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다치고 싶다”… 당신도 어쩌면 ‘고기능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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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도 속으로는 즐거움이 사라지고 공허함이나 무가치함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다. 흔히 '고기능 우울'이라고 불리는 상태다.
의학적인 진단명은 아니지만 사람을 만나고 맡은 일을 해내면서도 속으로 우울감, 공허함 등을 겪는 상태를 고기능 우울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고기능 우울은 결승선에 도착해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 채 다시 달리는 상태에 빗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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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좋아하던 활동해도 안 즐겁다면 의심

최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윤홍균 원장이 출연해 고기능 우울에 대해 이야기했다. 윤홍균 원장은 “최근 진료실을 찾는 일부 20·30대가 거절에 민감하고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보인다”며 업무를 거절하지 못해 계속 맡고 좋은 평가나 승진을 경험해도 만족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출근하는 길에 다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고기능 우울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신호 중 하나로 언급했는데, 고기능 우울의 특징과 주의해야 할 신호를 알아본다.
◇겉으론 일상 유지해도 즐거움 사라지고 공허감 지속
우울증이 생기면 기분이 가라앉거나 이전에 즐기던 일에 흥미를 잃고, 쉽게 피로해지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신을 가치 없는 사람처럼 느끼거나 수면·식욕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일상생활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의학적인 진단명은 아니지만 사람을 만나고 맡은 일을 해내면서도 속으로 우울감, 공허함 등을 겪는 상태를 고기능 우울이라고 표현한다.
문제는 일상생활이 유지되기 때문에 본인과 주변 사람 모두 이를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때는 평소와 다른 감정과 생활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전에 즐기던 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피로가 계속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자신을 가치 없는 사람처럼 느끼거나 죄책감에 빠지는 것도 우울증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고기능 우울은 업무에 지쳐 나타나는 번아웃과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같은 개념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번아웃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만성적인 직장 스트레스에서 비롯된다고 정의한다. 업무 등 특정 스트레스 요인이 지속될 때 에너지가 고갈되거나 극심한 피로를 느끼고 업무 효능감이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퇴근하거나 휴식을 취한 뒤에도 평소 좋아하던 활동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무가치함, 죄책감 등 증상이 이어진다.
윤홍균 원장도 번아웃을 “마라톤을 열심히 달리다가 오버페이스로 쓰러진 상태”에 비유하며 쉬고 안정을 취하면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기능 우울은 결승선에 도착해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 채 다시 달리는 상태에 빗댔다.
◇“차라리 다쳤으면”… 구체적인 사고·죽음 생각 반복되면 위험 신호
특히 주의해서 볼 것은 죽음이나 자기 파괴와 관련된 생각이다. 윤홍균 원장은 “회사에 가기 싫다”는 생각을 넘어 “사고가 나 병가를 낼 정도로 아팠으면 좋겠다”고 구체적으로 상상하거나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이어진다면 마음의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죽음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은 주요우울장애를 평가할 때 확인하는 핵심 증상 중 하나다. 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에서도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생각, 구체적인 계획을 우울증 진단 과정에서 반드시 살펴야 할 증상으로 제시한다.
우울감, 흥미 저하, 피로 등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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