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링크만 던져 놓고 보고서 쓰란다…그런데 쓰네?" SKT의 실전형 AI 실험

조인영 2026. 11. 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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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22분.

'EBB AX Club'은 SK텔레콤 구성원들이 이른 아침 식사 시간에 실제 업무 상황을 바탕으로 AI 활용 과제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강연을 맡은 신성한 SKT AI Board 매니저는 클로드의 'Claude Fable 5.1'에 링크만 전달한 뒤 문제를 풀도록 지시했다.

SK텔레콤은 자사의 'EBB AX Club'에서 직원들이 기초적인 AI 활용 역량을 키우고, '에이닷 비즈 코워크'를 통해 이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도록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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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SKT AX Camp’서 크롤링·입점 심사 실무 미션 체험
“일은 AI가 한다… AI가 일할 수 있게 만들어야”
신성한 SKT AI Board 매니저가 지난 10월 30일 이천 SK텔레콤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SKT AX Camp’에서 EBB AX Club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SKT

오전 9시 22분. AB텔레콤 사무실. "심해어 신종? 이거 요즘 시끄럽던데. 간단하게 상황 파악해서 10시에 보고 좀 해 줘요."

부장님 지시에 김 대리가 보내준 초안은 채워야 할 빈칸 투성이였다. 참고할 자료는 종 도감 위키, 탐사일지 블로그, 통신 기술 포럼(TNF) 세 곳. 시계를 보니 보고까지 남은 시간은 30분이다.

지난달 30일 오전 SK텔레콤 이천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SKT AX Camp’에 모인 기자들에게 SK텔레콤 ‘EBB AX Club’의 9회차 미션이었던 ‘새로운 심해어 단서’ 찾기 미션이 주어졌다.

‘EBB AX Club’은 SK텔레콤 구성원들이 이른 아침 식사 시간에 실제 업무 상황을 바탕으로 AI 활용 과제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구성원들은 조식을 즐기면서 매주 새롭게 제시되는 업무형 미션을 30분 안에 해결한다. 이때 평소 사용하는 다양한 AI 도구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그 때와 동일하게, 기자들은 보호종 도감 위키, 탐사일지 블로그, 통신 기술 포럼(TNF) 등 웹페이지 세 곳만으로 보고서 초안의 빈칸 12개를 채워야 했다.

문제 곳곳에는 크롤링의 함정이 숨어 있었다. 위키 광고에 가짜 정보가 섞여 있었고, 블로그 글은 여러 페이지에 흩어져 있었다. 포럼에서는 명시적으로 제공되지 않은 논의 비율을 직접 계산해야 하는 항목도 있었다. 크롤링은 웹사이트 곳곳에 흩어진 정보를 프로그램으로 자동 수집하는 기술이다.

특히 학명과 종 코드가 한 끗 차이인 유사 종의 정보가 곳곳에 섞여 있어 AI의 답변을 그대로 믿으면 오류를 범하기 쉬웠다. 포럼 글 상당수는 종 이름과 같은 키워드 없이 내용만으로 주제를 판단해야 했다. 따라서 단순 키워드 검색보다 LLM(거대언어모델)을 활용해 문맥을 파악하는 접근이 필요했다.

기자는 AI 도구인 '클로드'를 열어 해당 웹페이지 3개 링크를 붙여넣고 빈칸을 채우라고 지시했다. 명령어를 이해하고 답을 찾는 작업이 수 분간 이어졌다. 채워 넣은 답안은 자동 채점돼 리더보드에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7분 만에 문항 12개를 모두 맞혔지만 순서상 9위에 만족해야 했다.

강연을 맡은 신성한 SKT AI Board 매니저는 클로드의 'Claude Fable 5.1'에 링크만 전달한 뒤 문제를 풀도록 지시했다. 그러자 AI는 스스로 사이트를 탐색해 답을 찾고 제출까지 마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최소화했다. 모두 정답이었다. 신 매니저는 "막상 AI를 실무에서 활용하려 하면 가장 큰 허들은 AI 자체가 아니다"라며 "내가 아는 맥락을 어떻게 알려주고, 사내 시스템을 어떻게 연동해 넘겨줄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제한된 자료 세 곳을 찾아 정보를 파악해야 하는 ‘EBB AX Club’ 첫 번째 미션.ⓒSKT

두 번째 미션은 오는 11월 13~14일 T팩토리 성수에서 열리는 AI 오프라인 방탈출 행사 ‘제2차 SKT AX Challenge: 2026 성수 군것질마켓’의 ‘입점 심사’였다.

기자들은 마켓 운영사무국에 첫 출근한 담당자가 돼, 80여 건의 입점 신청서 가운데 조건에 맞는 판매자 15곳을 20분 안에 골라내야 했다.

셀러 모집 공고에는 불꽃이 생기는 조리기구 사용 금지 같은 자격 기준이 담겨 있었고, 현장 게시판에는 공고 변경이나 접수 마감 연장 등 심사에 반영해야 할 추가 정보도 숨어 있었다.

가상 사내 시스템에는 MCP(Model Context Protocol)가 연결돼 있었다. AI가 메일과 공고를 읽고 심사 에이전트의 조건을 수정해 신청서를 검토한 뒤 알아서 선정 결과를 제출하는 방식이다. MCP는 AI가 메일함이나 사내 시스템 등 업무 도구에 접근해 정보를 확인하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통로를 말한다.

기자는 MCP 서버 주소를 복사해 클로드 커넥터에 추가하고, 미션을 수행했다. 명령을 수행하는 작업을 가만히 기다렸다. 8분 만에 제출을 완료했지만 손이 느렸는지 결과는 23위였다.

신 매니저는 이처럼 사람만 알고 있는 업무 맥락을 AI에 전달하고, 업무 시스템에 MCP를 연결하며, AI와 사람이 맡을 일을 나누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MCP가 없었다면 파일을 하나하나 내려받아 AI에 던져줘야 했고 시간도 훨씬 오래 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AI와 업무 시스템을 연결하면 사람이 직접 처리해야 했던 정보 수집과 전달 과정을 줄이고, AI가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성수 팝업 마켓에 입점할 판매자 15팀을 선정하는 ‘입점 심사’ 미션ⓒSKT

이날 행사에서는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모닝 레이브(Morning Rave)'를 접목해 음악과 함께하는 아침 분위기를 연출했다. 커피와 음악을 즐기며 하루를 시작하는 모닝 레이브처럼, 구성원들이 아침 식사와 함께 자연스럽게 AI 실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SK텔레콤은 자사의 'EBB AX Club'에서 직원들이 기초적인 AI 활용 역량을 키우고, ‘에이닷 비즈 코워크’를 통해 이를 실제 업무에 적용하도록 지원한다. 이후 ‘AX 챌린지’와 ‘AXMS’ 등을 통해 혁신 사례를 발굴하고 확산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신 매니저는 “AI가 일할 수 있게 만들어주면 훨씬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AI 도입 초기의 기대감이 ‘그래서 성과가 뭔데?’라는 의문과 마주하는 골짜기를 지나 변곡점을 넘어서야 초생산성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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