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수위보다 맥락이 중요"…'GTA6' 언급한 GCRB의 등급분류 기준 [현장]

[부산=디지털데일리 이학범기자] "성기가 노출됐다고 무조건 등급 거부는 아닙니다. 예술적 측면에서 단순 표현인 경우에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29일 부산 동래구 농심호텔에서 열린 'GRIN 2026, 부산' 교육세미나에서 이용민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GCRB) 위원은 이같이 말했다. 성기 노출 여부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표현의 목적과 게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맥락 등을 함께 살핀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은 이날 'GTA6'를 직접 언급하며 위원회 내부에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GTA6는 락스타게임즈가 개발 중인 오픈월드 범죄 액션 게임이다. 미국을 본뜬 가상의 레오니다주를 무대로 주인공 '제이슨'과 '루시아'가 범죄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다룬다.
국내에서는 성기 노출 등 높은 수위의 선정적 표현이 등급 거부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관심이 쏠렸다. GCRB는 지난 16일 GTA6를 청소년이용불가로 분류했다.

GCRB 사무국은 배경이나 영상 연출의 일부로 성기가 노출되더라도 이용자와 상호작용이 불가능한 표현에 대해 청소년이용불가로 분류한 사례가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위원회 판단에 따라 사전에 배포한 가이드라인과 달라진 부분이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정은영 GCRB 위원은 "전체적인 맥락이나 상황 또는 어느 정도가 중점적으로 다뤄지는지 그런 것들을 토대로 논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최근 논의한 게임에서도 노출 수위에 대한 우려와 함께 해당 표현이 게임의 중심적인 내용인지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노골적인 성행위 묘사 등으로 등급이 거부된 사례도 소개됐다. 사무국에 따르면 한 게임은 성기와 성행위를 구체적으로 표현해 두 차례 심의를 거쳤다. 사무국은 가림 처리 등 수정 의향을 물었지만, 신청 기업이 원작 훼손을 이유로 수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최종적으로 등급이 거부됐다고 설명했다.
중요 부위가 드러나지 않으면 상당한 수준의 노출도 15세 이용가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 위원은 "중요 부위를 가렸더라도 게임의 목적이나 표현 형태, 자극성에 따라 청소년이용불가로 판단할 수 있다"고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노출 면적 외에 표현 방식과 이용자 조작도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 이원석 GCRB 위원은 "이용자의 조작이 있으면 노출이 작더라도 등급이 상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체 부위의 움직임이나 확대 기능 등을 함께 살펴야 하며, 반대로 화면의 표현 수준에 따라 노출이 많아 보여도 다르게 판단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원석 위원은 게임마다 표현 방식이 다양한 만큼 노출 비율만으로 등급을 수치화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판단의 편차를 줄이기 위해 위원들이 회의에서 의견을 나누고 과거 게임들과 비교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이 특정 콘텐츠를 반복해서 즐길 수 있는 샌드박스형 게임의 판단 방식도 질문으로 나왔다. 전체 게임에서 선정적 표현의 비중이 작더라도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해당 부분만 계속 이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 위원은 게임 내용 가운데 선정성 요소가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에 관한 설명을 듣고 등급을 판단한다고 답했다. 다만 일정 비율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용자의 반복 이용 가능성을 어떤 별도 기준으로 반영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치나 판단 방식이 제시되지 않았다.
사무국은 "현재 가이드라인이 초기 버전인 만큼 표현의 빈도와 검토 요소별 가중치를 정량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기업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위원들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변화하는 부분을 매년 공개하면서 공정성과 일관성을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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