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로 노래하는 성경, 한국성경창작판소리연구회 전국회원 협연

정병진 2026. 11. 7. 14: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성경의 이야기를 우리 전통 판소리로 풀어내는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사단법인 한국성경창작판소리연구회(회장 김선우 목사)가 지난 11월 6일 오후 6시 30분 순천 세광교회에서 전국 회원들이 참여하는 협연 공연을 개최했다.

장인완 목사는 공연 후 인터뷰에서 성경창작판소리가 문학적 재미와 해학을 살리는 동시에 성경의 본래 내용을 충실하게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회 회원들은 2009년부터 성경창작판소리를 연구하고 공연하였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목회자·성도 100여 명 참석… 성경 이야기와 우리 전통 소리의 만남, '판의 신학'으로 발전시켜야

[정병진 기자]

▲ 성경창작판소리 공연 지난 6일 순천 세광교회에서 열린 성경창작판소리 공연
ⓒ 정병진
성경의 이야기를 우리 전통 판소리로 풀어내는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사단법인 한국성경창작판소리연구회(회장 김선우 목사)가 지난 11월 6일 오후 6시 30분 순천 세광교회에서 전국 회원들이 참여하는 협연 공연을 개최했다. 이날 공연에는 전국에서 모인 소리꾼들과 목회자, 성도 등 100여 명이 참석해 성경의 주요 사건과 신앙의 메시지를 판소리로 감상했다.
대회사를 판소리를 섞어 하는 중인 하동안 교수(성경창작판소리 고문) 공연 1부는 전남CBS 안효경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다. 하동안 호남신학대학교 명예교수(연구회 고문)의 대회사에 이어 김생심 집사(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2호 이수자)가 '예수 탄생'을 소리하며 무대를 열었다.
▲ 소리 중인 김생심 집사 예수전의 '예수탄생' 대목을 소리 중인 김생심 명창(서울시 무형문화재 32호 이수자 흥보과 완창)
ⓒ 정병진
정인순 권사는 '구원가'를, 장인완 목사(군산새힘교회)는 직접 창작한 '삼손'을 들려주었다. 이어 연구회 제2대 회장을 역임한 김선우 목사가 창작 판소리 '탕자의 천국잔치'를 공연했다.
이날 공연에서 특히 관심을 끈 작품은 장인완 목사의 '삼손'이었다. 장 목사는 성경의 삼손 이야기를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재치로 풀어내면서도 신학적인 해석을 더했다. 삼손이 자신의 사명을 잊고 여인들에게 빠져 지내다가 눈이 뽑히고 감옥에 갇힌 뒤 비로소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는 과정, 연자맷돌을 돌리는 동안 다시 자라난 머리카락을 통해 새로운 힘을 얻는 장면을 노래했다. 장 목사는 이를 '거듭난 머리카락'이라는 표현으로 해석했다.
▲ 창작본 '삼손'을 소리 중인 장인완 목사 자신이 직접 창작한 사설로 '삼손'을 소리하는 중인 장인완 목사(성경판소리 강사)
ⓒ 정병진
다곤 신전이 무너지는 장면에서는 전라도와 경상도, 충청도 사투리를 섞어 판소리 특유의 해학을 살렸다. 익숙한 성경 이야기지만 새로운 문학적 표현과 판소리의 재담을 섞어 더해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김선우 목사의 '탕자의 천국잔치'도 큰 박수를 받았다. 누구나 잘 아는 누가복음의 탕자 비유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로 바꾸어 표현해냈다. 둘째 아들이 순천에서 서울로 올라가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돌아오는 과정으로 이야기를 구성해 청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다. 공연이 끝난 뒤 청중의 앵콜 요청이 이어질 만큼 호응이 컸다.
▲ 판소리로 '탕자의 비유'를 소리하는 김선우 목사 '탕자의 천국잔치(창작본)'를 소리하는 김선우 목사(성경창작판소리 2대 회장)
ⓒ 정병진
이 밖에도 김내홍 목사(연구회 초대 회장)는 예수의 수난과 부활을 다룬 '감람산 등정에서 십자가까지'를 들려주었으며, 92세의 심상봉 목사(임실제일교회 원로)는 판소리 '심청가' 중 눈뜨는 대목을 짧게 선보였다. 정인순 권사는 '사도신경'을 소리로 표현했고, 김종옥 목사(고흥 세곡교회)는 전통 판소리 '사철가'를 기독교 신앙의 내용으로 개사해 들려주었다.
공연에는 지순구 집사와 서윤숙 사모를 비롯해 김종옥 목사, 하동안 교수 등이 고수로 참여해 소리꾼들의 무대를 뒷받침했다. 2부 공연에서도 예수의 수난과 십자가 사건 등 성경 이야기를 소재로 한 다양한 소리가 이어졌다. 마지막에는 출연자 전원이 무대에 올라 진도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 공연에 참여한 소리꾼들 공연을 마친 뒤 기념찰영한 소리꾼들과 안효경 아나운서, 김진영 목사
ⓒ 정병진
성경 내용을 어디까지 창작할 수 있나
이번 공연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은 성경창작판소리의 신학적 방향을 둘러싼 문제 제기였다. 장인완 목사는 공연 후 인터뷰에서 성경창작판소리가 문학적 재미와 해학을 살리는 동시에 성경의 본래 내용을 충실하게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장인완 목사 공연을 마친 뒤 인터뷰 중인 장인완 목사
ⓒ 정병진
그는 "성경창작판소리가 신학적으로 어긋나면 안 된다고 본다"며 "성경에 없는 내용을 함부로 섞으면 문학적으로나 신학적으로 문제가 생기고 이야기 자체도 이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 목사는 성경의 사건과 인물에 관한 기본 줄거리는 성서의 내용을 최대한 그대로 살리되, 인물의 감정과 사건 사이의 흐름은 판소리 사설을 통해 문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설을 구성하는 문학적 역량과 신학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연구하는 '판의 신학'을 소개하면서 판소리의 서사 구조와 성경 이야기의 만남에 주목했다. 판소리에서 '그때에'라는 말로 이야기가 시작되면 청중은 자연스럽게 과거의 사건 속으로 들어간다. 성경창작판소리 역시 청중을 성경 속 사건이 벌어졌던 시간과 공간으로 이끌어 그 현장을 함께 경험하도록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 목사는 삼손의 이야기를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연결해 해석한 사례도 소개했다. 삼손이 죽음의 위기에서 하나님께 부르짖는 장면과 예수의 십자가 수난을 연결하고, 삼손의 수수께끼에 등장하는 사자와 꿀의 이미지도 사자로 상징되는 유다 지파 출신 예수 강함과 그의 십자가 사랑과 연결된다고 보았다. 그는 이러한 신학적 해석과 문학적 상상력이 조화를 이루는 성경창작판소리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통문화와 복음의 새로운 접점

