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국정조사’ 꺼낸 민주당…“대법원 망신주기” 법조계 비판

최서인 2026. 10. 2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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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거부하고 자리에 앉아 있다. 김종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삼권분립 훼손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조 대법원장이 국정감사에서 직접 답변을 통해 해소된 사안들도 국정조사로 다시 따져묻겠다는 것이어서 “대법원 망신 주기”라는 비판이 법조계에서는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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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관 제청은 국정조사 사항 될 수 없어”


정근영 디자이너
민주당에서 국정조사 범위로 삼은 건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 거부, 국정감사 증인선서 거부,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의 3가지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6일 대법원 국정감사에 기관장 자격으로 출석해 품에서 헌법 조문이 적힌 A4용지를 꺼내들고 작심 발언을 쏟아내며 3가지 의혹에 대해 답했다.

이때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제청이 국정조사 사항이 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국회가 사법부의 제청권에 관해) 국정감사 및 조사 또는 증언을 요구할 근거가 없다”며 “대법원장이 국회 동의, 대통령의 임명 절차에 전혀 관여할 수 없듯이 국회와 대통령도 대법원장의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가 없다”고 했다.

대법관 후보를 재제청하지 않은 것은 청와대 공문에 임명동의안 송부를 거부한 구체적인 사유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공문에) 다른 후보자를 제청하도록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명확히 기재돼 있지 않았다”고 했다. 청와대가 원하지 않는 후보라는 것만으로는 적법한 재제청 요구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제청은 이미 했다(노경필 법원행정처장)”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에서 손봉기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송부하거나, 제청 반려 의사와 근거를 명확히 밝힌 문서를 다시 대법원에 보내는 게 다음 순서라는 것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과 사법연수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거부하고 자리에 앉아 있다. 임현동 기자

증인선서를 거부한 이유도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제청에 관해 증언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사법 독립의 원칙을 훼손할 염려가 있다”며 증언을 강요하는 건 위헌이라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헌법상 아무 근거도 없이 동의 절차를 담당하는 국회의 한 부분인 법사위가 제청권을 담당하는 대법원장의 제청에 간섭하는 것은 헌법이 명문으로 정한 기관 간 권한 배분과 사법권 독립에 반해 위헌인 조치”라고 지적했다.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 역시 감사원의 감사를 거쳤다. 감사원은 지난 8월 대법원 정기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법원행정처가 2022~2025년 1억여원 상당의 와인을 구매하면서 사용 용도를 명확히 기록하지 않은 사실 등을 지적했다. 이중 약 8234만원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지출 내역이다.

감사원은 “고발 사항까지 이를 수 있는지 검토했지만 이르지 못했다고 판단했다(10월 12일 김호철 감사원장)”고 했다. 이밖에 국민권익위가 신고서를 접수받아 조사 중이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중대범죄수사청도 고발장을 접수했다. 조 대법원장은 국감에서 “앞으로 절대 그런 일이 없도록 행정처에서 시정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부장판사는 “조 대법원장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답변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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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오세훈 시장 사건도 국조 대상 거론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한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와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5월 대법원의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이나 지난 23일 서울고법의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항소심 무죄 선고 역시 국조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 대통령 사건을 둘러싸고는 지난해에도 국회가 이미 두 차례(5월, 9월) 청문회를 열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조 대법원장을 증인 채택하고 대법원 현장검증을 하며 1년 넘게 공세를 이어왔다.

법원 내부에서는 “재판사항에 대한 국정조사는 헌법과 법률에 비춰볼 때 심히 부적절하다(부장판사)”는 비판이 나온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8조는 “조사는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돼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천대엽 전 법원행정처장도 청문회를 앞둔 지난해 9월 이 법률을 근거로 “국정감사조사법에 따라 (이 대통령 사건은) 청문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대법원의 대응까지 국정조사 대상이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2024년 12월 11일 천대엽 당시 법원행정처장이 국회에서 “(계엄은) 위헌적인 군 통수권 행사”라고 밝힌 데 이어 조 대법원장도 지난 6일 “제가 ‘위헌적인 행위니까 (인력 파견을) 절대 보내지 말고 명단도 주면 안 된다’고 지시했다. 전혀 비상계엄에 협조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조 대법원장을 겨냥한 국정조사가 제도의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국정조사는 2022년 이태원 참사, 2023년 오송 지하차도 참사, 12·3 비상계엄,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가기관의 대응과 책임소재를 규명할 필요가 있는 국정 사안이 대상이었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재제청 거부는 국정조사 사항이 아니라고 본다. 자금 사용은 규모나 성격을 고려했을 때 국회의 국정조사권을 발동할 만한 사항인지 의문”이라며 “결국 법원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불러서 망신 주려는 계획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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