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니코틴·가향담배 느는데 규제는 ‘맹탕’…내년 금연 예산은 삭감

정종훈 2026. 10. 2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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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전자담배 매장 모습. 뉴스1

정부가 담배 제품 유해성분 검사 결과와 함께 검사 대상 확대·정보 제출 강화 등을 담은 담배 유해성 관리 기본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빠르게 커지는 유사니코틴·가향담배 시장을 규제할 방안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내년 예산안도 삭감되는 등 국민 건강을 챙길 금연 정책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는 29일 담배유해성관리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제1차 담배 유해성 관리 기본계획(2027~2031)’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시행된 담배유해성관리법에 따라 처음 수립된 5년 단위 중장기 계획이다.

국내 담배 시장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담배업계 마케팅 속에 전자담배 판매량은 2017년 8000만갑에서 2024년 6억6000만갑으로 급증했다. 향을 첨가한 가향담배의 시장 점유율도 2013년 9.8%에서 2023년 46.5%로 뛰었다. 규제 사각지대도 커지고 있다.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포함되지 않는 무니코틴의 수입은 올해 들어 두 배로 늘었고, 유사니코틴 제품의 온라인 판매도 증가세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정부는 ‘과학적 근거 기반 담배 유해성 관리로 국민 건강 보호’라는 목표를 내세웠다. 기본계획에 따라 유해성분 검사대상은 2030년까지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 50여종, 액상형 전자담배 30여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무연담배·물담배 등도 검사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신규 제품 검사 의뢰 시기는 최대 17개월 단축하고, 유해성분·첨가물 분석법 개발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서울역광장에서 구청 관계자가 '금연구역' 안내 스티커를 들고 있다. 뉴스1

하지만 기본계획 곳곳에 알맹이가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어떤 성분이 있는지도 모르는 무·유사니코틴에 대한 대책은 사실상 전무하다. 전은정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이번 기본계획은 법상 담배에 대한 계획”이란 설명만 내놨다.

청소년·여성을 유혹하는 가향담배도 ‘특정 성분 사용금지를 위한 개선안 검토’라는 원론적 방향에 그쳤다. 2030년까지 성인 담배제품 현재사용률을 남성 29%, 여성 6%로 감소시키겠다는 목표치가 무색한 셈이다.

이성규 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첫 기본계획인데 연도별 이행계획조차 없는 ‘맹탕’ 수준“이라면서 “정부의 금연 정책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의 정책 추진은 역주행하는 양상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 금연 사업 예산안은 795억원 규모다. 국회의 예산안 심의가 남긴 했지만, 올해 예산액(929억원) 대비 14.4% 삭감됐다.

‘지출 구조조정’이란 명목으로 학교흡연예방사업(-35.6%), 저소득층금연치료지원(-23.6%) 등 모든 사업 예산이 깎였다. 담배제품 현재사용률이 정체 상태를 보이고, 금연 시도율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현실과 다르게 가는 셈이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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