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의 경고…“한국 시중은행, 우량 대기업에 대출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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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권의 기업대출이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에 집중되면서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진단이 나왔다. 최근 국내 은행 대출 통계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자금 공급 격차가 확인되고 있다.
OECD는 한국 은행권이 2022년 이후 금융시장 충격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대출 자금을 신용등급이 높은 대기업에 재배분했다고 27일 밝혔다.
OECD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평균 대출금리는 2022년 4.1% 수준에서 2024년 약 5.0%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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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은행 대기업대출 7.5조 증가, 중기대출은 3.2조
중기 부실채권 비율 대기업의 1.7배…“신용 양극화 완화해야”

국내 은행권의 기업대출이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에 집중되면서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진단이 나왔다. 최근 국내 은행 대출 통계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자금 공급 격차가 확인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부실 위험이 높아질수록 은행이 우량기업을 선호하고, 이로 인해 취약한 기업이 다시 자금난에 빠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OECD는 한국 은행권이 2022년 이후 금융시장 충격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대출 자금을 신용등급이 높은 대기업에 재배분했다고 27일 밝혔다. 은행 시스템은 유동성 위기를 방어했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은 자금 조달 비용 상승과 금융 접근성 악화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관련 통계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OECD가 집계한 한국 전체 기업대출 잔액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82.8%에서 2022년 81.3%, 2023년 79.8%, 2024년 78.6%로 3년 연속 하락했다. 3년 사이 4.2%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잔액 자체는 922조원에서 1086조원으로 증가했다. 대출 규모는 늘었지만 전체 기업대출 증가 속도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상대적 비중이 축소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9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은행 기업대출은 전월보다 10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대기업 대출 증가액은 7조5000억원으로 전체 증가액의 약 70%를 차지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3조2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기업 대출은 설비투자와 회사채 상환을 위한 자금 수요 등이 영향을 미쳤다.
중소기업이 체감하는 대출 문턱도 높아졌다. OECD가 인용한 기업은행 조사에 따르면 은행 대출을 받기가 이전보다 어려워졌다고 답한 국내 기업의 비중은 2024년 41%에 달했다. 전년보다 12.7%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해당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대출 잔액 증가만으로는 기업이 실제 필요한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금리 부담도 작지 않다. OECD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평균 대출금리는 2022년 4.1% 수준에서 2024년 약 5.0%로 높아졌다. 같은 해 대기업 대출금리는 약 4.9%였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의 이자를 부담하면서도 담보와 신용도, 대출 만기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자금난이 기업의 부실 위험을 높이고, 높아진 부실 위험이 다시 대출 문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6월 말 국내은행 부실채권 현황을 보면 중소기업 여신의 부실채권 비율은 0.92%로 대기업(0.53%)의 약 1.7배였다. 중소법인만 따로 보면 1.08%에 달했다. 은행 전체 부실채권 규모는 18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에서 발생한 신규 부실채권은 4조5000억원이었다.
은행 입장에서는 건전성 관리가 불가피하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상환 능력이 검증된 대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편이 위험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이러한 선택이 금융권 전반에서 동시에 나타나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의 유동성 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
자금 조달 격차는 개별 기업의 경영난에 그치지 않는다. 중소기업이 필요한 운전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원자재 구매와 인건비 지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이 지연되면 장기적인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내수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은 수출 대기업과 달리 경기 회복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OECD는 금융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을 보다 정교하게 평가하는 체계를 강화하고, 정책보증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OECD는 보고서에서 “단순히 대출 총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성장 가능성이 있지만 담보나 신용 이력이 부족한 기업에도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금융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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