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대통령실 이전공사 경호처 간부 비위 적발…파면 요구

박민지 2024. 9. 1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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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12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관련 법규를 다수 위반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대통령실 이전의 계약·시공·감독·준공 과정에서 국가계약 및 건설공사 관련 법령이 지켜지지 않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며 "특히 방탄창호 공사에서는 고가계약 체결로 인한 15억7000만원 상당의 국고손실 사례가 확인됐고 그 과정에서 민간업자와 사업책임자의 위법·비위 행위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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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1년 8개월 만에 결론
무자격 업체에 도급…불법 하도급도
서울 용산구 옛 미군기지에 조성된 용산공원에서 보이는 대통령 집무실. 뉴시스


감사원이 12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관련 법규를 다수 위반했다고 밝혔다. 다만 특정 부처의 의견을 묵살하는 등의 직권남용 의혹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대통령실 이전의 계약·시공·감독·준공 과정에서 국가계약 및 건설공사 관련 법령이 지켜지지 않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며 “특히 방탄창호 공사에서는 고가계약 체결로 인한 15억7000만원 상당의 국고손실 사례가 확인됐고 그 과정에서 민간업자와 사업책임자의 위법·비위 행위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대통령실 이전 대부분 공사는 행정안전부가 감독했다. 행안부는 예비비 총 129억원으로 4개 업체와 계약을 총 10건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잔여 공사는 비서실이 자체 예산(20억원)으로 진행했다.

감사원 결과보고서를 살펴보면 우선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공사의 경우 행안부가 공사비를 3억2000만원을 과다 지급하는 등 공사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대통령의 관저 보수공사를 할 때도 무자격 업체에 하도급을 맡기는 등 공사 감독이 소홀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이에 대한 적절한 행정처분 등 법적 조치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대통령 경호 청사 등 이전 공사 당시에도 문제가 있었다. 기존 예산에 편성되지 않은 공사를 계약 외로 추진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이를 위해 다른 사업의 공사비를 부풀리거나 직무 관련자에게 공사비 대납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직무 관련자에게 지인의 토지 고가매수를 강요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건 대통령실 방탄창호 설치공사다. 감사원은 방탄창호 업체 계약을 알선한 브로커 A씨가 전체 제작비용이 1억3000만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배우자 명의의 회사를 허위로 설립한 후 물품 공급 계약을 별도로 체결하는 방식으로 돈을 가로챘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가로챈 금액만 15억7000만원이라고 한다.

문제의 A씨는 방탄창호 설치공사 사업책임자였던 전 경호처 부장의 지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 대해 지난해 10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감사원은 또 최고수위 중징계인 파면 처분할 것을 요구했다.

감사원은 “비서실은 필요한 예산이 모두 확보되지 않은 사실을 알면서도 일단 공사에 착수한 후 예산을 확보해 나가는 등 관저 보수공사를 법령상 절차와 다르게 추진했다”며 “이는 이후의 공사계약·감독·준공 등 전 과정에서 국가계약 관련 법령 등이 지켜지지 않게 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서실은 향후 고도의 보안시설 등 유사한 사업추진 시 면밀한 사업계획 수립 등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감사원은 ‘대통령실 이전 의사결정에서 국방부의 의견이 묵살되는 등 직권남용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실 이전 관련 예비비가 의결됐고 국방부도 대통령실과 긴밀히 소통하며 이전계획을 수립했다는 의견을 제시해 직권남용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유재산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단정하기 곤란하다고 결론냈다.

앞서 참여연대는 2022년 10월 대통령실 이전으로 무분별한 재정이 사용됐고 특정 업체에 공사를 맡기는 등의 특혜를 줬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이후 감사원은 대통령실에 대해 1년 8개월간 고강도 감사를 벌였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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