해결하고 대회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한 이란은 참가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란이 이번 대회를 포기할 경우 발생하는 기회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FIFA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에 준비 비용을 명목으로 150만 달러(약 21억 9300만원), 조별리그 탈락 16개 팀에 900만 달러(약 131억 5890만원), 총 1500만 달러(약 152억원)를 얻을 수 있다. 

만약 이란이 개막 30일 전까지 기권할 경우 최소 25만 스위스프랑(약 4억7000만원), 30일 이내 기권할 경우, 최소 50만 스위스프랑(약 9억 4000만원)의 벌금도 내야 한다. 

최소 157억원의 손실에 더불어 이란은 다음 대회인 2030 월드컵(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공동 개최) 아시아 예선에 출전하지 못하는 위험 역시 있다. 

FIFA 2026 월드컵 규정 6조 5항에 따르면, '불가항력'은 거부할 수 없는 무력 또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다룬다. 만약 소속협회가 불가항력을 이유로 기권하거나 경기에 참여할 수 없거나 포기한 한 경우, FIFA 조직위(대회 운영 센터를 포함하여)는 단독 재량으로 결정하고 필요하고 판단되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리고 6조 7항에 따르면, FIFA가 해당 참가 회원 협회를 다른 협회로 대체하는 것으로 결정할 수 있다. 

결국 이란은 FIFA와 대회 운영의 안정성, 그리고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조별리그 경기 일정을 멕시코로 옮기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멕시코는 멕시코 시티, 몬테레이, 과달라하라 등 3개 도시에서 월드컵을 개최한다. 

사진=연합뉴스 / FIFA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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