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왕이 시구자로 나섰다, 오승환 “삼성 선수들 얼굴 밝더라”

‘끝판 대장’이 오늘은 오프닝 투수로 나섰다. 프로야구 최다 세이브 1위 오승환(44)이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시구를 했다.
오승환은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PO 2차전에서 시구자로 나섰다. 아들 서준 군과 함께 마운드에 오른 그는 전력 투구 대신 정확하게 포수 강민호에게 공을 던졌다. 그리고 현역 시절 트레이드마크인 세리머니를 펼쳤다.
오승환은 “항상 시구 지도만 하다가 시구자가 될 거라고 생각 못 했다. 서준이가 시구 선배니까 같이 올라갔다”며 “팬들이 ‘시구를 할 게 아니라고, 9회를 준비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셨는데 첫 경기 타선이 안 터졌을 뿐이지 불펜 투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며 후배들을 독려했다.

오승환의 등번호 21번은 영구결번으로 남아 있다. 미국과 일본 시절을 제외하면 줄곧 삼성에서만 뛰며 15시즌 동안 통산 427세이브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11개)와 포스트시즌(13개) 통산 세이브 기록 역시 오승환이 갖고 있다.
전날 1차전에서 삼성이 패배한 걸 안타까워 한 그는 선수단을 방문해 빵과 커피를 전했다. 오승환은 “사실 어제 0-4가 되면서 TV를 껐다. 몇몇 선수들과는 통화도 했고, 숙소에서 만나기도 했다. 잘 풀리지 않으면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지 않을까 싶다. 2안타만 나왔지만 선수들 얼굴이 밝았다”고 했다.

삼성은 오승환이 은퇴한 이후 그를 롤모델로 삼으며 따르던 후배 김재윤이 세이브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김재윤은 전거근 부상으로 이번 PO에 나서지 못한다. 오승환은 “김재윤의 마음을 잘 안다. 준비를 워낙 잘 해왔다. 세이브왕을 했지만, 홈 구장에서 (좋지 않은 성적 때문에)아쉬움이 있었고, 포스트시즌 만회하려고 했기 때문에 내가 더 안타까웠다. 김재윤 선수가 엔트리에 들어가진 못했지만 동행하면서 후배들에게 여러 조언을 해줄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재윤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박진만 삼성 감독은 원태인을 마무리로 돌리는 복안도 준비했으나, 1차전에선 등판 기회가 없었다. 원태인은 “오승환 선배에게 노하우를 물어볼까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오승환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게 좋은 선수다. 큰 경기에 기대만큼 성적을 못 거뒀다고 생각했을 것인데, 승부욕이 강한 선수다. 강심장이라 어느 상황에 나가든 자기 몫을 할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오승환은 은퇴 이후 해설을 하기도 했다. 최근엔 대구에 자신의 이름을 붙인 ‘오승환 퍼포먼스 랩’을 만들어 아마추어 선수들을 지도한다. 그는 “허구연 KBO 총재가 방문하셔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대표팀 투수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실제로 선수들과 함께 운동을 해보니 약해졌단 걸 느꼈다”며“선수들의 동기 부여를 위해 함께 운동하는데 나보다 낫다고 생각한 선수가 없어서 아쉬웠다”고 했다.
이어 “퍼포먼스 랩을 운영하면서 눈대중으로만 하는 코칭이 필요없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의 장점을 살려주기 위해서 바이오메카닉 공부를 하고 있다.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고 싶다. 그 곳에서 프로야구 대표하는 선수가 나오고, MLB 가는 선수가 나오길 바라기 때문에 준비를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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