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고 가성비있는 히든 한솥도시락 메뉴 추천

안녕, 하루에 맛있는 거 하나 먹는 걸 낙으로 삼고 있는 객원 에디터 지정현이다. ‘오늘 먹은 국밥이 제일 싸다’라는 말을 뼈저리게 느끼는 고물가 시대. 가성비 있는 한 끼를 찾는 이들에게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이 있으니. ‘무슨 무슨 도련님’, ‘치킨마요’로 기억되는 도시락 프랜차이즈 전문점 ‘한솥도시락(이하 한솥)’이다.

돌이켜보면 한솥은 언제나 우리의 주머니를 지켜주던 곳이었다. 가난했던 재수생 시절, 빠듯한 예산을 아끼려 한솥으로 생명을 연장하던 때, 가장 즐겨 찾던 메뉴는 ‘빅치킨마요’였다. 빨리 나오고, 양이 많았으며, 실패가 없는 맛이었기 때문이다. 사치를 부리고 싶은 날에는 ‘돈까스 도련님’과 점심을 보냈었다. 그래서 내 기억 속 한솥은 나의 위와 지갑을 수호해 주던 ‘무슨 무슨 도련님’과 ‘치킨마요’로 이어진다.

그때보단 여유가 생긴 오늘날, 한솥의 메뉴판을 보니, 나의 재수 동반자들 이외에도 무려 50개가 넘는 메뉴들이 존재하더라. 그래서 준비했다. 당신이 모르는 맛있는 ‘한솥 히든 메뉴’. 아주 평범한 입맛을 지닌 20대 후반의 남성 시식단(에디터의 동네 친구, C와 H)과 함께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 아래에 가격도 적당하고, 맛있는 메뉴들로 엄선했다.


“강된장으로 완성하는 시골 집밥”
시골제육 두부강된장 비빔밥

뚜껑을 여니 제육과 지단, 김치, 치커리, 당근, 김 가루, 버섯이 담긴 덮개가 보인다. 그 아래에는 새하얀 밥이 있다. 고명을 탈탈 털어 넣고, 함께 온 두부강된장 소스를 붓고 이리저리 비비고 한 숟갈을 떠먹어본다. 그럴듯하다. 국도 근처에 있을 법한 ‘할머니 강된장’ 간판이 달린 양옥집의 그것만큼은 아니나, 나쁘지 않다. 가격을 생각하면 ‘맛있다’는 생각도 든다.

시골제육 두부강된장 비빔밥은 이름처럼 아주 정직하고, 단출하다. 고명 역할을 하는 재료들도 평범하고, 제육도 강력한 킥이 되지 못한다. 하지만, 이 모든 재료를 아우르는 ‘두부강된장’의 완성도가 높다. 짜지도 않고,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달큰한 맛이 밥과 어우러져 메뉴의 색을 확 올린다. 두부는 식감을 살려주는 정도의 역할을 하니, 딱 무시 못 할 만큼의 존재감이라 할 수 있다.

전날 야식을 먹어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 싶은 사람, 소화 불량을 겪고 있는 당신에게 시골제육 두부강된장 비빔밥을 추천한다. 간편하고, 깔끔하다. 먹고 나서 속이 더부룩하지 않으니, 개성 강한 한솥 메뉴에 지쳤다면 한 번쯤 도전해 볼만한 메뉴다.

  • 가격 : 5,500원
  • 열량 : 625Kcal

[추천코멘트]
에디터 : “건강도 챙기고, 돈도 아끼고 싶다면? 고민할 필요 없이 이거다.”
시식단 C : “이거 먹으면 소화 잘될 것 같아.”
시식단 H : (한 움큼을 먹고) “여기 된장 잘하네.”


“토핑 비주얼로 압도하는”
스페셜 하이라이스 덮밥

푸짐하다. 비주얼부터 합격이다. 프랭크 소시지, 멘치카츠와 갈릭 칩, 흩뿌려진 대파까지. ‘잘 만든 카레’에 필요한 요소들이 모두 들어있다. 토핑을 하나씩 맛본다. 소시지는 딱 기대한 정도. 멘치카츠는 냉동 돈까스 맛이 나서 조금 실망스럽다. 하지만 하이라이스는 소스랑 떠먹어야 하는 음식이다. 제대로 된 평가를 위해 한 숟가락 크게 떠먹는다.

