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고 가져가면 곤란... 잠실야구장 2층에서 무슨 일이? [ESG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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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정신이자 미래의 침로인 'ESG'가 거대한 전환을 만들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이 전국 9개 프로야구장을 조사해 지난 9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야구장 내 351개 매장 가운데 다회용기만 사용하는 매장은 잠실야구장 2층의 앤티앤스 잠실 야구장점 단 한 곳이었다.
앤티앤스 잠실 야구장점 관계자는 "다회용기 비용을 서울시에서 지원하고 있어서 매장의 비용 부담을 덜면서 환경 보호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다"며 "손님들의 반응도 대체로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의 1차 모니터링 결과 전국 9개 프로야구장의 조사 대상 351개 매장 가운데 일회용품과 다회용기를 함께 사용하는 매장은 93곳(26.5%), 다회용기만 사용하는 매장은 1곳(0.3%)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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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정신이자 미래의 침로인 'ESG'가 거대한 전환을 만들고 있다. ESG는 환경(E), 사회(S), 거버넌스(G)의 앞자를 딴 말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세계 시민의 분투를 대표하는 가치 담론이다. 삶에서, 현장에서 변화를 만들어내고 실천하는 사람과 조직을 만나 그들이 여는 미래를 탐방한다. <기자말>
[안치용, 신승예, 정은비, 이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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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를 앞두고 관중을 맞이하는 잠실야구장. |
| ⓒ 신승예 |
프로야구의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 KBO리그는 지난 8월 26일 누적 관중 1002만 4140명을 기록하며 2024년과 2025년에 이어 3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달성했다. 역대 가장 빠른 565경기 만의 기록이다. [1]
팬이 많아질수록 야구장에서 소비되는 음식과 음료, 응원용품도 늘어난다. 경기 후 남는 폐기물 문제가 함께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프로야구구단이 다회용기를 도입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등 경기장 내 소비 방식을 바꾸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은 큰 변화를 만들어내지는 못하는 듯하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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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운동연합 모니터링에서 전국 유일의 다회용기 전용 매장으로 확인된 앤티앤스 잠실야구장점. |
| ⓒ 신승예 |
매장에 따르면 평소 하루 300개 이상의 다회용기가 사용되며, 관중이 많이 몰리는 날에는 400~500개까지 사용된다. 잠실야구장에서 연간 정규시즌에 144개 경기가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매장의 추정 평균치(하루 300개)를 적용할 때 지난 3년 약 13만 개 다회용기가 사용된 것으로 추산된다. 그 숫자만큼 일회용품을 대체한 셈이다.
다회용기를 전면 도입한 앤티앤스 잠실 야구장점 외에 부분 도입한 매장도 있어서 경기장 전체로 긍정적인 변화가 목격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5년 잠실야구장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160경기에서 약 89만 개의 다회용기가 사용됐고, 이에 따라 약 25톤의 일회용 폐기물이 줄었다. 같은 기간 관중은 전년보다 11% 증가했지만 일회용품은 13% 감소했다. [4]
앤티앤스 잠실 야구장점 관계자는 "다회용기 비용을 서울시에서 지원하고 있어서 매장의 비용 부담을 덜면서 환경 보호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다"며 "손님들의 반응도 대체로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핑크색 용기를 두고 "예쁘다"며 선호하는 손님들이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용기의 미반납이었다. 사용한 용기를 반납하지 않고 가져가거나 버리는 사례들이 있다는 설명이다. 회수된 용기가 세척 후 다시 공급되는 과정에서 간혹 변형된 상태로 돌아올 때도 있었다.
