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피의자는 영장신청서 못 보고 검사 면담… 방어권 보장도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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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청이 '구속영장 청구 전 면담' 제도 활용을 독려하는 공문을 전국에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속영장 청구 전 면담은 검사와 경찰, 피의자와 변호인까지 한자리에 모여 영장 청구의 필요성 여부를 놓고 논의하는 제도다.
보완수사권 폐지로 피의자의 구속 필요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사법경찰관의 수사기록에 의존하게 된 공소청은 급한 대로 이 제도를 활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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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파악 위한 우회로 찾았지만
피의자 신청서 열람·복사 근거 없어

공소청이 ‘구속영장 청구 전 면담’ 제도 활용을 독려하는 공문을 전국에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완수사권 폐지로 검사가 사법경찰관의 수사기록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자 ‘우회로’를 찾아 나선 모양새다. 그러나 이마저도 피의자가 영장도 보지 못한 채 면담에 참석하는 등 제도상 미비점이 곳곳에서 노출되는 중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소청은 지난 26일 ‘구속영장 청구 전 면담기일 운영 관련 격려’라는 제목의 업무 연락을 전국 일선청에 하달했다. 구속영장 청구 전 면담은 검사와 경찰, 피의자와 변호인까지 한자리에 모여 영장 청구의 필요성 여부를 놓고 논의하는 제도다. 기존에도 검찰(공소청) 내부 지침에 근거해 존재했던 개념이지만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전면 폐지되면서 개정 형소법에서 명문화됐다.
보완수사권 폐지로 피의자의 구속 필요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사법경찰관의 수사기록에 의존하게 된 공소청은 급한 대로 이 제도를 활용 중이다. 서울남부공소청은 최근 구속영장 청구 전 면담을 통해 시세조종으로 60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는 피의자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사는 송치된 기록에 드러나지 않은 피의자 진술을 듣고, 위법수집 증거 쟁점을 파악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예기치 못한 문제점도 드러났다. 법원에서 이뤄지는 구속전 피의자심문과 달리 검사와의 면담에서는 구속영장신청서를 피의자에게 열람·복사해줄 법적 근거가 없다. 이 때문에 피의자 측이 영장신청서를 직접 보지 못하고 검사가 구두로 불러주는 공소사실 개요만 듣고 면담에 참여하는 상황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일선청에서는 “피의자·변호인의 실질적 방어권·변론권 보장을 고려해 영장신청서에 대한 피의자 측 열람·복사 규정 마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건의가 잇따랐다.
개혁 대상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검사들은 제도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개정 형소법이 허용하는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공소청은 사실관계 확인과 면담 절차를 거쳐 동거녀를 협박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20대 남성을 구속 취소했고(국민일보 10월 26일자 12면 참조), 송치 사건 기록에서 별건 범죄를 발견하면 경찰에 수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수사요청’ 제도도 활용하기 시작했다.
한 간부급 검사는 “훗날 부작용을 제대로 뜯어고치기 위해서라도 검사들이 제도 안착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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