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후보 이름 쓰지 마라”…민주노총 선거, ‘입틀막’ 논란

윤준식 2026. 11. 1. 12: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민주노총 차기 위원장을 뽑는 선거운동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후보 공보물 등에서 상대 후보의 실명과 사진 사용을 금지한 노조 선거관리위원회의 지침이 논란이 되고 있다.

1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달 19~25일 진행되는 지도부 선거를 앞두고 전날 공지를 통해 "후보자 선거운동본부의 타 후보자 실명 또는 사진·영상 사용을 허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홍보물에 상대 후보 실명·사진 사용 금지
양경수 후보 제외 3개 선본 “즉각 철회하고 사과하라”
노조 선관위, 비판에 지침 재논의 하기로

민주노총 차기 위원장을 뽑는 선거운동이 본격 시작된 가운데 후보 공보물 등에서 상대 후보의 실명과 사진 사용을 금지한 노조 선거관리위원회의 지침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선거를 뛰는 후보들 사이에서는 후보 검증과 비판을 사실상 막는 ‘입틀막’ 지침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선거 직전까지 위원장을 지낸 양경수 후보가 3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압도적인 지명도를 가진 양 후보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룰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달 19~25일 진행되는 지도부 선거를 앞두고 전날 공지를 통해 “후보자 선거운동본부의 타 후보자 실명 또는 사진·영상 사용을 허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선관위는 앞서 후보 측에 구체적인 삭제 요구도 했다. 선관위는 엄길용 후보가 양 후보와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만난 사진을 홍보영상에 사용한 것을 문제 삼으며 이를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후보자 캠프에서는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다, 양 후보를 제외한 엄길용· 김민영· 최준식 후보는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이 같은 결정은 전 민주노총 집행부에 대한 건강한 비판을 봉쇄할 수 있다”며 “(지침의) 즉각 철회와 사과를 엄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건강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공개적 공동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도 밝혔다.

엄 후보 측은 전날 비판 성명을 통해 “‘양경수 집행부’ 표현은 안 되고, ‘전 집행부’ 표현은 괜찮다는 것이 선관위의 설명이다. 만일 지난 대선에서 ‘전 정부’ 표현만 허용하고 ‘윤석열정부’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면, 민주노총은 가만히 있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최 후보 역시 전날 “선관위가 ‘비방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우려만으로 실명 사용 전부를 금지했다”며 “박근혜정부, 윤석열정부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입틀막이다. 실명이 안 되면 ㅇㄱㅅ 위원장, ㅇㄱㅅ 위원장 후보라고 쓰면 되는 거냐”고 반발했다. 김 후보도 “윤석열정권식 입틀막이 민주노총에서 벌어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선관위는 지난 25일 열린 합동 기자회견에서는 최 후보 측이 ‘양경수 집행부 민주노총 파탄의 6년’이라는 표현을 발언에 집어넣은 것을 문제 삼으며 보도자료에 포함하지 않기도 했다. 최 후보 측은 이에 자체적으로 연설문을 인쇄하고 배포해야 했다.

이 같은 결정이 2020년부터 6년간 민주노총을 이끌었던 양 후보에게 유리한 룰 적용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선거 과정에서 현 집행부 평가와 비판이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는데 이를 사실상 제한한 것”이라며 “압도적 지명도를 가진 후보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규정이라는 비판이 현장 조합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비판이 계속되자 민주노총 선관위는 이날 오후 내부 회의를 열고 방침에 대해 다시 논의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민주노총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에서 ‘네거티브’ 공방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처음에 지침이 마련된 것”이라며 “각 선본에서 모인 입장을 취합해 회의에서 재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