대학 시절, 자칭 자취왕이었던 동기는 이따금 “한솥 카레 진짜 맛있다니까!”라며 한솥을 추앙하곤 했다. 그는 한솥 카레 소스 팩을 쟁여 두고 먹었다. 하이라이스 소스도 맛있다. 시중에서 파는 레토르트 카레보다 훌륭한 맛이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 일본 요시노야에서 파는 하이라이스와 비슷하다. 그만큼 호불호 없는 맛이라는 것. 돈까스의 맛을 지우고 풍미를 더하는 갈릭 칩과 파도 무시할 수 없다.

일본식 카레를 좋아하는 당신이라면, 스페셜 하이라이스를 먹어보자. 본토와 유사한 맛을 600엔 정도에 즐길 수 있다. 향이 강한 편도 아니니, 카레 특유의 맛과 향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에게도 권할 수 있다. 라이트하지만 확실한 하이라이스.

  • 가격: 5,900원
  • 열량: 686.4Kcal

[추천코멘트]
에디터: “만족스러운 한 끼 식사. 분식집 카레보다 훌륭하다!”
시식단 C: “우마이.”
시식단 H: “프랑크 소시지가 진짜 맛있음.”


“아는 맛이 무서워”
오리지널 치즈 닭갈비 덮밥

치커리, 치즈 그리고 빨간 소스가 쑥스럽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저 빨간 것이 본체다. 한눈에 봐도 자극적인 맛일 거란 예감이 든다. 한 번 뒤엎으니, 치즈가 늘어지면서 닭갈비 순살이 모습을 드러낸다. 맵진 않을까? 덮밥 소스에 물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침이 고인다.

한 입을 먹고, 메뉴 설명을 다시 읽는다. ‘자연산 100% 3종 치즈’라고 되어있는데, 그 맛을 하나하나 구분할 정도의 퀄리티는 아니다. 그냥 치즈다. 다시 한 입을 먹는다. 맵지 않고, 달짝지근하다. 순한 맛 닭갈비 소스의 맛을 떠올리면 된다. 닭갈비를 다 먹고 철판에 볶은 밥의 맛과도 비슷하다. 특별한 구석을 찾으려고 계속 먹다 보니 어느새 한 그릇이 싹 비워졌다.

오리지널 치즈 닭갈비는 대중적이고, 적당히 자극적인 맛으로 계속 손이 가는 실패 없는 메뉴로, 한솥의 스테디셀러 치킨 마요와 유사한 포지션에 있다. 킬링 포인트는 없다. 그래서 손이 간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하지 않던가. 오리지널 치즈 닭갈비는 아는 맛의 총집합체로, 치킨 마요보다 한식에 가까운 음식을 찾는다면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 가격: 6,100원
  • 열량: 681Kcal

[추천코멘트]
에디터: “ 당신이 아는 그 맛… 그래서 맛있다.”
시식단 C: “맛있을 수밖에 없는 조합. 좀 더 매운 ‘핫 치즈 닭갈비 덮밥’도 궁금하다.”
시식단 H: “소스 맛이 강렬해서 강된장 맛이 기억이 안 나…” (한 숟가락을 더 먹는다)


“잘 구운 오리고기”
연잎 오리구이 도시락

도시락의 이름은 메인 음식을 강조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렇다면 ‘연잎 오리구이 도시락’의 메인은 연잎에 쌓여 있는 오리구이일 것. 젓가락으로 집어 살살 펼치니, 당장 머스타드에 푹 찍어 먹어야 할 것 같은 기름을 옅게 머금은 오리구이가 나타난다. 연잎은 향을 입히기 위한 것이니, 펼친 채로 두고, 오리구이를 입안에 넣어본다.

오븐에 구운 고기 특유의 담백함과 촉촉한 감촉이 매력적이다. 연잎 향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리에 너무 심취해서 그런 걸까 싶어 다시 한번 먹어보지만, 이번에도 향은 없다. 아쉬운 대로 후리카케가 뿌려진 밥 위에 사과 겨자소스를 곁들인 오리구이를 얹어 한입 가득 넣는다. 잘 구운 오리고기를 먹는 기분이 들어 만족스럽다.

