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종차별 당했는데, 사령탑은 가해자 감쌌다…“쏘니와 벤탄쿠르 대화 나눴잖아”
김희웅 2024. 9. 14. 10:34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과거 인종차별 발언을 한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두둔했다. 이미 마무리된 일이라는 뉘앙스였다.
14일(한국시간) 영국 다수 매체가 아스널전을 앞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기자회견 발언을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 자리에서 손흥민과 벤탄쿠르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쏘니와 로드리고는 사건 전반에 관한 대화를 나눴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생각한다. 벤탄쿠르는 이미 자기 발언에 대해 사과했고, 쏘니도 이를 받아들이고 팀 동료 중 한 명, 가까운 사람이 실수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BBC 등은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벤탄쿠르의 징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대 12경기 출전 정지 징계까지 내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축구선수든, 일반인이든 우리는 모두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면서 “우리는 인간으로서 항상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며 우리 모두 실수를 하기도 한다”며 벤탄쿠르를 감쌌다.
이어 “우리는 벤탄쿠르와 매일 같이 시간을 보내며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다. 그가 훌륭한 사람이고 팀 동료다. 물론 이번에 큰 실수를 저질렀고, 벌을 받아야 하지만 속죄하고 배울 기회를 줘야 한다. 다른 사람들도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우루과이의 한 방송에 출연해 손흥민을 인종차별했다. 물론 손흥민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하지만, 벤탄쿠르는 방송 진행자가 손흥민의 셔츠를 요청하자, “손흥민의 사촌의 것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인이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성 발언이었다.
이 발언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삽시간에 퍼졌다. 결국 벤탄쿠르는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진정성 없는 사과문으로 뭇매를 맞았다. 얼마 뒤 또 한 번 게시물을 통해 사과했다.
토트넘 구단은 이 사건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자세는 비슷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7월에도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사건에 관해 “코파 아메리카에 대해선 잘 모르겠지만, 이미 다뤄진 내용”이라면서 “모든 과정에서 중요한 사람은 손흥민이다. 그에게 판단을 맡길 것이다. 이 문제는 처리되고 있고, 추가 조치가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하지만 항상 중요한 건 손흥민이며, 우리는 그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고 했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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