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과일이나 깎아먹자”…그 집은 자식이 죽은 곳이었다

이경희 2026. 11. 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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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로 세상을 떠나는 고독사는 드문 일이 아닙니다. 빠르게 발견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가족도 감당하지 못할 흔적은 누가 수습할까요. 유품정리사는 떠나간 이가 남긴 마지막 모습을 정리하는 사람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때론 떠난 자리에서 한 사람의 삶이 더 생생하게 보입니다.

삶의 종착지에서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떠나고, 남은 이들에게 어떻게 기억될까요? 특수청소부 김새별씨가 연재한 더중앙플러스 ‘어느 유품정리사의 기록’(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130)은 그런 질문을 던진 시리즈였습니다. 그중 큰 사랑을 받은 이야기 열 두 편을 먼저 골라 플러스북 PDF로 묶었습니다. 김새별 유품정리사가 삶의 마지막 현장에서 발견한 살아갈 이유를 독자 여러분과 나눕니다.

『어느 유품정리사의 기록』 플러스북 PDF는 더중앙플러스 구독자라면 누구나 다음 링크에서 내려받아 소장할 수 있습니다.
https://www.joongang.co.kr/pdf/1061
」


「 책 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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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떠나기 전, 남겨질 사람을 생각했다


유품 정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의 일이다. 의뢰인은 고인의 전 남편이었다. 두 사람은 20대 중반에 결혼하고, 그 직후 연년생으로 아이 둘을 낳아 소박하게 살았다고 했다. 지금은 30대 중·후반에 결혼하는 사람이 많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20대에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특히 여성은 임신과 출산 때문에 젊을 때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결혼과 이혼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통화하는 내내 울먹거렸던 전 남편을 현장에서 만났다. 그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말과 눈물을 동시에 쏟아냈다.
" 이렇게 살다 가려고 나랑 이혼을 했나…. " 그는 한동안 쉴 새 없이 눈물을 흘렸고 나는 기다려줬다. 잠시 후 감정을 추스리고 진정한 전 남편이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두 사람이 이혼한 지는 1년이 조금 더 됐다고 한다. 두 사람은 연애결혼을 했고, 큰 걱정 없이 아이 둘을 키우면서 살았단다.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됐을 무렵 고인이 이혼을 요구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어떤 부부든 부부싸움을 하고, 이들도 가끔씩 말다툼을 했지만 큰 싸움은 아니었단다.

※자세한 내용은 플러스북에서 볼 수 있습니다.
▶“내 삶 찾고 싶다” 이혼 1년 뒤, 전남편 울린 그녀의 약봉투
https://www.joongang.co.kr/pdf/1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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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가까운 사람이 남긴 상처


가장 가까운 가족이 때론 가장 깊은 상처를 남긴다. 죽음을 애도하기는커녕 계산에 급급한 자들도 있다. 이 현장도 그랬다.
유품을 정리하는 사이 가족들은 세세하게 챙길 것들을 알려줬다. 가족은 옷가지는 물론 소소한 소품과 생필품까지 전부 버리지 말아 달라고 청했다. 남겨진 물건들을 보니 고인은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 사람인 듯했다. 헬스·요가·수영·축구·테니스 등 몸을 움직이는 운동은 다 좋아했던 것 같았다. 싱크대 한 켠에는 가족들이 미리 정리해 놓은 냉장고 속 식재료들이 놓여 있었다. 폐기 처리를 위해 주워 담으며 보니 닭가슴살과 양파즙·양배추즙·과일이 눈에 띄었다. 운동을 좋아하고 건강하게 살고자 노력했던 사람이었을 텐데, 왜 그런 선택을 했던 걸까.
“여기 있는 음식물은 전부 버릴까요?”
“아니, 아니요. 버리지 마세요. 깎아 먹을 거야. 우리 과일이나 깎아 먹자. 대표님도 같이 드시죠.”

▶자식 죽은 집에서 "과일 깎아먹자", 날 분노케 한 어느 가족
https://www.joongang.co.kr/pdf/1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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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고독사, 아무도 열지 않은 문


60대 남성의 고독사. 사흘만에 발견. 나름의 '각오'를 하며 원룸 현관문을 열었다.
'어??'
의외의 광경에 놀랐다. 60대 남성이 살던 곳이라는 것을 미리 듣지 않았다면 어떤 여인의 죽음으로 착각했을 법했다. 잘 가꿔진 화분들. 버석대거나 끈적대지 않는 방바닥. ‘바닥’까지 추락하지 않은 생활의 영위 같은 게 느껴졌다.

‘그런데, 왜?’ 하는 순간… 의문이 풀렸다고나 할까. 화분들 사이사이로 빈 술병들이 눈에 들어왔다. 세탁기를 놓는 다용도실에는 소주가 두 박스나 쌓여 있었다. 안 좋은 죽음의 현장에서 술병을 보는 것만도 지긋지긋하다.

▶아빤 6년만에 고독사했다, 엄마 이혼시킨 두 딸의 고백
https://www.joongang.co.kr/pdf/1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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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남겨진 사람의 마음


아스팔트가 끓어오를 정도로 더위가 한창인 여름, 젊은 청년의 의뢰가 들어왔다. 고독사 현장에선 시체가 부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진동하기 때문에 창문을 열어 놓고 청소할 수 없다. 작업하고 나면 속옷까지 땀에 흠뻑 젖곤 하는데, 특히 한여름 고독사 청소를 마친 뒤엔 귓속에서까지 악취가 난다. 씻어도 씻어도 사라지지 않는 시취(屍臭) 때문에 씻는 시간이 두 배로 걸린다.

이번 의뢰자는 고인의 아들이었다. 이제 스무 살. 한 살 터울의 여동생이 있는 장남이었다. 고인은 이혼 뒤 혼자 남매를 양육했다. 그는 덤프트럭 운전기사였다. 일 때문에 집을 비우는 날이 많았고, 남매는 서로를 의지하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테다. 아이들을 키워내려면 아버지에겐 돈이 필요했다. 그는 성실하게 일했다. 함께해 주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아이들은 잘 자라 주었고, 고등학교를 마친 뒤 각각 취업해 독립했다. 아버지의 어깨가 조금이나마 가벼워지나 싶은 그때, 불운은 찾아왔다.

▶피 토하면서도 "아빤 잘 있어" … 자식이 크자 삶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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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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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파이어』
흔들리지 않는 자산 운용, 파이어족 5명 투자 원칙을 한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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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생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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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재벌 3세대와 4세대, 신세대 재벌의 혼맥은 어떻게 변화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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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대입 리포트』
초중등 엄마가 알아야 할 새로운 대입 전형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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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인 AI』
우아한 형제들, 당근, 토스 등 잘 나가는 IT 기업에서 소문난 달인의 AI 활용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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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의 1061일』 vol.1
실록 윤석열 시대 외전, 김건희·윤석열 '공동정부'라 불린 1061일의 비화
https://www.joongang.co.kr/pdf/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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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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