이번 공연은 성경을 한국 전통문화의 형식으로 표현하고 전달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공연 장소를 제공한 김진영 목사(순천 세광교회)는 "기독교 문화가 한국사회와 접촉하고 선교의 접점을 찾아야 하는 만큼 당연히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교회에서 판소리 공연을 여는 데 장로들과 성도들도 별다른 반대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 강성열 교수(와보라예수전선교단 단장, 호남신대 명예) 강성열 교수(와보라예수전선교단 단장, 호남신대 명예)
ⓒ 정병진
강성열 교수(와보라예수전선교단 단장, 호남신대 명예)는 공연을 관람한 뒤 성경창작판소리의 가능성과 과제를 함께 언급했다. 그는 "성경 내용은 풍부한데 판소리로 아직 다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성경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공연장에 젊은 세대의 참여가 적고 나이 지긋한 성도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을 아쉬움으로 꼽았다.

연구회 회원들은 2009년부터 성경창작판소리를 연구하고 공연하였다. 회원들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지만 정기적으로 모여 연습하고 기도하며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도 회원들은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창작하고 젊은 소리꾼을 발굴해 활동의 폭을 넓히겠다는 뜻을 밝혔다.

성경창작판소리는 서양 음악과 찬송가 중심의 기독교 문화에 우리 전통 소리라는 새로운 표현 방식을 더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전통 판소리의 형식을 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성경의 서사와 신학을 얼마나 깊이 담아낼 수 있는지가 앞으로의 과제로 꼽힌다. 성경의 이야기를 한국의 전통과 언어, 정서로 다시 들려주는 문화적 실험이 앞으로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겨자씨신문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