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현금 329조…반도체 양강, 투자·주주환원 경쟁도 커진다

박영우 2026. 11. 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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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금 보유액이 합계 329조원을 넘어섰다. 두 회사 모두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재무 여력을 확보하면서 반도체 생산시설 확충과 주주환원 확대에 함께 힘을 싣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214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4조8000억원 증가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26조5000억원 늘어난 11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양사 발표 기준 현금 보유액은 총 329조3000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51조3000억원 불어났다.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도 삼성전자 197조6000억원, SK하이닉스 98조7000억원에 달한다.

현금이 쌓이는 속도만큼 투자 규모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에 84조40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52조7000억원보다 약 60%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76조8000억원을 반도체 사업에 투입한다.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을 중심으로 파운드리(위탁생산)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위치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 뉴스1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4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연말까지 50조원을 돌파하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비를 합친 규모는 130조원을 웃돌게 된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충북 청주의 신규 D램 공장인 M15X의 생산능력을 연말까지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려 HBM4 공급을 늘리고, 내년에는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공장 가동과 국내외 생산시설 투자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투자 확대의 배경에는 고객사와의 장기 공급계약이 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 등을 포함한 주요 고객사 14곳과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확보한 계약 물량은 2027년과 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절반을 넘는다.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내년 투자를 대폭 확대하되 수요와 수익성에 따라 집행 시기를 조정할 방침이다.

주주환원 규모도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90조~110조원의 주주환원을 계획하고 있다. 3분기까지 집행했거나 확정한 금액은 35조원으로, 남은 55조~75조원은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규모와 방식은 내년 1월 말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지난 3월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삼성전자 제57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 부문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약 100조원의 주주환원을 추진한다. 현금배당 30조원 이상과 자사주 매입·소각 60조원 이상이 골자다. 일본 키옥시아 투자에서 발생한 이익 상당 부분도 특별배당으로 돌려줄 계획이다. 지난달 이사회에서는 3분기 현금배당 14조원과 자사주 매입 20조원을 결의했다.

관건은 반도체 호황기에 확보한 현금을 미래 경쟁력과 주주가치 제고로 얼마나 연결하느냐다.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 전반에 투자를 확대하고, SK하이닉스는 HBM 중심의 생산능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와 주주환원을 병행하는 만큼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해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오를 때는 이익 규모와 실적 가시성을 확인하지만, 이익이 늘어나는데도 주가가 하락하면 (주가를) 뒷받침할 다른 요인이 필요해진다”며 “최근에는 기업 성장의 현금화, 즉 확보한 현금을 주주에게 어떻게 돌려주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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