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대표가 말하는 투고 메일 쓰는 법
[김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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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츰출판사 박햇님 대표 한길문고에서 열린 <편집자 마음을 사로잡는 기획안 작성법>강의 |
| ⓒ 김준정 |
강의는 손익분기점 이야기로 시작했다. 2쇄가 소진되는 시점이 손익분기점이기 때문에, 출판사는 원고를 검토할 때 "과연 이 책이 2쇄까지 갈 수 있을까"를 가장 먼저 본다고 했다. 1년에 출간 권수와 매출 목표를 정해두고 치열하게 영업이익을 계산한다.
그래서 저자의 SNS팔로워 수, 좋아요 수는 몰론, 팔로워가 책과 관련된 사람인지까지 살핀다. 고정 독자층의 존재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기 때문에, 작가가 여러 매체에 글을 노출하며 미리 독자층을 만들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투고는 다다익선식으로 하기보다 우선 규모가 비교적 작은 출판사 중에서 내 원고와 결이 맞는 기획을 하는 출판사를 찾아보라고 권했다. 목수출판, 정은문고, 청과수풀, 책나물, 차츰출판사를 예로 들며 다섯 출판사의 각기 다른 성격을 설명해 주었다.
특히 나에게 인상 깊었던 말은 출간기획서를 쓸 때 유사도서 목록에서 베스트셀러는 빼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었다. 편집자 입장에서 작가가 자기 객관화가 덜 되어있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많이 알려진 책과 내 원고의 유사성을 보여주면 유리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나는 이 말을 원고에 맞는 (작은) 시장을 확실하게 공략하는 것이 2쇄 소진이라는 1차 목표에 가장 빠르게 다가가는 길이며, 그러기 위해 작가 스스로 자신의 책이 놓일 시장과 주요 독자를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또 하나 강조한 것은 프롤로그였다. 원고를 여러 번 읽고 나면 자기 원고에 대해 이해도가 높아지는데, 그때 프롤로그를 쓰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리고 투고할 때는 기획서, 원고, 프롤로그를 각각 분리해서 세 개의 파일로 보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강의 후 나는 차츰출판사에 투고했고 계약했다. 브런치에 연재했던 <아침 메뉴는 농담>을 바탕으로 한 원고였다. 이번 강의에서 햇님 편집자는 내가 보냈던 기획서의 일부를 공개하며(사전에 내게 양해를 구했다) 어떤 점 때문에 출간을 결정했는지 이야기해 주었다.
- 부제
17살에 집을 떠나는 아이와 혼자의 삶을 시작하는 엄마의 이야기.
- 타깃독자
한 가족이 끝난 뒤 자신만의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
부제와 타깃독자가 특히 마음에 와 닿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언젠가는 혼자가 되잖아요. 그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차츰출판사는 '자립과 성장을 돕는 책을 만드는 출판사'로 <시인의 텃밭>, <그리움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 <시골살이, 오늘도 균형> 등을 출간했다. 박햇님 대표는 <남편이 미워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저자이기도 하다.
아이와 헤어질 준비를 하고 떠나보내는 시간을 지나며 글을 쓰다 보니, 결혼하고 출산하고 아이를 키웠던 한 시절을 정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진짜 혼자의 삶이 시작되는 길 앞에 서자, 아이러니하게도 함께였던 시절에 힘들었던 이유가 '혼자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그렇게 외로웠던 기억이 여전히 선명한데 왜 지금은 외롭지 않은지, 왜 예전만큼 불안하지 않은지 스스로에게 물었고, 그런 마음으로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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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세이스트가 되고 싶다면 박햇님대표가 전한 말 |
| ⓒ 김준정 |
박햇님 편집자가 강의 중에 한 말이다. 이 말을 들으며, 지난날 무언가를 전시하려는 마음으로 글을 쓰지 않았는지, 가끔 글쓰기가 재미가 없다고 느꼈던 건 뭐가 되려는 욕심이 앞섰기 때문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차츰출판사와 계약을 하고 난 뒤 스스로에게 한 질문이 있다.
"책이 되지 않아도 괜찮지?"
"그럼!"
"그래도 계속 쓸 거지?"
"당연하지!"
언제까지라도 가지고 가고 싶은 마음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스토리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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