매장 측은 높은 온도의 세척 과정 등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언급했다. 필요한 용기가 제때 충분한 수량으로 공급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관중이 많이 몰리는 경기일에는 공급 부족이 매장 운영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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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앤티앤스 잠실 야구장점에서 실제로 사용 중인 다회용기. |
| ⓒ 신승예 |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김희은(30)씨는 2008년부터 LG 트윈스를 응원하며 야구장을 자주 찾은 팬이다. 김씨는 평소 야구장에서 다회용기를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김씨가 느끼는 다회용기의 가장 큰 장점은 튼튼하다는 것으로, "종이 용기보다 쉽게 찌그러지지 않아 경기 중에 음식을 편하게 즐길 수 있고, 경기 중 음식 관리가 더 쉽다"고 말했다. 잠실야구장에선 반납함이 쓰레기통 옆에 있어 반납에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씨는 다회용기 도입만으로 야구장 전체의 쓰레기가 크게 줄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과거보다 야구장에서 음식을 먹고 즐기는 문화 자체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어릴 때는 기껏해야 과자나 치킨, 햄버거 정도만 먹었던 것 같은데, 최근 야구장 식문화가 발달하면서 여러 쓰레기가 더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회용기를 회수의 문제점 또한 지적됐다. 김씨는 "쓰레기를 버리러 가다 보면, 다회용기가 일반 쓰레기통에 버려진 모습이 자주 보인다"고 말했다.
1991년부터 야구를 즐겨봤다는 정지원(41)씨도 다회용기를 자주 사용하는 팬이다. 정씨는 다른 구장에서도 다회용기를 사용해 봤지만, 구장마다 운영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고 느꼈다. 가장 불편한 점은 사용한 용기를 다시 반납하는 과정이었다.
특히 음식물이 남아 있으면 음식물과 용기를 따로 처리해야 해 번거로웠다. 정씨는 음식물이 담긴 다회용기를 그대로 반납함에 넣는 사람도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했다. 그는 "음식물이 담긴 다회용기가 제대로 세척되어 돌아오는지도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반납함과 일반 쓰레기통이 나란히 있는데도 쓰레기통에 다회용기를 버리는 모습도 여러 차례 봤다. 음식물이 남은 용기의 처리 방법과 올바른 반납 절차를 안내하고, 사용한 용기가 제대로 회수되는지도 지속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정씨는 말했다.
다회용기 사용에는 공감했다. 오랫동안 야구장을 찾은 팬으로서 정씨는 "예전에는 야구장에 가면 구장 곳곳에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었는데 그때와 비교해 경기장에서 발생하는 일회용 폐기물이 줄었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구장마다 다른 '친환경'의 속도
환경운동연합의 1차 모니터링 결과 전국 9개 프로야구장의 조사 대상 351개 매장 가운데 일회용품과 다회용기를 함께 사용하는 매장은 93곳(26.5%), 다회용기만 사용하는 매장은 1곳(0.3%)이었다. [5]
이후 실시한 2차 모니터링에서는 전국 9개 프로야구장의 374개 매장을 대상으로 다회용기 사용과 일회용품 사용의 변화 양상을 조사했다. 그 결과 다회용기 도입 및 확대와 일회용품 감소 등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된 매장은 54곳(14.4%)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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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사용되는 다회용컵 |
| ⓒ 환경운동연합 |
인천(SSG랜더스필드)은 2024년 97.0%, 2025년 98.0%를 기록했다. 대전(한화생명볼파크)은 2024년 85.8%에서 2025년 96.3%로 상승했고, 2026년에도 95.2%를 기록했다. 창원·대구·광주는 회수율 산정 방식이나 운영 형태가 달라 비교 대상에서 제외됐다. [7]
회수율을 높이려면 다회용기를 충분히 확보하고, 반납함과 안내, 회수·세척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회수율만으로 다회용기의 환경적 효과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회수된 용기가 실제로 얼마나 반복 사용되는지, 사용 수명이 다한 용기는 어떻게 처리되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해외 구단들은 다회용기 사용량과 회수율, 폐기물 감축량 등을 공개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2025년 다회용컵 3만 8701개를 수거·세척해 재사용했으며, 매립지로 향하는 약 1톤의 폐기물을 줄였다. [8]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약 20만 잔의 음료를 다회용컵으로 제공하고 88%의 반납률을 기록했으며, 1.36톤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였다고 밝혔다. [9]
KIA 타이거즈의 종이 응원봉, '소재를 바꾼 것'에서 끝났을까
