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448억' 만치니 감독 14개월 만에 경질…사우디아라비아 사령탑 조기 교체 단행 [오피셜]

김현기 기자 2024. 10. 25.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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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탈리아 축구대표팀 현직 사령탑을 역임하다가 거액에 이끌려 중동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으로 바로 옮긴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부임 14개월 만에 경질의 쓴맛을 봤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두 차례 월드컵에 출전한 뒤 만치니 감독을 데려와 전력을 더욱 강화하고자 했으나 오히려 아시아 중상위권 레벨로 떨어지는 굴욕을 맛보자 결단을 내렸다.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는 25일(한국시간) 축구대표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만치니 감독과 상호 합의로 계약 관계를 끝냈다"라고 발표했다.

만치니 감독은 지난 2021년 코로나19로 1년 늦게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이탈리아 정상 등극을 이끌었던 세계적인 감독이다. 과거 맨체스터 시티 지휘봉을 잡아 2011-2012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견인하면서 지금의 '맨시티 전성기'를 이끈 지도자이기도 하다. 앞서 2005-2006, 2006-2007, 2007-2008시즌엔 인터밀란의 이탈리아 세리에A 3연패를 이끌기도 했다. 

그런 그는 지난해 8월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을 갑자기 그만 두더니 곧장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을 맡았다. 정확히 알려진 것은 없지만 사우디아라비아가 만치니 감독의 연봉으로 최대 3000만 유로(448억원)를 제시했고 이에 만치니 감독이 중동의 석유부국으로 옮겼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만치니 감독이 온 뒤 개선될 여지를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한 수 아래로 여겨졌던 국가들에게 덜미를 잡히거나 비기면서 2년 뒤 북중미 월드컵 출전마저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만치니 감독은 1년 2개월 만에 A매치 20경기에서 8승 7무 5패(승률 40%)의 아쉬운 성적표를 남기고 떠나게 됐다.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사령탑으로 변신한 만치니 감독의 출발은 불안했다. 그는 지난해 9월 9일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펼친 사령탑 데뷔전에서 1-3으로 패하더니 나흘 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던 한국과의 두 번째 A매치에서도 0-1로 졌다. 두 경기 모두 사우디국부펀드가 구단주를 맡고 있는 영국 전통 구단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에서 열리는 등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에서 많은 신경을 썼지만 경기력이 오히려 카타르 월드컵보다 떨어졌다.

이어 지난 1월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은 그의 조기 경질을 부르는 촉매가 됐다.

조별리그에선 나름대로 선전하며 무실점 16강 진출을 이뤘으나 한국과 일찌감치 붙은 16강전에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패퇴, 8강에도 오르지 못하고 짐을 싼 것이다. 

특히 만치니 감독은 승부차기에서 패색이 짗어지자 승부차기를 끝까지 보지 않고 경기장을 뚜벅뚜벅 걸어나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중계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축구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후 "승부차기가 끝난 줄 알았더"며 자신의 착각이고, 사과했지만 들불처럼 불거진 거센 비난은 줄어들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후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요르단과의 홈 경기에서 패하는 등 전력이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급기야 9~10월 아시아 3차예선 '죽음의 조' C조에서 인도네시아와 비기고, 일본에 0-2로 패하는 등 졸전을 거듭, 경질이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고 끝내 1년 2개월 만에 중동을 떠나게 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새 감독을 찾는 중이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지휘봉을 잡아 아르헨티나전 기적의 2-1 역전승을 이끌어냈던 프랑스 출신 에르베 르나르 감독이 재등판설이 힘을 얻고 있다.

새 감독은 내달 19일 인도네시아 자카트라 겔로라 붕카르노에서 한국인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과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한다.

한편, 3차예선 들어 감독 경질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한국과 지난 9월10일 3차예선 2차전 홈 경기에서 1-3으로 역전패한 오만, 그리고 3차예선 바레인과의 1차전 홈 경기에서 한 수 아래 바레인에 패한 호주가 이미 사령탑을 한 번씩 바꿨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도 감독 교체 대열에 합류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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