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외국인 팬들 잘 데가 없다고?” 글로벌 큰손, 서울 호텔 쓸어담는다

김진욱 2026. 6. 21. 06:0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글로벌 부동산 투자자의 시선이 한국 호텔 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데 서울 핵심 입지에 호텔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낡은 도심 호텔을 사들여 리모델링한 뒤 유명 체인 간판으로 바꿔 달거나 객실·부대시설을 고쳐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전략도 확산하고 있다. 서울의 핵심 관광 인프라가 금융 투자 상품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캐나다의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이달 초 국내 호텔 전문 자산운용사 블루코브자산운용과 4억7400만 캐나다 달러(약 5126억원) 규모의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서울 주요 관광지의 낡은 호텔이나 비호텔 건물을 사 새 호텔로 바꾸는 내용이다. 양사가 조인트벤처(JV)를 만든 뒤 블루코브가 호텔 자산 발굴과 리포지셔닝, 운용을 맡고 CPPIB가 돈을 대는 구조다. 첫 프로젝트로는 명동 권역과 홍대를 비롯한 마포 권역에 새 호텔 두 곳을 공급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외국계 큰손의 한국 호텔 투자는 2025년 본격화했다. 3월 영국계 M&G리얼에스테이트가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지분 25%를 약 570억원에 인수했다. 싱가포르계 SC캐피털파트너스는 5월 뉴블랑센트럴명동을 약 700억원에 사들이며 한국 호텔 시장에 처음 발을 들였다. 6월에는 미국계 골드만삭스가 JB자산운용과 함께 머큐어앰배서더서울홍대를 2620억원에 매입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월 싱가포르계 캐피털랜드투자운용이 3700억원을 들여 보코서울명동을 손에 넣었다. 지난달에는 싱가포르 국부펀드(GIC)와 퍼시픽자산운용으로 이뤄진 컨소시엄이 호텔페이토삼성·강남 인수전에서 2100억원을 써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보코서울명동. IHG 제공

외국 자본이 한국 호텔에 주목하는 것은 수급의 불균형 때문이다. 2024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1637만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의 94% 수준까지 회복됐다. 지난해에는 1893만명에 이르러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476만명이 입국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티웠다. 반면 서울 도심의 호텔 공급은 제한적이다. 명동과 홍대, 강남 등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핵심 입지는 업무 수요도 강해 호텔을 지을 땅이 부족하다. 코로나19 확산기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호텔 여러 곳이 업무용 건물과 오피스텔로 바뀌기도 했다.

업무용 건물보다 실적 개선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외국 자본을 부르는 요인이다. 업무용 건물은 장기 임대차 계약에 묶여 있어 시중 임대료가 상승하더라도 수익에 반영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린다. 반면 호텔은 객실 가격을 시중가에 맞춰 매일 조정할 수 있다. 방한 관광객이 늘어 객실 공급이 부족해지면 단가와 매출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는 구조다. 낡은 건물을 사들여 새 호텔로 리모델링하면 자산 가치를 끌어올릴 여지도 있다. 글로벌 큰손이 서울 호텔을 단순 숙박 시설이 아니라 ‘밸류 애드’ 부동산 자산으로 보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외국 자본의 한국 호텔 시장 진입이 부동산 가격을 밀어 올리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광 호황이 단순히 숙박업 매출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도심의 땅값과 주거비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은 호텔과 업무용 건물, 상가, 오피스텔이 같은 땅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라면서 “호텔 수익률이 높아질수록 부동산 개발업자와 투자자가 보는 땅값이 상승한다. 결국 인근 주거용 부동산 가격도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