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 꿈꾼 ‘국대 AI’…제2의 한컴 되려나
글로벌 기술 경쟁서 밀리는 한국형 AI
공공 수요 안주하면 제2한컴 전락 우려
산업 특화·민간 투자로 해외 시장 뚫어야

선발 중인 ‘국대 AI’는 어디로
기존 독파모 사업은 예정대로 3차 평가를 진행한다. 지난 8월 2차 평가를 통과한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 등 3개 팀 가운데 내년 2월 최종 2개 팀을 선정할 예정이다. 새로 추진하는 프런티어 AI 사업에는 내년 정부 예산안 기준 4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최상위 AI 모델 개발을 위해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책 전환 배경에는 예상보다 빠르게 벌어지는 글로벌 기술 격차가 있다. 애초 정부는 독파모 사업을 통해 최신 글로벌 최상위 모델의 95% 수준에 도달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AI 모델 성능이 빠르게 개선되며 기존 지원 규모로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정부가 결정적인 계기로 지목한 것은 지난 4월 미국 앤트로픽의 최상위 AI 모델 ‘미토스 프리뷰’ 등장이다. 앤트로픽은 강력한 사이버 공격 역량에 따른 보안 위험을 이유로 해당 모델의 제공 대상을 제한했다. 이후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까지 더해지며 최첨단 AI 기술에 대한 접근이 국가 안보와 통상 정책에 따라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투트랙 전략의 실효성을 두고 의문이 제기됐다. 독파모와 프런티어 AI가 본질적으로 같은 기술을 개발하면서도 별도로 구분해 운영되기 때문이다. 물론 독파모가 곧바로 내수 전용 사업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정부는 최종 선정되는 2개 팀에도 그래픽처리장치(GPU)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경전 경희대 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는 “독자 AI와 프런티어 AI를 왜 구분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며 “두 개념이 본질적으로 다른 목표인지, 정부가 이런 구분을 제시한 배경을 더욱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 수요 안주하면 ‘제2 한컴’
기존 독파모의 ‘평가 방식’이 내수 지향적인 모델 개발을 유도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은 “독파모 2차 평가 100점 중 글로벌 성능 평가는 25점이고 75점은 국내 전문가·이용자 평가”라며 “국내 평가 비중이 높을수록 모델은 국내 심사위원의 취향에 맞춰진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하는 신뢰성과 안전성을 국제 기준으로 입증하지 못하면 국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도 해외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에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독파모 사업 참여사는 평가 기준을 정하는 회의에서 3차 평가에 ‘더블 블라인드’를 도입할지 협의 중으로 전해진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같은 조건에서 비교하려면 개발사 정보를 가려야 한다는 취지다.

산업 특화·민간 자본에 달렸다
무엇보다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이 관건이다. 정부가 프런티어 AI 개발에 4조7000억원을 편성했지만, 이는 지속적인 모델 개발에 필요한 전체 투자 규모를 보장하는 자금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정부 재정에만 의존하는 구조로는 장기 경쟁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말한다. 민관 투자 유인을 높이려면 지식재산권, 수익 귀속 구조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GPU 배분 기준과 안전성 평가 체계를 공개하고, 해외 고객을 확보한 실적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장동인 KAIST AI대학원 교수는 “정부 지원은 초기 기술 위험과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장기 연구를 뒷받침할 수 있지만 그것이 시장 검증을 대신할 수는 없다”며 “투자 유치를 위한 가장 강한 설명은 국가대표로 선정됐다는 사실이 아니라 고객이 우리 제품을 선택하고 있으며 그 선택이 늘어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집값 3억 분담금 6억?…공사비 상승에 꼬인 재건축 공식- 매경ECONOMY
- 잠실5단지 재건축, 이번엔 ‘중학교 일조권’ 암초- 매경ECONOMY
- [단독] 다날 ‘아픈 손가락’ 달콤커피, M&A 플랫폼에 매물로- 매경ECONOMY
- 도대체 코스피 언제 반등?...하나證 “최소 3개월 뒤”- 매경ECONOMY
- [단독] 롯데百, 뷰티 PB 낸다…특허청에 ‘엘트리넬’ 출원- 매경ECONOMY
- 블룸버그 “美 민주당 승리는 韓 반도체 변수”- 매경ECONOMY
- 삼전닉스 한숨 돌리나…中 YMTC, 증시 급락에 6.8조원 상장 보류- 매경ECONOMY
- 李대통령 지지율 40.6%…20대 12.7%p ‘급등’ [미디어토마토]- 매경ECONOMY
- 질주하는 K방산…다른 미래가 온다- 매경ECONOMY
- 삼성전자 주가 하락…증여세 부담 덜까 [재계톡톡]- 매경ECON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