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조 체코 원전 수주 해놓고… 공사비에 갈라진 ‘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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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을 추진하던 '팀 코리아'에 균열이 생겼다. 체코 원전 사업 주계약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29일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의 원전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시공계약이 결렬된 핵심 원인은 '공사비가 늘면 누가 부담하느냐'였다.
이날 오전 시공사 측과 최종 협상에서 받은 수정안도 '계약서를 보는 데 1분도 안 걸렸다'는 게 한수원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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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액확정’ vs ‘늘어난 물량 정산’
새 시공사 선정에… 소송 가능성도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을 추진하던 ‘팀 코리아’에 균열이 생겼다. 체코 원전 사업 주계약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29일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의 원전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공사비와 계약 방식을 놓고 1년 넘게 평행선을 달리다 끝내 파국을 맞았다. 한수원은 경쟁입찰로 새 시공사를 찾겠다는 입장이지만 시공사 측은 “일방적 결렬”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결렬 소식에 이날 대우건설 주가는 18.57% 급락했고, 두산에너빌리티도 7.65% 떨어졌다.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체코 프라하에서 남동쪽으로 약 200㎞ 떨어진 두코바니 지역에 한국형 원전(APR1000) 2기를 짓는 약 27조원 규모의 사업이다. 한수원은 지난해 6월 체코 발주사와 본계약을 맺었다. 이후 15개월간 시공사와 공사비 등을 놓고 협상을 이어왔다. 실무회의 78회에 이견조정위원회 11회, 최고경영자 면담까지 거쳤지만 끝내 합의에 실패했다.
시공계약이 결렬된 핵심 원인은 ‘공사비가 늘면 누가 부담하느냐’였다. 한수원은 공사비 총액을 미리 정해두는 ‘총액확정계약’을 요구했다. 발주처인 체코와 맺은 본계약이 이 방식이기 때문이다. 반면 시공사 측은 상세설계가 구체화되며 늘어나는 물량만큼 공사비를 사후 정산하는 ‘물량정산’ 방식을 요구했다. 한수원은 체코와의 본계약은 물론 한국전력기술(설계), 두산에너빌리티(기자재 공급)와의 계약도 모두 총액확정 방식이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일경 한수원 사업총괄부사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공사 측과의 금액 차이에 대해 “1조원도 더 된다”며 “프로젝트 전체가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입장문을 내고 “기한 연장 없이 일방적으로 결렬을 발표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한수원이 지난 7일 계약 조건을 바꾸고 검토할 시간은 충분히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12월 말까지 기한을 늘려 달라는 공문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설계변경으로 늘어나는 물량을 공사비 인상 없이 감당하라는 조건은 기업 생존을 위협한다는 게 시공사 측 입장이다. 손실을 감수할 만큼 금액을 낮춘 수정안도 냈다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한수원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최 부사장은 “지난 7일 제시한 안은 시공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정안이었다”고 설명했다. 공사비를 체코 수주 당시 시공금액보다 10% 올렸다고 했다. 지하 공사는 물량을 정산해주고 지상 공사는 건축허가가 나는 2029년 물량을 기준으로 삼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그는 “시공사 제안은 한 달 전이나 석 달 전과 큰 틀에서 바뀐 게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시공사 측과 최종 협상에서 받은 수정안도 ‘계약서를 보는 데 1분도 안 걸렸다’는 게 한수원 측 설명이다. 체코 측이 당초 9월 말까지 계약을 끝내라고 요구했고, 지난 20일 양국 협의체에서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내겠다’고 약속한 상황에서 기한 연장은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한수원 결정에 힘을 실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신규 시공사 선정에 나서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한수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함께 체코 원전 수주를 이뤄낸 기업들이기에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체코 원전 프로젝트의 주요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수원은 경쟁입찰로 새 시공사를 뽑는다는 계획이다. 내년 4월 입찰공고를 거쳐 7월까지 계약한다는 계획이다. 협상은 결렬됐지만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도 다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대우건설과 별도로 입장문을 내고 “발주처(한수원)에서 기존 컨소시엄사에도 재입찰 허용 방침을 밝힌 만큼 성실히 준비해 입찰에 참가하고 성공적 사업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따로 맺은 원자로·터빈 공급 계약은 그대로 유지된다. 한수원은 시공사 공백기 동안 일부 설계는 따로 발주하고 공정관리 등은 직접 수행해 부지 준비공사 등 기존 일정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과제는 적지 않다. 시공사 교체로 일정이 늦어지고 비용이 늘 수 있다. 그간 사전작업을 해 온 시공사 측이 비용 보전을 요구하거나 소송을 낼 가능성도 있다. 최 부사장은 “그간의 합의서 등을 보면 법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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