오리구이는 도시락 프랜차이즈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다. 일반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고기 도시락은 대부분이 제육이거나, 불고기백반이니까. 한솥은 연잎으로 차별화를 두었는데, 그 향이 아주 미세해 큰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자주 먹지 않는 메뉴라는 점에서 색다른 시도를 하고 싶을 때 먹어봄 직하다. 일단 오리고기가 맛있으니까.

  • 가격: 7,700원
  • 열량: 950Kcal

[추천코멘트]
에디터: “연잎은 좀 거추장스러운데, 오리구이의 맛이 그 불편함을 상쇄한다.”
시식단 C: “사과 겨자소스가 본체. 반찬은 조금 아쉬워.”
시식단 H: “기존의 고기 도시락이 질린다면, 한 번쯤은?”


“알고보니 간식 맛집 한솥?”
현미 닭강정

한솥에는 간식 카테고리도 있다. 케이준후라이, 해시 포테이토, 찹쌀탕수육, 감자고로케… 가볍게 즐길만한 튀김 거리가 주를 이루는데, 튀김하면 빠질 수 없는 ‘치킨’도 있다. 근데 한솥이 치킨에 나름 진지한 것 같다. 후라이드 순살은 기본이고, 최근에는 1만 6,900원짜리 가성비 치킨 세트 ‘치킹’도 출시했다.

한솥이 가성비로 승부하는 프렌차이즈라고는 하나, ‘가성비 치킨’은 경쟁 상대가 만만치 않을 터. 에디터가 주목한 건 한 입 거리로 먹을 수 있는 ‘통현미 닭강정’이었다. 닭강정은 치킨에 비해 소비 저항도가 낮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지고, 가볍게 즐기는 간식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지 않은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솥의 통현미 닭강정은 그냥 맛있다. 현미 크런치와 한솥 특유의 달큼한 소스가 잘 어울린다. 양도 적지 않다. 내가 먹은 건 3,500원짜리 ‘중’ 사이즈였는데, 맥주 한 캔을 비우기 알맞은 양이었다. 다음번에는 ‘대’ 사이즈를 사서 넷플릭스 안줏거리로 삼을 예정.

*(중) 사이즈 기준

  • 가격: 3,500원
  • 열량: 475Kcal

[추천코멘트]
에디터: “매콤달콤한 소스, 감칠맛, 양… 닭강정이 가져야 할 모든 요소를 가지고 있다.”
시식단 C: “한솥에서 닭강정을 팔다니. 지금까지 모른 게 손해.”
시식단 H: “강된장 다음으로 닭강정. 손이 계속 가는 맛이야.”


시식단 3인의 최애 메뉴

지정현 에디터 | 시골제육 두부강된장 비빔밥
한국 나이로 서른. 10년 전에 나라면 “오리지널 치즈 닭갈비가 최고”라고 말했을 거다. 하지만 이젠 속에 무리가 덜 가는 밥을 먹고 싶다. 가격도 적당하고, 간편하며, 맛있는 시골 제육 두부강된장 비빔밥에 한 표.

시식단 C | 스페셜 하이라이스
데미그라스 소스를 잘 만들었다. 간이 세지도 않고, 일본풍 카레의 매력을 잘 살린 메뉴. 내 돈 내고 또 한 번 사 먹을 의향이 있다. 가끔 생각이 날 것 같다.

시식단 H | 시골제육 두부강된장 비빔밥
두부강된장 소스가 미쳤다. 고전적인 메뉴명 때문에 심심한 맛일 거로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냥 맛있다(숟가락으로 소스를 긁어 먹으며).


지금까지 한솥의 히든 메뉴 다섯 가지를 소개했다. 이중에선 당신의 기준에서 기대보다 실망스러운 음식도, 에디터의 평가보다 나은 메뉴도 있을 수 있다. 입맛은 주관적이니 당연하다. 그렇다면 여러분들만의 히든 메뉴 리스트를 만들어 보자. 완벽한 한 끼를 주문할 수 있는 비장의 한솥 메뉴 리스트를 가슴 속에 두고 다니면, 한솥이 가성비 포지션을 유지하는 한 고물가 시대도 무섭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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