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I와 전쟁 중인 美작가조합 “한국 작가들과 협력 원한다”

윤성민 2026. 10. 3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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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안전(AI Safety)'라는 단어와 키보드, 그리고 로봇 손.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작가조합(Authors Guild)은 다른 나라 작가·출판 단체들의 부러움을 사는 곳이다. 세계 책 관련 단체 중 이른바 ‘가장 힘이 센’ 단체여서다. 2020년 의회 로비로 법을 개정해 소액 저작권 침해 사건 해결기구를 출범시켰고, 2022년엔 아마존을 압박해 작가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구입 후 7일 이내 전자책 무조건 환불’ 정책을 폐지시켰다.

지금 작가조합은 인공지능(AI)과 싸우고 있다. 2023년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저작권자의 허락이나 정당한 대가 없이 책을 복제해 AI 모델 학습에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한국에서도 AI 기업의 학습용 책 대량 매입과 디지털 도서 무단 학습이 논란이다. 미국 작가조합의 메리 라센버거 최고경영자(CEO)를 서면 인터뷰했다. 그는 “한국 작가 단체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싶다”고 했다.

메리 라센버거 미국 작가조합 최고경영자(CEO). 사진 작가조합

Q : ‘바츠 대 앤트로픽’ 소송에서도 역할을 했다고 들었다.
A : 2024년 작가들을 지지하는 법정의견서(amicus brief)를 제출했다. 2025년 15억 달러(약 2조원) 규모 합의 이후 지난 1년의 상당 부분은 작가들의 보상금 청구를 돕고, 합의금 배분을 둘러싼 작가·출판사 간 분쟁을 해결하는 데 주력했다. 메타가 불법 복제 도서로 AI 모델 ‘라마(Llama)’를 학습시킨 것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한 작가들도 지원해 왔다.

Q : 지금 진행 중인 소송의 결과가 향후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A : 책을 이용한 AI 학습이 공정이용(fair use)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오면, AI 기업들은 작가들에게 정식 이용허락(라이선스)을 받으라는 압박을 받게 된다. 그러면 작가와 출판사는 누가, 어떤 조건으로 저작물을 이용할지 통제할 수 있게 된다.

Q : 한국 출판 단체들의 대응은 아직 제한적이다.
A : AI 개발 상당 부분이 미국에서 이뤄지는 만큼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주시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 경험상 다른 창작자 단체들과의 연대가 도움이 됐다. 작가조합은 작사가·극작가부터 성우까지 12개가 넘는 창작자 단체가 참여하는 연대체를 출범시켰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창작자들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Q : 해외 작가 단체들과도 협력하나.
A : 국제작가포럼 등 해외 자매 단체들과의 협력도 성과가 있었다. 지금은 국제적 협력이 정말 중요한 시점이다. 한국 작가 단체들과도 대화하며 함께 협력할 분야를 논의하고 싶다.

라센버거 CEO는 “AI 학습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호주 사례를 들었다. 호주에선 AI 기업이 저작권자의 사전 허락 없이 책·음악·기사 등을 학습에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미국 작가조합은 반대 성명을 내고 호주 정부에 서한을 보내며 압박했다.

Q : AI의 책 학습 관련 법 개정은 어떤 방향이어야 하나.
A : AI 기업이 학습에 쓴 저작권 보호 자료 공개를 의무화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법률, AI 생성 콘텐츠에 표시 의무를 부과하는 법률에 중점을 두고 있다. AI 결과물에 워터마크 삽입을 의무화하는 법안도 지지한다.

Q : 작가조합이 최근 파악한 AI 관련 문제는.
A : AI 탐지 프로그램의 결과를 근거로 작가들이 AI를 썼다는 부당한 의심을 받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 작가조합이 이달 발표한 ‘출판사를 위한 AI 모범 관행’에 출판사가 탐지 결과만으로 출판 계약을 취소하거나, 작가에게 집필 과정을 입증하라고 요구해선 안 된다고 명시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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