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전 재산 바쳤지만… 친일 행위로 명예 잃은 김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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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역시 수성구 범물동 복명초등학교 교사는 1999년에 건립되었다. 그런데 교정에 있는 '김울산 여사상'의 비문에 따르면 이 학교가 최초로 개교한 때는 1925년이고, 위치는 중구 남산2동 630번지였다.
김울산 여사가 인수하는 시기는 1925년 12월 16일로, 복명여학교로 학교 이름을 바꾸었다. 현 복명초등학교가 자기 소개에 학교 이력의 시작을 1925년으로 잡고 있는 것은 이때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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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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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울산 흉상(복명초등학교 교정), 김울산 사진(복명초등학교 1층 게시), 김울산 여사 육영 기념상(동부교육청) |
| ⓒ 김명희 |
1910년 8월 26일 : 조선 순종 임금 대구 방문 때 대구애국부인회에 하사한 200원(필자 주: 현 시세 약 2천 만 원)을 기금으로 명신여학교 세움. 서주원 여사가 설립자 겸 교장으로 취임.
조선의 마지막 왕인 순종이 여성단체에 준 하사금이 여학교 설립 기초 자금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그 명신여학교가 현재의 복명초등학교 전신이라는 이야기이다. 중외일보는 1928년 4월 7일 "국은(國恩)을 특별히 받은 복명보통학교"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기도 했다. 그만큼 복명초등학교는 100년 이상 되는 역사도 대단하려니와 탄생 이력 또한 여느 학교와 또 다른 대단함을 보여주는 학교이다.
1911년 6월 14일 : 운영난으로 경성 천도교 중앙 총본부에 설립권 양도. 오세창 씨가 교장이 됨.
놀랄 일의 연속이다. 오세창 선생은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서훈받은 대단한 독립운동가이시다. 선생이 어떤 분인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일이 있다. 국가보훈부 독립유공자 공훈록에 따르면, 선생은 "1946년 8월 15일 해방 1주년 기념식에서 민족대표로서 일본에 빼앗겼던 대한제국 황제의 옥새를 되돌려 받은" 분이다.
1916년 8월 16일 : 부내(필자 주: 대구 시내) 수정에 있던 사립 달서여학교를 본교에 병합
달서여학교는 이상화 시인의 어머니 김신자 여사가 설립해서 운영했던 교육기관이다. 남편 이시우 선생이 1908년 삼십 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으니 아무래도 학교 경영이 어려웠던 듯하다. 1916년이면 이상화가 아직 열다섯 살에 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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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울산 장례식(복명초등학교 1층 게시) |
| ⓒ 복명초등학교 |
1927년 8월 2일 : 남학생도 취학 인가를 얻어 대구복명보통학교로 개칭
1928년 5월 26일 : 조선총독부로부터 재단법인대구복명보통학교 설립 인가
(필자 주: 1936년 4월 13일 남산동 교정에 청동 흉상 제막, 제2차 세계대전을 앞둔 일제가 뜯어가고 석상으로 교체, 1999년 3월 1일 범물동 교정으로 이전)
1938년 4월 1일 : 재단법인대구복명심상소학교라 개칭(12학급 편성)
1941년 7월 30일 : 재단법인대구복명국민학교라 개칭(필자 주: 1944년 김울산 여사 타계)
1946년 7월 30일 : 공립으로 이관, 대구복명국민학교라 개칭
(필자 주: 2014년 8월 29일 동부교육청 뜰에 '김울산 여사 육영 기념상' 제막)
복명초등학교 이력을 읽다가 '국민학교'라는 명칭이 1941년부터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바뀐 때가 1996년이다. 우리나라가 '국민학교'라는 일제 잔재를 독립 뒤에도 50년 이상 썼다니, 이 또한 놀라운 일이다.
말년의 반민족행위로 명예를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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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사 김울산 송덕비>(대구 북구 조야동) |
| ⓒ 김명희 |
김울산의 묘는 조야동 송덕비 뒤 야산 중턱에 있었으나 지금은 폐묘 되어 사라지고 없다. 송덕비 옆의 비각도 거의 허물어지기 직전 상태를 보여준다. 그에 견주면 흉상 두 기는 생생하다. 김울산 유적 네 곳은 전 재산을 바쳐 교육운동에 헌신함으로써 얻은 그의 빛나는 명예와, 말년의 반민족행위에서 비롯된 오욕의 이름이 교차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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