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8대 0→8대 7, 죽다 살아난 KT…삼성 맹추격에 1점 차 진땀승, 한국시리즈 첫판 잡았다 [K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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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가 삼성 라이온즈의 막판 맹추격을 뿌리치고 한국시리즈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8대 0으로 크게 앞서던 경기가 8대 7 한 점 차까지 좁혀지면서 다 잡은 승리를 놓칠 뻔했지만, 마지막 아웃카운트 5개를 책임진 마무리 박영현의 역투 덕분에 가까스로 웃었다.
KT는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삼성을 8대 7로 꺾었다.
2021년 창단 첫 통합우승 이후 5년 만에 정상을 노리는 KT는 첫 경기를 잡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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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7·8회 7득점 맹추격, 박영현 1.2이닝 세이브
-이강철·박진만 감독 나란히 투수 교체 실수 인정

[더게이트=수원]
KT 위즈가 삼성 라이온즈의 막판 맹추격을 뿌리치고 한국시리즈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8대 0으로 크게 앞서던 경기가 8대 7 한 점 차까지 좁혀지면서 다 잡은 승리를 놓칠 뻔했지만, 마지막 아웃카운트 5개를 책임진 마무리 박영현의 역투 덕분에 가까스로 웃었다.
KT는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삼성을 8대 7로 꺾었다. 외국인 투수 데이비스 대니엘이 6이닝 3실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놓았고, 안현민-한승택-김현수가 나란히 홈런을 터뜨렸다. 삼성도 7회 5점, 8회 2점을 뽑아내며 턱밑까지 따라붙었지만 끝내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2021년 창단 첫 통합우승 이후 5년 만에 정상을 노리는 KT는 첫 경기를 잡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팀이 우승한 비율은 42차례 가운데 31차례로 73.8%다. KT는 2021년과 2023년에 이어 세 번째 한국시리즈에서도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T는 지난달 12일 시즌 최종전 이후 3주간 공식 경기 없이 자체 훈련과 평가전으로 시리즈를 준비했다. 오랜 실전 공백으로 경기 감각이 떨어졌을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진 않았지만, KT는 1회부터 삼성 선발 최원태를 두들기며 주도권을 잡았다.
양 팀의 1회 공격은 대조적이었다. 똑같이 선두타자가 안타로 출루했지만 삼성은 득점하지 못했고, KT는 3점을 뽑았다. 프로 커리어 첫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오른 대니엘은 1회초 선두타자 김지찬에게 내야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박승규의 잘 맞은 타구를 중견수 샘 힐리어드가 뛰어올라 걷어내면서 한숨을 돌렸다. 이어 구자욱을 삼진으로 잡는 사이 2루 도루를 시도한 김지찬까지 아웃되면서 첫 이닝을 실점 없이 마쳤다.
KT도 1회말 선두타자 최원준이 중전안타로 출루했다. 여기서 김민혁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최원준이 안현민 타석에서 도루와 폭투로 3루까지 진루했다. 안현민의 볼넷으로 이어진 1사 1, 3루에서 힐리어드가 0-2의 불리한 카운트를 이겨내고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시즌 초반 애를 먹었던 높은 속구를 정확하게 받아친 한 방. 2사 후에는 김상수의 2루수 쪽 내야안타로 한 점을 보태 3대 0으로 앞서갔다.
3회말에는 안현민의 데뷔 첫 가을야구 홈런이 나왔다. 안현민은 선두타자 김민혁의 2루타로 만든 무사 2루에서 최원태의 가운데 높은 체인지업을 잡아당겼다. 총알처럼 뻗어간 타구는 라인드라이브로 왼쪽 담장을 넘어갔다. 포스트시즌 첫 출전에서 터뜨린 홈런으로 점수는 5대 0까지 벌어졌고, 삼성은 최원태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KT의 홈런 행진은 계속됐다. 5회말 2사 후 포수 한승택이 장찬희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비거리 125m짜리 좌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2013년 프로 데뷔 이후 첫 포스트시즌 홈런. 6회말에는 2사 후 힐리어드의 1루 땅볼이 비디오 판독 끝에 내야안타로 바뀌면서 공격이 이어졌고, 야수 최고참 김현수가 바뀐 투수 임기영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날렸다. 6회가 끝났을 때 점수는 8대 0까지 크게 벌어졌다.

