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힘 빠지면 韓에 유리할까…통상·안보 협상 새 시험대

황인성 2026. 11. 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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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더라도 한국을 향한 통상·안보 압박이 크게 줄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권과 거부권이 유지되는 데다 민주당의 의회 견제가 강화되면 한미 간 합의 이행에도 새로운 변수가 생길 수 있어서다.

최 교수는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한국 정부의 대미 협상은 오히려 복잡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행정부와 의회의 대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추진력이 분산되면 한국도 미국의 투자·안보 요구를 서둘러 수용하기보다 협상 속도와 조건을 조율할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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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권·거부권 유지…관세 정책 변화 제한적
대미투자 의회 감독 강화 가능성…전작권·핵잠 합의 이행도 변수
전문가들, 대의회 외교 강화 주문…권력 분산 활용한 협상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캔자스주 설라이나 지역공항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서 연설을 마친 뒤 무대에 서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더라도 한국을 향한 통상·안보 압박이 크게 줄어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권과 거부권이 유지되는 데다 민주당의 의회 견제가 강화되면 한미 간 합의 이행에도 새로운 변수가 생길 수 있어서다.

미국 중간선거는 3일(현지시간) 치러진다. 민주당의 하원 탈환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상원은 접전 양상이다. 한국시간 4일 오전 8시부터 투표가 종료된 지역의 개표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지만, 경합지의 우편투표 집계 등에 따라 최종 의석 분포가 확정되기까지 며칠 이상 걸릴 수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추진 여건도 달라진다.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면 기존 정책을 뒷받침할 의회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면 상임위원회 조사와 청문회, 예산·입법 협상을 통한 견제가 강화된다. 상원까지 장악할 경우 주요 공직자 인준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의회 권력 구도가 바뀌더라도 대통령의 행정권과 법안 거부권은 유지된다.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을 차지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이 곧바로 전환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승리해도 관세 압박 지속…대미투자 감독 변수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분야는 관세와 대미투자다. 민주당이 의회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을 견제하더라도 미국 우선주의 기조 자체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일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을 확보할 경우 관세 철폐 법안 추진과 관련 청문회 등이 이어질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실질적인 관세 정책 변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도 지난달 28일 열린 ‘미국 중간선거 이후 전망 및 진출 전략 세미나’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탈환하더라도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대미투자를 둘러싼 미국 의회의 감독 강화도 변수다. 한국과 일본 등이 미국에 약속한 투자금의 배분과 집행 과정이 의회 조사 대상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통상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관련 상임위원회를 장악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 일본의 투자금을 어떤 사업에, 어떤 기준으로 배분하는지 조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가 백악관과 투자 조건에 합의하더라도 의회의 감독과 검증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미투자 사업의 필요성과 경제적 효과를 미국 의회에 설명하는 외교적 역량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8일(현지시간) 워싱턴 기념탑에서 바라본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 전경. AP=연합뉴스
전작권·핵잠 합의도 영향…의회 외교 강화 필요성

안보 분야에서도 미국 내 정치 지형 변화가 한미 간 합의 이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위한 후속 협의가 대표적이다.

정상 간 합의가 이뤄졌더라도 세부 실행 절차와 조건을 조율해야 하는 만큼 의회와 행정부 간 갈등이 심화하면 사업 추진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하경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30일 발간한 ‘美 중간선거와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정책: 변화와 연속’ 보고서에서 선거 이후에도 대중국 억제와 동맹의 책임 확대, 방위산업 기반 강화 등 미국 안보전략의 기본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의회의 견제가 강화되면서 정책 추진 과정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사업 이행이 늦어질 수 있다고 봤다.

하 연구위원은 한국이 정상 차원의 정치적 지지와 실제 정책 이행을 구분해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작권 전환과 핵추진잠수함, 원자력 협력, 대미투자 등 주요 현안별로 구체적인 실행 조건을 마련하고 미국 의회와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외교부 제1차관을 지낸 최종건 연세대 교수 역시 민주당의 승리가 한국에 유리한 협상 환경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한국 정부의 대미 협상은 오히려 복잡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 교수는 민주당이 하원만 장악하든 상·하원을 모두 확보하든 대의회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추진잠수함 관련 협상에서는 민주당의 비확산 정책 기조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트럼프 청구서’ 저자인 박형주 전 미국의소리(VOA) 기자는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승리가 한국에 유리한 협상 환경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특히 핵추진잠수함 연료 확보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에서는 핵 비확산 원칙을 중시해 온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권력 분산이 한국의 협상 여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행정부와 의회의 대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추진력이 분산되면 한국도 미국의 투자·안보 요구를 서둘러 수용하기보다 협상 속도와 조건을 조율할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박 전 기자는 필요할 경우 협상을 늦추거나 미국 측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전략적 준비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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