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벨 눌렀을 땐 이미 피습…진료실 안전대책 실효성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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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에서 교수가 흉기에 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의료기관 안전대책의 실효성을 다시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18년 고(故) 임세원 교수 피살 사건 이후 비상벨 설치와 보안인력 배치 등이 추진됐지만, 갑작스러운 공격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조근호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회장은 5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벨 가지고는 안 되는 것 같다"며 비상벨 중심의 안전대책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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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비상벨·보안인력만으론 한계”…예방·대응체계 점검 요구

지난 4일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진료실에서 50대 여성이 교수를 흉기로 공격했다. 피해 교수는 손과 머리 등을 다쳐 치료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교수의 비명을 듣고 진료실에 들어온 간호사가 가해자를 제압한 뒤 비상벨을 눌렀다. 긴급 신고 장치가 있었지만 공격이 발생한 뒤에야 작동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2018년 12월 강북삼성병원에서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임세원 교수가 숨진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이후 의료기관의 비상경보장치 설치와 보안인력 배치 등 의료진 보호를 위한 대책이 마련됐다.
조근호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회장은 5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벨 가지고는 안 되는 것 같다”며 비상벨 중심의 안전대책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신건강의학과는 환자와 의료진이 독립된 공간에서 상담하는 특성이 있어 보안인력이 진료실 내부에 상주하기 어렵다. 갑작스러운 공격이 발생하면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더라도 의료진이 먼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별도의 보안인력이나 긴급 대응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대응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 회장은 “이번에는 큰 병원이어서 그랬지 비슷한 사건이 의원급에서 발생하면 의원급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료 현장에서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위협도 있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언론에 많이 안 알려져서 그렇지 작은 일들에 대한 제보들이나 상황 파악을 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며 “저도 이렇게까지 심하지는 않지만 두려운 상황들, 걱정되는 상황들은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안전시설 설치 여부를 확인하는 데서 나아가 실제 위협 상황에서 의료진이 대피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5일 입장문을 통해 현행 안전기준의 이행 실태와 비상 대응체계를 전면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급 상황에서 즉각적인 대피와 지원이 가능한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병원협회도 의료기관 내 흉기 반입과 폭력행위를 예방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전관리 책임을 개별 병원에만 맡기지 말고 국가 차원의 재정적·제도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이날 성명에서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위한 의료체계 개선도 요구했다. 정신건강복지법 개정과 입원실 수가 현실화, 사법·행정입원 절차 보완을 비롯해 퇴원 후 지역사회 치료 지원과 외래치료 명령제 개선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다만 이번 사건 피의자의 정확한 건강 상태와 범행 동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치료 이력만으로 범행 원인을 판단하거나 정신질환과 폭력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단정할 수는 없다.
조 회장은 추가 안전대책에 대해 “아주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이 있다고 당장 제시할 수 있는 상황은 아직 아닌 것 같다”며 “현장에서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고민을 더 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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