KT의 일방적인 대승으로 끝날 듯했던 경기는 7회부터 요동치기 시작했다. 대니엘에게 막혀 있던 삼성 타선이 7회초 반격을 시작했다. 선두타자 박승규가 좌전안타로 포문을 열고 구자욱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터뜨렸다. 르윈 디아즈까지 우전안타를 치자 이강철 KT 감독은 대니엘을 내리고 삼성의 왼손 타자들을 겨냥해 외국인 좌완 로건 앨런을 투입했다.
그러나 로건도 달아오른 삼성 타선을 막지 못했다. 최형우 타석에 대타로 나온 김성윤이 우전안타를 쳤고, 김영웅의 1루수 내야안타까지 이어지면서 무사 만루. 이 과정에서 김영웅의 타구를 잡으려 몸을 날린 KT 1루수 김현수가 손가락 통증으로 교체되는 변수도 발생했다. 삼성은 류지혁의 2루수 땅볼로 한 점을 더해 3대 8로 따라붙었다.
KT 벤치는 1사 2, 3루에서 로건을 내리고 손동현을 투입했다. 손동현은 김헌곤에게 왼쪽 폴대 바깥으로 크게 벗어나는 파울 타구를 맞았지만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이재현과의 승부에서도 또 큼지막한 파울 홈런이 나오자 이 감독은 볼카운트 1-1에서 사이드암 김정운으로 다시 투수를 바꿨다.
이재현은 김정운을 상대로도 큰 파울 타구를 날리며 끈질기게 맞서다 결국 풀카운트에서 왼쪽 담장을 직접 때리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2, 3루 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면서 점수는 5대 8이 됐다. 김정운이 김도환을 삼진으로 잡아 간신히 이닝을 끝냈지만, 삼성이 7회에만 5점을 뽑아내면서 8점 차까지 벌어졌던 경기가 순식간에 3점 차 승부로 바뀌었다.

삼성의 추격은 8회초에도 계속됐다. 선두타자 박승규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하자 KT는 삼성 좌타라인을 막기 위해 좌완 오원석을 투입했다. 그러나 오원석은 구자욱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무사 1, 2루에 몰렸다. 디아즈를 삼진으로 잡은 뒤엔 김성윤에게 중전 적시타를 내주면서 6대 8까지 쫓겼다.
오원석이 김영웅에게 스트레이트 볼넷까지 내주며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자 인내가 한계에 달한 KT 벤치는 결국 마무리 박영현을 투입해 아웃카운트 5개를 맡겼다. 가능하면 9회까지 아껴두려던 마무리를 두 점 앞선 8회 1아웃 만루 초대형 위기에서 투입했다.
첫 타자 류지혁은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충분히 희생플라이가 될 만한 타구였지만 3루 주자 구자욱이 허벅지 부상 여파로 홈에 들어오지 못해 KT로서는 한숨을 돌린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어진 대타 김현준 타석에서 폭투가 나오면서 결국 구자욱이 홈인, 점수는 8대 7 한 점차가 됐다.
박영현은 김현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 가까스로 동점을 막았다. 9회초에는 세 타자를 전부 삼진으로 잡고 삼성의 추격을 뿌리쳤다. 이재현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대타 전병우도 삼진 처리했다. 마지막 타자 박승규마저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박영현의 1.2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와 함께 길었던 승부가 끝났다.

KT는 이날 10안타와 8볼넷으로 8점을 뽑아냈다. 외국인 타자 힐리어드가 4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 2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결승타가 된 1회 선제 2타점 2루타도 중요했지만, 6회말 2사 후 전력질주로 만들어낸 내야안타도 결정적인 장면. 힐리어드의 출루로 공격이 이어졌고, 곧바로 김현수의 2점 홈런이 터지면서 한 점차 승리가 가능했다.
힐리어드는 경기 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와 오늘의 타격감 상을 받아 상금 200만원을 챙겼다. 안현민도 3타수 1안타 2볼넷 2타점 2득점으로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활약했다. 김현수는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루타 기록을 154루타로 늘렸다.
경기 후 승장 이강철 감독은 투수 교체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이 감독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다. 큰일 날 뻔했다"고 털어놨다. 7회 로건을 투입한 판단에 대해서는 "시즌 중에는 항상 이런 상황에서 가장 강한 투수를 투입해 흐름을 끊는데, 순간적으로 착각했던 것 같다. 거기서 확실히 끊고 갔어야 했다"고 자책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최원태의 교체 타이밍이 늦었다고 인정했다. 박 감독은 "안현민에게 홈런을 맞기 전에 바꿨어야 했다. 교체 타이밍이 한발 늦었던 게 후회된다"고 밝혔다. 다만 후반 맹추격에 대해 "우리 타선이 상대 필승조가 나와도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두 팀은 4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한국시리즈 2차전을 치른다. KT는 고영표를, 삼성은 크리스 페덱을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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