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로 갖가지 이색 실험… 차 만지며 노는 동네 형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매일 25억명 넘는 사람이 찾는 유튜브엔 매일 수많은 채널이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채널 제작진 중에 전문적인 정비를 담당할 사람이 부족했고, 결국 나씨에게 차량 개조 자문과 기술 지원을 요청하는 일이 잦아졌다.
"재미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 두 사람은 '스피드 라인'을 통해 차량 정비, 주행 실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실험용 차량 수급 문제는 채널 취지에 공감하는 폐차장들의 지원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채널 ‘스피드 라인’ 운영자 강명구·나홍규
많은 한국인은 오늘도 유튜브에 접속해 정보를 얻고 음악을 듣고 뉴스를 보고 위안을 받습니다. ‘유튜버’와 ‘인터뷰’의 첫 자음을 딴 ‘ㅇㅌㅂ’은 이렇듯 많은 이의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유튜버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하지만 강씨의 홀로서기가 외로웠던 것만은 아니었다. 그의 곁엔 무뚝뚝한 표정으로 기상천외한 자동차 개조 기술을 선보이는 정비 전문가 ‘고문관’ 나홍규(45)씨가 있었기 때문이다.
직장인과 거래처 공업사 대표로 처음 연을 맺은 두 사람은 어느덧 6년째 손발을 맞추고 있다. 최근 인천 서구 경인항에서 만난 두 사람은 자신들이 품은 꿈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유튜브는 처음부터 야심을 갖고 뛰어든 시장은 아니었다. 회사에 다니던 시절 목소리가 좋다는 이유로 출연하게 됐고, 헬멧은 신분을 노출하는 게 부담스러워 썼던 것이었다. 우연히 시작한 일이었던 만큼 강씨는 회사를 나온 뒤엔 유튜버 활동은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나씨가 그의 이런 결심을 바꿔놓았다. 나씨는 “8년 넘게 쌓아온 독보적인 캐릭터가 사라지는 것이 아까웠다”며 “감이 떨어지기 전에 장비가 부족하더라도 둘이서 다시 시작하자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둘은 오랜만에 가진 술자리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영상을 찍어 올렸는데, 이것이 팬들의 큰 호응을 얻으면서 두 사람이 만드는 ‘스피드 라인’의 활동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장 조력자로 머물던 그는 결국 카메라 앞에 섰다. 말수가 적고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묵묵히 제 할 일을 해내는 모습은 구독자들에게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촬영 도중 자연스레 붙은 ‘고문관’이라는 별명은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로 굳어졌다.
‘고문관’의 진가는 기계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빼어난 운전 감각에서 드러난다. 고등학교 자동차과 시절부터 차량 정비는 물론 지게차 굴삭기 등 각종 중장비 조종까지 배운 그는 자타공인 자동차의 한계를 꿰뚫고 있는 전문가다. 그는 과거 한 방송 프로그램에 ‘주차 달인’으로 출연한 적이 있는데, 당시 방송에서 그는 차량 범퍼에 식칼을 달고 미끄러지듯 주행해 오이를 썰거나, 차체에 붙은 성냥으로 성냥불을 켤 만큼 정교한 제어 실력을 뽐냈었다. ‘스피드 라인’에서 다뤄지는 자동차와 관련된 위험한 실험이나 엉뚱한 개조가 사고 없이 진행될 수 있는 것은 이런 나씨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의 호흡은 미용실 소파를 개조해 만든 ‘소파카’ 프로젝트에서 빛을 발했다. 해외 이색 주행 영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나씨가 “소파에 앉아 운전하면 어떤 느낌일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을 던지자, 강씨는 이를 곧바로 콘텐츠로 구체화했다. 나씨는 도면 한 장 없이 오직 머릿속 구상에만 의지해 버려진 오토바이를 분해한 뒤 프레임을 만들었다. 여기에 인근 미용실에서 버리려던 2인용 소파를 얹어 세상에 없던 ‘소파카’를 완성했다. 이후 헬멧을 쓴 강씨는 망설임 없이 탑승해 이 차를 몰았다.
강씨는 “나씨의 창의력과 현장 실행력에 늘 감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가 만든 차를 처음 탈 땐 솔직히 등골이 서늘했다. 하지만 100% 신뢰하기에 액셀러레이터를 밟을 수 있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다채로운 실험을 진행하다 보면 과격한 주행을 선보여야 할 때도 있고, 자동차가 파손되는 등 위험한 상황을 마주하기도 한다. 두 사람은 시청자에게 모방 위험을 거듭 경고하면서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는다. 나씨는 “촬영 전 넓은 공터를 확보하고 정비사로서 위험 요소도 철저히 체크한다”고 강조했다. 40대 중반에 들어선 만큼 신체적 무리가 따르는 촬영을 지양하는 것도 이들이 세운 원칙 중 하나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연출도 피한다. 이런 콘텐츠가 반복되면 시청자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어서다.
실험용 차량 수급 문제는 채널 취지에 공감하는 폐차장들의 지원으로 해결하고 있다. 주로 수출 경쟁력이 없어 폐차가 예정된 노후 차량을 제공받는데, 주행은 가능한 차들이기에 ‘파괴 실험용'으로 알맞다. 실험이 진행되는 인천 중고차 수출 단지는 이들에겐 땀과 눈물이 배어 있는 삶의 터전이다. 지도상에 일반 도로로 표시되지 않은 광활한 사유지라 과격한 주행 실험이 가능한 곳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차를 매개로 휴식과 재미를 제공하는 ‘자동차 놀이터’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9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여름철이면 땀으로 온몸이 젖어가면서도 헬멧을 벗지 않은 강씨의 열정과, 그 뒤를 묵묵히 든든하게 받치는 나씨의 기술력을 생각하면 불가능한 꿈은 아닌 것 같았다.
강씨는 “고문관이 떠나면 나 혼자서는 채널을 할 자신도 없고 사람들도 안 볼 것”이라며 나씨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일상에 지친 시청자들이 부담 없이 웃을 수 있는 친근한 채널이 됐으면 한다. 우리가 꿈꾸는 공간이 만들어질 때까지 ‘스피드 라인’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myungou@kmib.co.kr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울서 5만가구 이주 대기… ‘전월세대란’ 더 심해지나 - 국민일보
- “우리 가게는 안 돼” 폭력 시위에 ‘철통방어’ 나선 유럽 상점들 - 국민일보
- “괜찮아요, 의사가 준 약이에요” ‘처방 마약류’에 취한 대한민국 - 국민일보
- 靑, 이대통령 1년 연설·SNS 묶은 연설집 발간 - 국민일보
- 청년이 생각하는 임금 마지노선은 ‘250만원 이상’ - 국민일보
- ‘329만원’ 아이폰 듀오, 20번 안 열고 화면 파손?…첫날부터 내구성 논란 - 국민일보
- “엑스레이는 멀쩡한데⋯” 산행 뒤 무릎은 왜 계속 아플까 - 국민일보
- 대만 덮친 태풍 ‘참피’⋯ 1명 사망·527명 부상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