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먼저 죽을 수는 없다"…서울대서 꺼낸 AI 생존론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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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먼저 죽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을 생존의 문제로 진단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도 저 돈은 계속해서 들어갈 수밖에 없는 현재의 경쟁 구조를 갖고 있다"며 AI 산업의 투자 동력이 다른 산업과 구별되는 배경을 짚었다.
최 회장은 과거에는 수백조원도 막대한 투자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경쟁에 필요한 자금 규모 자체가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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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조 투자 거론하며 달라진 규모 설명
AI 성장 흐름 무너지면 세계 경제 충격
반도체·GPU·전력 공급 부족 지속 전망

"내가 먼저 죽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을 생존의 문제로 진단했다. 투자 수익성을 입증하려면 시간이 필요하지만 경쟁에서 먼저 탈락할 수 없어 막대한 자금을 계속 투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SK가 앞서 발표한 2100조원 규모의 투자 구상을 거론하며 기업이 감당해야 할 투자의 규모 자체가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1층 김종섭홀에서 열린 경제학부 '자유와 시장' 특강에서 '인공지능(AI) 시대, 세계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대한민국의 비전'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AI 경쟁에서 뒤처지면 패권 경쟁에서도 밀릴 수 있다고 판단해 경쟁적으로 인프라 구축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테크 역시 먼저 살아남아야 경쟁을 이어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봤다.
최 회장은 "앞으로도 저 돈은 계속해서 들어갈 수밖에 없는 현재의 경쟁 구조를 갖고 있다"며 AI 산업의 투자 동력이 다른 산업과 구별되는 배경을 짚었다.
이 같은 경쟁은 SK에도 막대한 투자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최 회장은 앞서 발표한 투자 계획을 돌아보며 "제가 그때 투자 발표하겠다고 생각한 게 2100조였다"며 "한 번도 이 경험을 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자 필요성과 추진 의지는 있지만 조달하고 집행해야 할 자금 규모는 경험하지 못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앞서 SK는 지난 6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반도체 분야 1100조원과 AI 데이터센터 분야 약 100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구상을 공개했다. 데이터센터 투자에는 전략적 파트너 투자와 고객사 입주 계약,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과거에는 수백조원도 막대한 투자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경쟁에 필요한 자금 규모 자체가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게임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져 버린다"며 "돈의 사이즈와 개념이 너무 달라지는 문제들이 생겼다"고 말했다.
AI 투자의 수익성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에는 동의했다. 그는 투입한 자원만큼 성과가 나와 선순환하는 구조인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저는 맞다고 생각한다"며 "증명이 되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고 밝혔다. 다만 수익성을 입증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것과 패권·생존 경쟁에 따른 투자 지속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AI에 대한 경제의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도 짚었다. 최 회장은 "AI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우리의 성장이라는 것도 결국 AI에 달려 있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AI 이외 분야는 부진한 'K자형'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관련 투자와 성장 기대에 주가까지 급격히 오른 만큼 흐름이 무너지면 충격도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과정에서 1930년대 대공황까지 거론하며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받을 충격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막대한 투자가 단기간에 집중되면서 반도체와 전력 등의 공급 부족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 회장은 AI 인프라 구축으로 반도체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GPU도 부족한 거고 에너지도 부족해지는 거고"라고 말했다. 대규모 인프라를 한꺼번에 구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수급 불균형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AI 에이전트 확산은 연산 수요를 추가로 늘리는 요인으로 꼽았다. 기존 챗봇이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었다면 AI 에이전트는 사람을 대신해 업무를 수행하면서 더 많은 연산 자원을 필요로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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