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잡겠다”…미래에셋운용, 외인 자금 3290억 태운 ‘TIGER 단일종목 2배’ 흥행 자신

임성영 2026. 5. 2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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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GER 경쟁력 ‘유동성’…현금 설정·환매로 LP 부담 완화
“해외 상품대비 세 부담·헤지비용 낮아”
“장기 투자용 절대 아냐”…‘변동성 잠식 효과’ 경고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부사장)가 26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 센터원에서 열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성영 기자.

“해외로 나가는 서학개미 자금을 국내로 돌려 원·달러 환율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의 경쟁 상대는 국내 운용사가 아니라 홍콩과 미국의 글로벌 운용사들입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부사장)는 26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 센터원에서 열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간담회 서두에 ‘3290’이란 숫자를 꺼내들었다. 이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통해 유치한 외국인 초기 자금(시딩·Seeding) 규모다. 그는 “TIGER ETF 출시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외국인 시딩 자금”이라며 “상장 첫날부터 압도적인 유동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 상품의 도입 취지로 ‘원·달러 환율 안정화 기여’를 전면에 내세웠다. 김 대표는 “국내 개인들이 미국·홍콩 시장에서 엔비디아, 테슬라,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상품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외화 유출이 발생해 왔다”며 “동일·유사 노출을 국내 상장 상품으로 제공하면, 그 수요의 일부를 국내 시장으로 흡수해 외화 유출 압력을 줄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TIGER 경쟁력은 ‘유동성’…현금 설정·환매로 LP 부담 완화

이번 상품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가장 강하게 내세운 경쟁력은 ‘유동성’이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상무는 “저보수는 이제 기본 조건이고, 유동성에서 TIGER가 압도적 우위를 보이게 될 것”이라며 “AP·LP 19개사가 참여해 촘촘한 호가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핵심 차별점은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가운데 처음으로 도입한 ‘현금 설정·환매(Cash In/Out)’ 구조다. 현재 국내 주식형 ETF는 대부분 현물 설정·환매 방식이어서, 유동성공급자(LP)가 환매 시 기초주식을 넘겨받아 시장에서 실제로 매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약 20bp 수준의 증권거래세가 발생하고, 이 비용이 결국 매수·매도 호가 스프레드 확대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반면 TIGER 단일종목 레버리지 ETP는 환매 시 오직 현금만 오가는 구조다. LP가 기초주식을 직접 매매하지 않고 선물 중심으로 헤지할 수 있어 거래세 부담 없이 유동성 공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 구조를 통해 호가 스프레드와 괴리율을 기존 구조 대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부사장은 “TIGER는 현금 설정 구조를 통해 LP 부담을 줄이고 호가 스프레드와 괴리율을 획기적으로 축소했다”면서 “타사 상품의 초기 규모가 더 클 수는 있지만 규모가 과도하면 매일 200% 배수를 맞춰야 하는 일간 리밸런싱 부담만 커질 뿐”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스마트해진 개인 투자자들은 결국 가장 촘촘한 호가를 제공하는 상품을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상무가 26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신규 상장 상품 운용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성영 기자.

“해외 상품대비 세 부담·헤지비용 낮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겨냥하는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홍콩·미국 시장에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다. 홍콩 상장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나 미국 엔비디아 2배 ETF 등에 투자할 경우, 국내 투자자는 22%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반면 국내 상장 상품은 상장주식·ETF와 동일하게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해외 상품 상당수는 장외파생상품(스왑) 계약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연 6~7% 수준의 헤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 상품을 현물·선물 혼합 구조로 설계해 스왑 기반 구조 대비 헤지 비용을 대폭 낮췄다는 설명이다.

최창규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리서치본부장은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단순한 현물 ETF가 아니라 주식 선물이 100~140%까지 포함된 사실상 파생 전략 상품”이라면서 “핵심 경쟁력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선물 롤오버를 수행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특히 “2~3주 뒤 예정된 6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쿼드러플 위칭데이)에서, 얼마나 낮은 비용으로 차월물로 롤오버하느냐가 운용 역량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파생상품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운용 경쟁력을 확실히 입증하겠다”고 전했다.

기존 ‘TIGER 반도체 TOP10 레버리지’ 등 기존 테마 상품과의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남기 부사장은 “두 상품은 유전자 자체가 다르다”며 “ETF의 본질은 분산투자와 자동 종목 교체(리밸런싱)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특정 기업 하나에 레버리지를 거는 구조로 투자 접근 방식과 리스크 프로필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상품명에서 ‘ETF’라는 단어를 빼고 ‘ETP’라는 표현을 사용하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라며 “투자자들도 일반 ETF와는 전혀 다른 상품군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27일 국내 8개 자산운용사에서 총 16개의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2X) 상품을 출시한다.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장기 투자용 절대 아냐”…‘변동성 잠식 효과’ 경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상품 상장과 동시에 위험성에 대한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 이정환 상무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가장 큰 리스크로 ‘변동성 잠식 효과(Volatility Drag)’를 지목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변동성은 코스피200 대비 1.5~2배 수준으로, 변동성이 큰 구간에서는 기초주가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도 레버리지 상품의 수익률은 복리 구조 탓에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자체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가 2월 말 21만8000원 터치 이후 등락을 거쳐 4월 20일 21만9000원 수준으로 회복한 구간에서, 동일 기간 가정된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상품의 수익률은 -9.44%를 기록했다. 기초주가는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중간 구간의 상승·하락 변동성이 누적되며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 상무는 “이 상품은 전 재산을 몰아넣는 장기 투자 상품이 절대 아니다”라며 “반도체 ETF 등 분산형 테마 상품으로 기본 포트폴리오를 유지한 상태에서 특정 시점에 확실한 타이밍이 올 때 일부 자금만 활용해 단기적으로 ‘엣지(edge)’를 더하는 전술형 상품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기존 레버리지 ETP 기본 교육 1시간 외에 금융투자교육원 사이트에서 1시간의 심화 교육을 추가로 이수해야 하며, 최소 예탁금 1000만원 여건을 충족해야 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업계 최초로 관련 투자 가이드북을 발간해 홈페이지와 QR코드로 배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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