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그림 앞에 멈춘 발길…주말 아트광주를 걷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2026. 10. 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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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광주국제아트페어 '아트광주'가 열리는 김대중컨벤션센터. 그림 앞에 관람객들이 반원을 그리며 섰다. 작품 설명이 이어지자 뒤편에 선 이들도 앞사람의 어깨 너머로 그림을 바라봤다.

한 작품 앞에 오래 머물다가도 몇 걸음 떨어진 다른 그림으로 시선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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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국 94개 갤러리 참여…113개 부스 마련
회화·조각부터 세계적 거장들의 작품까지
관람객 발길 이어져…현장 제작 과정도 눈길
청년작가 유수연 “자신감 쌓는 계기 됐다”

24일 오전 광주국제아트페어 '아트광주'가 열리는 김대중컨벤션센터. 그림 앞에 관람객들이 반원을 그리며 섰다. 작품 설명이 이어지자 뒤편에 선 이들도 앞사람의 어깨 너머로 그림을 바라봤다.

흰 벽으로 나뉜 부스들이 길게 이어졌다. 관람객들은 통로를 따라 걷다가 작품 앞에 멈춰 섰다. 해설이 진행되는 자리에서는 설명하는 사람과 그림을 번갈아 바라봤다.

2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트광주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송보현 기자
꽃과 백자, 낯선 형상…전시장을 걷다

전시장에는 흑백 인물화부터 선명한 색채의 회화와 입체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이 걸렸다. 웃는 얼굴의 꽃들이 둥근 화면을 채운 그림과 꽃·목화·백자를 소재로 한 정채안·장용림·이진이 작가의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관람객들은 안내물을 손에 들고 작품을 살피거나 일행과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 작품 앞에 오래 머물다가도 몇 걸음 떨어진 다른 그림으로 시선을 옮겼다.

관람객 김미선(58) 씨는 "해마다 와도 새로운 그림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며 "젊은 작가들이 어떤 그림을 그려가는지 보는 맛도 있다. 둘러보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으면 사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도원 작가의 전시 부스. 붉은색 계열의 작품과 작업 도구 등이 전시돼 있다. 송보현 기자

완성된 작품뿐 아니라 제작 과정도 볼 수 있었다. 신도원 작가는 야광 페인팅을 활용한 작업을 현장에서 선보였다. 붉은색과 분홍색 물감 자국이 남은 벽면 앞에서 작은 화면에 색을 더했다. 주변에는 작업 도구와 액자가 놓였고, 모니터에도 강렬한 색의 이미지가 떠 있었다.

올해로 17회를 맞은 아트광주에는 12개국 94개 갤러리(국내 82곳·해외 12곳)가 참여했다. 전시 부스 104개와 서비스 부스 9개 등 총 113개 부스가 마련됐으며, 회화·조각·판화·사진·설치미술 등 다양한 작품이 소개됐다.

거장의 판화부터 생활 공간에 놓인 소장품까지

특별전 '현대미술의 영웅전'에서는 세계적 작가들의 작업을 만날 수 있다. 야요이 쿠사마의 판화 'Pumpkin(2)'(1990), 키스 해링의 '마커 드로잉 무제'(1987), 데이비드 호크니의 사진 드로잉 'Focus Moving'(2018) 등이 출품됐다.

아트광주에 전시된 무라카미 다카시의 꽃 이미지 작품. 송보현 기자

장미셸 바스키아의 '인 이탈리안' 이미지가 수록된 1992년 휘트니미술관 전시 포스터도 걸렸다. 무라카미 다카시의 꽃 이미지와 동물 형상의 아트토이도 눈에 띄었다. 벽에 걸린 그림과 받침대 위 입체 작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었다.

지역 컬렉터들의 소장품을 공개하는 '프로포즈전'은 작품을 생활 공간으로 옮겨놓았다. 김윤신·장가노·고차분·김민정 등의 작품을 가구와 함께 배치했다. 작품 한 점을 따로 감상하는 대신 그림과 가구가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꾸몄다.

2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트광주에서 관람객들이 도슨트의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송보현 기자

작품 설명을 들으며 전시장을 둘러보는 도슨트 투어도 운영됐다. 공공 휴게실과 아트숍, 포장숍 등 편의 공간도 마련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주최하고 광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아트광주는 25일까지 김대중컨벤션센터 전시장 A·B·C홀에서 이어진다.

"잘하고 있나" 되묻던 청년작가, 전시에서 얻은 자신감

올해 '라이징스타전'은 청년작가 선발 범위를 광주에서 전남까지 넓혔다. 지난해 광주 작가 3명을 선정한 데 이어 올해는 광주와 전남에서 각각 2명씩 김명진·김하슬·유수연·전정연 작가를 선정했다.

출품작은 김명진의 '무게를 견디는', 김하슬의 '밤의 정온Ⅲ', 유수연의 '기다림', 전정연의 '창과 틈_백묘국'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행사에서 청년작가의 참여 폭도 넓어졌다.

아트광주 라이징스타전에 참여한 유수연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 서 있다. 송보현 기자

현장에서 만난 유수연 작가는 광주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순천에 살고 있다. 그의 그림에는 인물과 식물, 현실에 없는 생명체가 어우러져 있다. 일상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낯선 형상과 미지의 공간으로 이어진다. 그림 동화를 읽듯 화면 곳곳을 살펴보게 한다.

졸업한 지 3년째인 유 작가에게 이번 전시는 자신의 작업을 믿어볼 계기가 됐다. 그는 "아직 경험이 적어 혼자 작업하다 보면 잘하고 있는 게 맞나 싶을 때가 있다"며 "이런 기회를 얻으면서 '그래도 이렇게 하고 있는 게 맞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쌓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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