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의결권 행사 전면 점검 나서

류승연 2026. 10. 2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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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돈을 맡긴 국내주식 운용사들의 '수탁자 책임 활동' 점검에 전면 착수했다.

27일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실의 '국내주식 위탁운용사 수탁자 책임활동 자료 제출 안내'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1일 각 운용사에게 평가 자료를 오는 29일까지 제출하라고 했다.

판단 근거는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의 투표 원칙과 안건별 세부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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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까지 자료 제출 요구... 투표 담당자 독립성, 계열사 이해충돌 여부 등 평가 결과 운용사 선정에 직결

[류승연 기자]

▲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연금이 돈을 맡긴 국내주식 운용사들의 '수탁자 책임 활동' 점검에 전면 착수했다. 계열사·거래처 주주총회에서 '봐주기 투표'를 하지 않았는지, 투표 담당자가 회사 영업 성과에 얽매이지 않고 독립적으로 표를 던질 수 있는 구조인지까지 면밀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7월 이 평가 체계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평가 결과를 운용사 선정과 맡긴 돈의 배정·회수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40점 걸린 주총 투표… "국민연금과 다르면 이유 밝혀야"

27일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실의 '국내주식 위탁운용사 수탁자 책임활동 자료 제출 안내'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1일 각 운용사에게 평가 자료를 오는 29일까지 제출하라고 했다. 점검 대상 기간은 2025년 4월부터 2026년 3월까지다.

이 문서에 포함된 '위탁운용사 수탁자 책임활동 이행평가 방안(안)'을 보면, 평가는 총 100점 만점으로 ①의결권행사의 적정성(40) ②이해상충 관리의 적정성(30) ③수탁자 책임 활동 체계 적정성(30점) 등 세 부문으로 나뉜다. 그 아래 7개 항목, 16개 세부 기준을 뒀다. 국민연금은 최종 점수에 따라 운용사를 '우수·보통·미흡'으로 나눠 관리하고, 이 점수를 환산해 주식운용실 위탁투자팀에 넘길 계획이다.

이 중 배점이 가장 큰 건 의결권행사의 적정성 부문이다. 여기서 국민연금은 운용사가 국민연금의 투표 기준을 지켜 기금과 주주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표를 던졌는지 볼 계획이다. 판단 근거는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의 투표 원칙과 안건별 세부 기준이다. 운용사가 던진 투표가 국민연금의 투표와 다르다면, 지침에 맞게 판단했는지를 합리적으로 설명하는지도 따진다.

투표 과정을 얼마나 꼼꼼하게 거쳤는지도 본다. ▲ 국민연금이 맡기려는 투표권을 모두 넘겨받았는지▲ 안건 분석 자문기관의 권고와 다르게 투표했다면 그 이유를 적어뒀는지 ▲ 배당·인수합병 등 주요 안건에서 담당 펀드매니저의 의견을 반영했는지 ▲ 주요 안건과 반대표를 던진 안건에서 회사의 입장을 들었는지 ▲ 주요 주주제안 안건에서 제안한 주주의 의견을 들었는지 등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안내문은 이 부문에서 직접 '잘못된 사례'를 들었다. 횡령·배임·부당지원·사익편취 등 주주가치를 해친 행위로 국가기관의 판결 등을 받은 이력이 있는 회사의 이사 후보 선임에 찬성하고, 이에 대해 합리적 설명을 내놓지 못한 경우다.

거래처엔 찬성, 남엔 반대? 이해상충 관리에도 '30점' 배점
▲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은 이해상충 관리의 적정성에도 상당한 무게를 뒀다. 이는 국내 운용업계의 구조와 맞닿아 있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 상당수는 금융그룹이나 대기업 계열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삼성자산운용은 삼성생명의, KB자산운용은 KB금융지주의 자회사다. 같은 그룹 계열사나 거래 회사의 주총에서는 운용사 자신의 이익과 돈을 맡긴 국민연금의 이익이 부딪힐 수 있다.

이에 국민연금은 운용사들이 투자한 회사 가운데 계열회사, 지분 관계가 큰 회사, 주요 거래관계가 있는 회사의 명단을 내도록 했다. 이들 회사 주총에서 각 운용사가 던진 표가 적절했는지 보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잘못된 사례'로, 비슷한 안건을 올린 X사에는 반대하고, 주요 거래관계인 Y사에는 찬성하면서 합리적 설명이 없는 경우를 들었다.

투표 담당자의 '독립성'도 함께 들여다본다. 국민연금은 주주총회 투표를 맡은 부서나 담당자가 영업 부서 등 이해관계가 얽힌 부서에서 떨어져 있는지, 이들의 성과를 평가할 때 영업 실적 등이 반영되지 않는지를 평가 기준으로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수탁자 책임 활동 체계 적정성 부문은 운용사가 주주 활동을 할 기본 틀을 갖췄는지 본다. 주주 활동 규정이 국민연금 원칙에 맞는지, 안건 종류별로 찬반을 가르는 기준과 기업에 대한 '관여 행위'의 단계별 절차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지를 따진다. 의결권 행사 내역과 반대 이유를 홈페이지에 빠짐없이 공개하는지, 공개한 내역이 거래소 공시와 어긋나지 않는지도 점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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