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의 신기록 쓴 노래, 그런데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이현파 2026. 11. 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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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핫 100 차트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1위에 오른 노래의 주인공은 더 이상 머라이어 캐리가 아니다. 앨라배마 출신의 1999년생 컨트리 가수 엘라 랭글리가 그 주인공이다. 2025년 10월 발표된 엘라 랭글리의 노래 '추징 텍사스(Choosin' Texas)는 11월 7일 자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26주 1위를 차지했다.

캐나다의 유명 라디오 방송인이자 음악 작가인 앨런 크로스는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가수가 빌보드 핫 100 차트 최장 기간 1위곡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 어리둥절했다"라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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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핫 100 차트 26주 1위, 엘라 랭글리의 '추징 텍사스'가 말해주는 것

[이현파 기자]

▲  엘라 랭글리의 정규 앨범 <단델리온(Dandelion)>
ⓒ 소니뮤직
빌보드 핫 100 차트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1위에 오른 노래의 주인공은 더 이상 머라이어 캐리가 아니다. 앨라배마 출신의 1999년생 컨트리 가수 엘라 랭글리가 그 주인공이다. 2025년 10월 발표된 엘라 랭글리의 노래 '추징 텍사스(Choosin' Texas)는 11월 7일 자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26주 1위를 차지했다. 머라이어 캐리의 '올 아이 원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22주)마저 넘어섰다.

그런데 이 기록을 바라보는 미국 대중의 반응은 엇갈린다. 좋고 싫음을 떠나, 소셜미디어에는 엘라 랭글리라는 가수의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팝스타 도자캣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 중 "엘라 랭글리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유명 라디오 방송인이자 음악 작가인 앨런 크로스는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가수가 빌보드 핫 100 차트 최장 기간 1위곡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 어리둥절했다"라고 고백했다.

음악 데이터 조사 업체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음악 청취자 중 엘라 랭글리를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4%에 그쳤다. 빌보드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차트 정상을 차지한 노래의 주인공을 음악 청취자 네 명 중 세 명이 모른다는 것이다.

'추징 텍사스'는 매력적인 곡이다. 테네시에 사는 자신을 두고 텍사스 여성에게 떠난 남자친구를 두고 주인공은 "카우보이는 항상 떠날 방법을 찾는다"며 홀로 위스키를 마시는 모습을 드러낸다. 가사에도, 앨범 재킷에도 전형적인 컨트리 음악과 남부의 이미지가 새겨져 있다. 컨트리와 소프트 록을 교차하는 '추징 텍사스'는 어떤 곳에 배경음악으로 틀어놓아도 부담이 없을 만큼 듣기 편안하다.

'추징 텍사스'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많다 하더라도, 이 노래는 올해 미국을 대표하는 히트곡이다. 미국을 넘어 영국, 호주, 캐나다, 아일랜드 등 타 영어권 국가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스포티파이에서는 현재 8억 건의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엘라 랭글리는 남부 보수 진영의 지지를 받았지만, 지난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제임스 탈라리코가 텍사스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했을 때도 '추징 텍사스'가 행사장에 울려 퍼졌다.

파편화의 시대, 서로 다른 세상에 산다

그럼에도 '추징 텍사스'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CNN은 "추징 텍사스는 '단일 문화'의 종말을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표현했다. 과거에는 라디오와 MTV를 비롯한 소수의 매체가 대중음악의 유행을 주도했다. 모두가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의 노래에 고개를 끄덕이는, '단일 대중문화'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스포티파이와 유튜브는 이용자의 청취 이력을 바탕으로 음악을 추천한다. 래퍼 트래비스 스캇을 즐겨 듣는 사람에게는 힙합 뮤지션 칸예 웨스트나 플레이보이 카티의 노래가 추천될 것이다. 라틴 팝스타 배드 버니를 즐겨 듣는 사람에게는 또 다른 라틴 팝스타 제이 발빈이나 카롤 지가 추천될 것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찾기 쉬워졌지만, 애써 차트에 접속하지 않는 이상 그 밖의 음악을 접할 기회는 줄어드는 셈이다.

대중이 공통으로 소비하는 문화가 사라졌다. 물론 과거에도 미국의 음악 취향은 지역과 인종, 세대에 따라 달랐다. 다만 대중매체의 영향력이 강했던 시절에는 서로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히트곡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미국 전체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노래조차 상당수의 일상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더 이상 사람들은 빌보드 핫 100 차트를 경전처럼 여기며 듣지 않는다. 개인화된 추천 알고리듬과 플레이리스트,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의 바이럴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추징 텍사스'는 26주 간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올랐다. 7주간 1위에 올랐던 마이클 잭슨의 '빌리 진(Billie Jean)', 14주간 1위에 올랐던 마크 론슨과 브루노 마스의 '업타운 펑크(Uptown Funk)'보다도 높다. '추징 텍사스'가 두 곡보다 더 큰 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추징 텍사스'가 2026년 최고의 히트곡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21세기 컨트리를 대표하는 히트곡이자, 취향 파편화의 시대를 증명한다는 점에서도 기념비적인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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