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간첩 나타났다" 총격전 중 순직…29년만에 '경찰영웅' 됐다
간첩과 총격전을 벌이다 숨진 나성주·장진희 경사 등 순직 경찰관 4명이 ‘2024년 경찰영웅’으로 선정됐다.
지난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29년 전 충남 부여군에서 북한의 남파 무장간첩과 교전하다 순직한 나성주·장진희 경사가 올해의 경찰영웅으로 선정됐다. 20년 전 강력사건 피의자를 검거하다 피습을 당해 순직한 심재호 경위와 이재현 경장도 경찰영웅에 이름을 올렸다.
경찰청은 2017년부터 매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경찰관을 경찰영웅으로 선정해 업적을 기리고 있다.
나 경사와 장 경사는 충남 부여경찰서 소속 경찰관으로 근무하던 1995년 10월 부여군 정각사 인근에 무장간첩이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나 경사는 도주로 차단을 위해 태조봉 인근에 매복하던 중 간첩을 발견하고 총격전을 벌이다 머리에 총상을 입었다. 이후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받다가 숨을 거뒀다. 장 경사는 총격전 이후 산속으로 도주하는 간첩을 발견하고 끝까지 추격했으나 간첩이 쏜 총탄에 맞아 현장에서 순직했다.
정부는 두 경찰관의 국가 수호 정신을 기려 2계급 특진과 함께 충무무공훈장을 추서했다. 1997년 12월 부여 대간첩작전 전적지 현장에 경찰충혼탑이 건립되기도 했다.
심 경위와 이 경장은 서울 서부경찰서 소속 강력반 형사로 근무하던 2004년 8월 마포구 소재 커피숍에서 강력 사건 피의자를 발견하고 신분증을 제시하며 동행을 요구했다. 그 순간 피의자가 휘두른 흉기에 심 경위가 쓰러졌고 이 경장은 심 경위를 부축하며 피의자 제압을 시도하다 역시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었다. 두 형사는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순직했다.
정부는 위험한 순간에도 불의에 굴하지 않고 소임을 다한 두 형사에게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또 이들의 희생은 위험 직무 수행 중 사망한 공무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켜 후일 ‘위험 직무 관련 순직 공무원 보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는 등 예우·지원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전사·순직 경찰관들의 희생과 헌신에 상응하는 예우를 갖추는 일은 경찰관들의 사명감과 자긍심의 토대를 닦는 일”이라며 “올해 말까지 선정된 경찰영웅들의 추모 조형물을 건립하고 참된 경찰 정신과 업적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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