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영 특파원의 여기는 베이징] 경기 부진에 AI발 채용 축소… 1500만 ‘구직익사족’ 취업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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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 처지 자조하는 신조어 넘쳐 중국 청년들은 지금 필사적인 구직 전쟁 중이다. 올해 중국의 대학 졸업자는 사상 최대인 1270만명으로 이전 졸업자 중 계속 구직 중인 경우를 포함하면 1500만명이 일자리를 찾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8월 중국의 청년실업률은 18.9%를 기록했다.
장단단 베이징대 교수팀은 2023년 중국의 청년실업률이 공식 발표의 2배 이상인 50%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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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포기 등 포함 50% 육박 주장도
독한 취업난에 결혼도 출산도 미뤄
반숙청년, 985폐물, 전업자녀 등
자신들 처지 자조하는 신조어 넘쳐
지난 8월 중국의 청년실업률은 18.9%를 기록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청년실업률을 다시 발표하기 시작한 2024년 이후 최고치다. 9월 18.0%로 다소 하락했지만 20%에 육박한다는 점에선 큰 차이가 없다. 학생을 제외한 16~24세 도시 실업률은 지난 8월 약 19%로, 미국의 같은 연령대 실업률 약 9%보다 2배 이상 높았다. 25~29세 실업률도 7.5%로 전체 도시 실업률인 5%대를 웃돌았다.
이런 통계마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장단단 베이징대 교수팀은 2023년 중국의 청년실업률이 공식 발표의 2배 이상인 50%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그해 3월 공식 청년실업률은 19.6%였지만, 구직 의사가 없는 ‘탕핑족’과 부모에게 의존해 생활하는 ‘컨라오족’(캥거루족)을 합친 청년 1600만명을 실업자로 간주하면 실제 실업률은 46.5%까지 치솟는다고 분석했다.
중국 관영 경제일보도 지난 8월 대학 등 일부 기관의 취업률 부풀리기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취업은 민생의 근본이고 데이터는 정책 결정의 토대인데 서류상 허위 취업과 허위 계약 등의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고 짚었다.
청년실업률이 높은 이유는 대졸자는 늘고 있는데 좋은 일자리는 줄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버블이 꺼지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내수 부진과 경기 둔화에 시달리고 있다. 부동산과 건설 관련 일자리가 대폭 줄었고 대졸자들이 많이 진출했던 사교육 시장도 정부 규제로 위축됐다. 내수 의존도가 큰 기업들의 채용 여력도 줄었다. 정부가 집중 육성하는 첨단산업은 아직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한다.
인공지능(AI)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면서 대졸자 신규 채용도 줄고 있다. 중국 상하이과기대가 2022~2026년 5개 주요 채용 플랫폼에 올라온 구인 공고 7억 건을 분석한 결과, AI 도입에 따른 채용 수요 감소는 경력 1~3년의 초급·중간 단계 인력에서 가장 컸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신입사원에게 기본 업무를 맡겨 교육했지만 지금은 AI가 이런 업무를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AI 도입 속도가 빠른 빅테크와 영화제작, 금융업 등에선 신규 채용 축소 움직임이 뚜렷하다.
씨티그룹은 지난 4월 중국 전체 일자리의 9.6%인 약 7000만개의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신규 대졸자들이 주로 취업하는 고객 서비스, 기초 프로그래밍, 광고 마케팅 등의 사무직 일자리가 AI로 인해 가장 큰 고용 충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일부 기업은 AI가 기존 직무의 30% 이상을 없앨 수 있다고 전망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9월 “중국 기업들이 신입사원에게 맡기던 업무를 AI로 대체하고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자를 선호하면서 대졸자들이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좋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은 음식 배달과 차량 호출, 인터넷 라이브방송 등 불안정한 일자리로 내몰린다. 중국 신형고용형태연구센터는 지난 6월 발표한 ‘2025년 중국 생산직 고용 연구보고서’에서 정규직 전일제 고용 계약 없이 일하는 ‘유연형 일자리’ 종사자가 지난해 2억8000만명에서 올해 3억2000만명으로 늘어 도시 취업자의 40%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일자리마저 불안하다는 점이다. 운전자 없이 달리는 로보택시와 배달·서비스 로봇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차량 호출과 배달 업무도 점차 자동화되고 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은 경제적 독립은 물론 결혼과 출산까지 미루고 있다. 중국의 혼인 건수는 12년 연속 감소하다 지난해 전년 대비 10.76% 반등해 676만3000건을 기록했지만 2013년 1346만9000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출생아 수는 지난해 792만 명으로 전년의 954만 명에서 약 17% 줄었다.
청년들의 처지를 자조하는 신조어는 쏟아지고 있다. ‘란웨이와’(미완성 자녀)는 오랜 시간 막대한 사교육비를 투자했지만 취업에 실패한 청년들을 의미한다. 자금난 등으로 공사가 중단돼 완공하지 못한 건물을 가리키는 ‘란웨이러우’에서 따왔다. ‘전업자녀’는 부모에게 생계를 의지한다는 점에선 컨라우족과 같지만, 가사노동과 부모 돌봄을 한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반숙청년’은 성인이 됐지만 완전히 독립하지 못한 청년들을, ‘985폐물’과 ‘해외귀환폐물’은 각각 명문대를 졸업하거나 해외 유학을 다녀왔는데도 취업에 실패한 이들을 가리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중국의 경제 호황기에 태어난 Z세대가 성인이 된 지금 일자리 부족과 치열한 경쟁, 임금 정체에 직면하면서 부모 세대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기대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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