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하러 갔다가 전쟁터로 끌려가"…우크라이나군 포로 된 인도네시아 남성

윤슬기 2026. 11. 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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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건설 현장 일자리를 구하려던 인도네시아 남성이 러시아군에 속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강제 동원된 뒤 탈영을 시도하다 폭행과 협박까지 당했다고 증언했다. 러시아군은 전투 중 사망할 경우 시신을 확인해야 한다며 이 남성의 가슴에 식별번호 문신을 새기도록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포로가 된 인도네시아인 아요크 수캄토씨(49)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러시아로 향했다가 전쟁에 강제로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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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일자리 제안받고 러시아행
탈영 시도하자 폭행·협박 당해

러시아에서 건설 현장 일자리를 구하려던 인도네시아 남성이 러시아군에 속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강제 동원된 뒤 탈영을 시도하다 폭행과 협박까지 당했다고 증언했다. 러시아군은 전투 중 사망할 경우 시신을 확인해야 한다며 이 남성의 가슴에 식별번호 문신을 새기도록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포로가 된 인도네시아인 아요크 수캄토씨(49)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러시아로 향했다가 전쟁에 강제로 동원됐다.

전투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러시아 병사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아요크씨는 지인의 소개로 러시아 건설 현장 일자리를 제안받고 지난 6월 말 모스크바로 향했다. 건강검진을 받은 뒤 여성 직원으로부터 러시아어로 작성된 계약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번역본도 받지 못해 내용을 알 수 없었지만, 그가 서명한 문서는 러시아 국방부와 체결하는 군 복무 계약서였다.

건설 일자리인 줄 알았는데…러시아군 계약서

아요크씨는 버스를 타고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로 이동했다.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그는 즉석에서 마련된 군사훈련을 받았으며 길거리에서 잠을 자도록 강요받았다. 식사는 물과 빵을 가끔 제공받는 것이 전부였다. 아요크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동물처럼 취급받았다"고 말했다.

탈영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곧 붙잡혀 폭행당했다. 러시아군은 "당신 가족의 신상정보를 갖고 있다"고 협박했고, 그는 결국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아요크씨가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전선에 배치된 것은 지난 8월이었다. 그는 러시아군 병사의 감시를 받으며 함께 이동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감시하던 러시아군 병사가 우크라이나군 무인기 공격으로 사망했다. 아요크씨는 탈출할 기회라고 판단해 우크라이나군 진지를 향해 걸어갔다. 그는 "인도네시아인이다"라고 외치며 투항했다.

가족도 몰랐던 러시아행…포로 영상으로 생사 확인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부 젬버의 한 마을에 사는 아요크씨의 어머니(80)와 아내(48)는 그가 러시아로 떠난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약 2개월 전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것으로 추정되는 포로 영상에 아요크씨의 모습이 담겼고, 가족들은 이를 통해 그의 러시아행 사실을 알게 됐다. 가족들은 "모두가 당황했다"고 전했다.

아내는 영상 속 남편이 "놀랄 만큼 야위어 있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당시에는 남편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얻지 못했지만, 이후 그가 무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족들에 따르면 아요크씨는 정원사와 목수로 일했으며, 해외에서 일하는 경우도 많았다. 자녀 3명을 대학 등에 보내기 위해 아프리카 가봉과 말레이시아의 건설 현장이나 농장에서 일했다고 한다.

아요크씨는 군사훈련을 받은 경험이 없었다. 가족들은 그가 "강제로 군 복무를 하게 된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아내는 "남편이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관계자들이 도와주길 바란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유엔 "29개국 외국인 허위 구인으로 전쟁 동원"

러시아군의 외국인 전투원 동원 문제와 관련해 유엔 인권이사회 국제조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29개국에서 허위 구인 광고로 외국인들을 유인한 뒤 계약병으로 동원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으로 빈곤한 지역 출신들이 주요 표적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행위가 국제인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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