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룡마을 이재민' 수용 학교 학부모들 "왜 우리 학교냐" 분통

윤근혁 2026. 10. 2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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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발생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화재로 피해를 당한 이재민 수십 명을 강당에 수용한 공립 개포중학교. 이 중학교 학부모 열린 채팅방에 "중3 마지막 시험인데 (이재민이 있는) 시장통에서 보게 하고 싶지 않다", "(이재민 수용 장소가) 왜 우리 학교냐"라고 분통을 터트리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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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개포중 학부모 모임' 채팅방, 비정한 글들 논란... "어려운 사람 도와야" 소수 의견도

[윤근혁 기자]

▲  ‘2026 개포중 학부모 모임’ 열린 채팅방에 올라온 글.
ⓒ 제보자
지난 27일 발생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화재로 피해를 당한 이재민 수십 명을 강당에 수용한 공립 개포중학교. 이 중학교 학부모 열린 채팅방에 "중3 마지막 시험인데 (이재민이 있는) 시장통에서 보게 하고 싶지 않다", "(이재민 수용 장소가) 왜 우리 학교냐"라고 분통을 터트리는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학부모 가운데 일부는 실제로 강남구청, 강남서초교육지원청, 개포중 등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 "여기가 안방이었나..." 구룡마을 잿더미 헤집는 네 식구 https://omn.kr/2kb3u)

순식간에 차갑게 바뀐 개포중 학부모 모임 채팅방

29일, <오마이뉴스>는 '2026 개포중 학부모 모임'이란 이름의 열린 채팅방 대화 내용을 살펴봤다. 이 방에는 개포중 학부모 인증을 받은 412명이 들어와 활동하고 있다.

이재민 수용 사실이 알려지자, 초창기 채팅방에는 "저희 아이 말로는 저희 학년에도 구룡마을에 사는 친구가 있다고 한다"라면서 "아이들이 편견 없이 바른 시선으로 친구들을 바라볼 수 있도록 가정에서도 함께 지도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이런 글도 잠시, 채팅방 분위기는 순식간에 차갑게 바뀌었다. 개포중이 이재민을 수용한 기관이 된 것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는 글이 화재 발생 하루이틀 뒤인 28~29일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올라왔다.
▲ 인근 학교에 마련된 구룡마을 이재민 임시 대피소 서울시 강남구 구룡마을에 화재가 발생한 다음 날인 28일 인근 학교 강당에 이재민을 위한 임시대피소가 마련되어 있다.
ⓒ 연합뉴스
우선 '학생들의 시험기간 피해'를 우려하는 글이 보였다. 한 학부모는 "3학년이 곧 시험인데 그전에는 어떻게든 되겠죠?"라면서 "중학교 마지막 시험인데 시장통에서 보게 하고 싶지는 않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학부모는 "당장 다음 주에 3학년 아이들 시험인데 주말까지 기다렸다가 민원을 제기하면 시험기간에 소란스러워질까 싶다"라면서 민원 제기를 재촉하기도 했다.

학생 안전을 걱정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한 학부모는 "저분들이 애들과 같이 생활한다는 게 저는 정말 아니다 싶다"라면서 "저분들 사실 누군지도 모른다. 요새 얼마나 위험한 세상이냐. 게다가 집도 잃고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한 상태에 여러 악감정도 있을 것 같다"라고 적었다. 그랬더니 또 다른 학부모는 "저는 사고 날까 봐 지금 너무 걱정이 된다. 그 안에서 싸우지나 말았으면..."이라고 맞받았다.

구룡마을 거주 이재민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는 글도 보였다. 한 학부모는 "일반적 이재민들 돕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한다"라면서도 "불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계속 무리한 요구를 하며 그곳에 있었다는 것 때문에 다들 보통의 이재민과는 달리 구분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배려 얘기하기엔 이게 뭐 국가 재난이나 홍수 이런 것 아니잖느냐"라면서 "다른 대체안도 있는데 왜 학교냐?"라고 따졌다. 또 다른 학부모는 "부자들 증세와 복지에 혈안이 되면 나라는 순식간에 망가진다"라면서 "무분별한 복지 너무 싫다"라고 강조했다.

자성하는 글도 보여... "아이들은 부모 뒷모습 보고 배운다는데"
▲ 구룡마을 화재 현장 28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하루 전 발생한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이 화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이정민
하지만 '이재민을 도와야 한다'라는 글도 일부 있었다. 한 학부모는 "배경이 어떻든 화재라는 어려움에 처해 있으니 도와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학부모는 다음과 같은 글도 남겼다.

"사실 우리도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생겨 이재민이 될지 모르는 상황인데 어려울 때 서로 돕는 것을 주저하는 분위기가 조금 안타깝다. 힘든 사람에게 기꺼이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큼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산교육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그대로 배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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