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젊음에 취하고 힙합에 열광"…목포과학대 '양을대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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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밤 전남광주 목포과학대학교 본관 앞 캠퍼스는 개교 이래 반세기를 이어온 '제50회 양을대동제'의 열기로 펄떡이는 생동감이 가득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수육과 모둠오뎅탕을 나르는 학생들 사이로 유독 주문이 쏟아지는 메뉴는 단연 4,000원짜리 이색 음료 '조영제'였다.
두 교수는 듀엣으로 '꿈의 대화' 등을 열창하며 수준급의 노래 실력을 뽐냈고, 제자들은 휴대폰 불빛을 흔들며 낭만적인 가을밤을 만끽했다.
학생들은 7,000원짜리 AI 두피진단부터 펌, 컷트까지 평소 실습실에서 갈고닦은 기술을 실제 손님들에게 진지한 눈빛으로 선보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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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둑싹둑 가위 소리, 탕탕 은반지 망치질
나우아임영 열창·교수진 듀엣 국적·세대 초월 화합의 장
"여기 조영제 한 잔, MP포션 두 개 추가요!" "탕탕탕! (은반지 두드리는 소리)"
28일 밤 전남광주 목포과학대학교 본관 앞 캠퍼스는 개교 이래 반세기를 이어온 '제50회 양을대동제'의 열기로 펄떡이는 생동감이 가득했다. 스피커를 뚫고 나오는 묵직한 베이스 음악 소리 사이로 학생들의 경쾌한 호객 소리, 동네 공방에서 들려오는 망치질 소리가 리듬감 있게 섞여들었다.
초록색 천막 위로 백열등이 켜지고 파란 비닐 테이블마다 고소하고 매콤한 음식 냄새가 피어오르자, 쌀쌀한 가을밤 공기는 금세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온기로 훈훈해졌다.

단순히 음식을 판매하는 대학 축제가 아니었다. 전공을 살린 기발한 아이디어,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 그리고 스타와 사제(師弟)가 함께 뛰어노는 거대한 화합의 현장이었다.
방사능 마크 아래서 '조영제' 원샷…재치 만발 '전공 음식점'캠퍼스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선 천막 중 방문객들의 발길이 가장 먼저 멈춘 곳은 각 학과의 색깔을 입힌 '전공 맞춤형 음식점' 골목이다. 방사선과 음식점 앞에는 큼직한 흉부 X선 사진과 살벌한(?) 방사능 경고 마크가 내걸려 묘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수육과 모둠오뎅탕을 나르는 학생들 사이로 유독 주문이 쏟아지는 메뉴는 단연 4,000원짜리 이색 음료 '조영제'였다. 영상 검사에 쓰이는 약제 이름을 딴 기발한 네이밍에 음료를 받아 든 이들의 입가엔 웃음이 번졌다.
바로 옆, 핼러윈 콘셉트로 단장한 물리치료과 천막에서는 매콤한 제육볶음 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이곳 학생들의 주력 음료는 'MP&HP 포션'. 체력과 기력을 회복하는 게임 속 아이템을 실제 메뉴로 구현했다.
"포션 드시고 체력 회복하고 가세요!"라는 재활 전공 학생들의 우렁찬 호객 소리에 지나가던 학생들은 멈춰 서서 지갑을 열었다.
래퍼 나우아임영· 백지영에 '열광', 사제동행 무대에 '뭉클'양을대동제의 화룡점정은 무대였다. 이날 밤, 대한민국 인기 래퍼 나우아임영이 무대에 오르자 캠퍼스는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그가 히트곡 '럭셔리(luxury)'를 비롯한 강렬한 랩을 쏟아내자 수백 명의 관객이 일제히 손을 흔들며 환호했다. 29일 둘째 날 밤에는 '발라드 여왕' 백지영의 출격이 예고돼 있어 축제 분위기는 이미 최고조에 달했다.

화려한 스타들의 공연 못지않게 캠퍼스 구성원들의 무대도 빛났다. 특히 김도훈, 김원석 교수가 찬조 출연해 제자들 앞에 섰을 때 객석에서는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두 교수는 듀엣으로 '꿈의 대화' 등을 열창하며 수준급의 노래 실력을 뽐냈고, 제자들은 휴대폰 불빛을 흔들며 낭만적인 가을밤을 만끽했다.
개회식 직후 무대를 장식한 네팔·미얀마 유학생들의 전통 공연, 그리고 낮에는 일하고 밤에 학구열을 불태우는 야간반 성인 학습자들의 장기자랑까지. 국적과 세대를 초월한 주인공들이 번갈아 무대를 채웠다.
음식점 반대편에서는 '싹둑싹둑' 경쾌한 가위 소리와 드라이어 바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뷰티미용과 창업동아리 '메디펄스'가 운영하는 팝업스토어 '레드헤어' 현장이다. 학생들은 7,000원짜리 AI 두피진단부터 펌, 컷트까지 평소 실습실에서 갈고닦은 기술을 실제 손님들에게 진지한 눈빛으로 선보이고 있었다. 축제장이 곧장 실전 창업 무대로 변모한 셈이다.

그 옆으로는 지역 공방들이 차린 '체험 부스'가 줄을 이었다. 다몬세공방에서는 95% 고순도 은을 망치로 두드려 이니셜 은반지를 만드는 쇳소리가 경쾌하게 울렸고, 유나공방 앞은 1만 원에 나만의 향수를 배합하려는 이들로 붐볐다.
오닉의 가죽 책갈피, 알로하제리의 걱정인형, 사부작놀이터의 바다유리 방향제 등 대부분 1만 원 이하의 착한 가격표를 단 체험 부스에는 유모차를 끈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전공 서적 대신 국자와 가위를 든 학생들, 선뜻 무대에 올라 노래하는 스승, 그리고 캠퍼스를 놀이터 삼아 찾아온 동네 주민들. 제50회를 맞은 목포과학대의 가을 축제는 한 편의 생생한 르포 다큐멘터리처럼, 지역 사회와 대학이 어떻게 어우러져 살아 숨 쉬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뜨겁고도 '럭셔리'한 현장이었다.
호남취재본부 이준경 기자 lejkg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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