야구장의 친환경 전환은 식음료 용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KIA 타이거즈가 2023년 출시한 종이 소재 응원 도구 '페이퍼 스틱스'는 기존 플라스틱 응원 도구를 대체하기 위한 시도였다. [10] 그러나 팬들 사이에서의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내구성이 좋지 않아 금방 망가지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KIA 타이거즈를 응원한 팬이자 인스타그램에서 야구 콘텐츠 계정을 운영하는 원준씨는 종이 스틱스의 내구성을 '평범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응원봉이 부러져 두 차례 다시 구매한 경험이 있었다. 팬 계정을 운영하며 접한 반응에서도 내구성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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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A 타이거즈의 종이 응원 도구 ‘페이퍼 스틱스(일명: 호통이)’로 응원하는 팬들. |
| ⓒ 기아타이거즈 |
친환경 유니폼도 제작... 굿즈 소비는 늘어난다
야구단의 친환경 전환은 유니폼과 굿즈에서도 나타난다. 최근 각 구단은 재활용 원사를 사용한 유니폼이나 업사이클링 제품을 선보이며 친환경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 KBO가 친환경 업사이클링 브랜드 노플라스틱선데이와 함께 '2026 KBO X 노플라스틱선데이 굿즈'를 출시하기도 했다. [12]
동시에 야구 굿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선수별 유니폼과 마스코트 인형, 키링, 응원 타월은 물론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상품까지 출시되고 있다.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제품이 등장하는 한편으로 팬들이 구매할 수 있는 상품도 계속 늘어나는 것이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2025년 유니폼을 포함한 굿즈 구매 경험자 비율은 80%로, 5년 전 30%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CJ온스타일이 KBO 10개 구단과 협업해 출시한 굿즈는 2026년 출시 나흘 만에 누적 판매량 2만 5000개를 넘어서는 등 큰 인기다.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상품이 등장하는 동시에 야구 굿즈를 구매하는 팬의 소비 규모 자체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제품의 환경적 효과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제품의 환경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려면 원료와 생산부터 사용,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유니폼과 같은 섬유 제품은 재활용 원료의 사용 여부뿐 아니라 내구성과 수선 가능성, 사용 이후의 회수·재활용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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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자의 추억이 쌓이는 잠실야구장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신승예 |
| ⓒ 신승예 |
야구장의 소비 방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었지만, 다회용기의 회수와 재사용, 친환경 응원용품의 내구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보였다. 1000만 관중 시대의 프로야구는 이제 양적 성장과 함께 지속가능성을 뚜렷하게 염두에 둔 질적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글: 안치용 ESG비즈니스리뷰 발행인, 신승예·정은비 기자(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이윤진 ESG연구소 대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SG비즈니스리뷰에도 실립니다. [1] KBO 보도자료, 「2026 KBO 리그 3년 연속 1,000만 관중 달성」, 2026. 8. 26 [2] 서울환경연합, 「[기자회견]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은 불가능할까? 전국 9개 야구장 쓰레기 실태 조사 결과 공개!」, 2026.06.17 [3] 환경운동연합, 「[보도자료] 야구장 1회용품 퇴출, 기후부·KBO 공동 로드맵 마련해야」, 2026.09.03 [4] 서울특별시, 「축구장에서도 다회용기를 사용한다?」, 2026.03.20 [5] 환경운동연합, 「[보도자료] KBO와 구단은 야구장 쓰레기 감축에 책임 있게 나서라! 전국 프로야구장 일회용품·다회용기 사용 실태 모니터링 결과 발표 기자회견 개최」, 2026. 6. 15 [6] 환경운동연합, 「[보도자료] 야구장 1회용품 퇴출, 기후부·KBO 공동 로드맵 마련해야」, 2026.09.03 [7] 환경운동연합, 「[보도자료] 야구장 1회용품 퇴출, 기후부·KBO 공동 로드맵 마련해야, 붙임 1 2026 프로야구장 다회용기 운영 및 1회용품 감축 조사 결과」, 2026.09.03 Kang, S. Y., & Park, S. (2026). Environmental and economic feasibility of reusable container system for food delivery service in Seoul, South Korea. Cleaner EnvironmentalSystems, 20, Article 100385 [9] Arizona Diamondbacks, "D-backs Go Green," MLB.com [10] Oracle Park Replay Program | San Francisco Giants [11] KIA타이거즈, 「KIA, 친환경 응원 도구 '페이퍼 스틱스' 출시」, 2023.03.27 [12] KIA타이거즈, 「KIA, ‘호통이’ 페이퍼 스틱스 보상 판매 실시」, 2023.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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